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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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여름 가을 겨울 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으레 하와이안 셔츠를 걸친 산타, 모래 눈사람의 생소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만큼이나 북반구에 사는 사람에게는 생경할 것이 푹푹 찌는 여름 자정에 맞는 New Year다.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한파에 떨며 입김서린 새해 소망을 말하는 대신, 옆사
by 임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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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상반기, 나는 무엇으로 중심을 잡고 살아갈까
2026년 상반기를 돌아보면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은 아니었다. 조직개편으로 새로운 팀에 합류했고, 운동 방식도 바뀌었고, 재테크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쏟았으며, 서울에서 내가 살아갈 집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바쁘게 살았고, 고민도 많이 했고,
by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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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외계인들의 만담을 듣는 법 - 김응수&카메라타 솔 '겹의 미학 III'
내가 앉은 좌석은 2층 A블록으로 왼쪽 사이드였는데, 콘서트홀이라 1층 좌석과의 거리가 더욱 넓게 느껴지고, 위로는 층고 높은 천장과 벽들이 광활하게 펼쳐지는 시야였다. 아래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한눈에 들어오며, 시선을 들면 희기도 노랗기도 한 그 조명들을 하염없
by 장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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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후회 막심
문득문득 드는 후회가 있다. 남들의 부름 한 번에 퍼뜩 정신 차리고 털어낼 수 있는 가벼운 후회부터, 자기 전 꼭 밤잠을 설치게 되는 진하고 깊은 후회까지. 후회의 범위도 다양하다. 하루를 보내고 나서, ‘오늘 십 분만 더 일찍 일어나서 여유 있게 나갈걸’‘아, 오늘
by 채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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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만 중국어 탐구 ② 단어 : 같은 언어, 다른 표현
대만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주변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바로 “대만 중국어를 쓰면 중국인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해?”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대만과 중국 모두 영어로 '만다린(Mandarin)'이라 불리는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by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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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누가 꽝꽝 얼어붙은 호수를 깨뜨리나 봐!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곡 속에 누가 보여야 눈이 번쩍 뜨이던가? 사람이다. 협주곡에서는 한 사람의 표정과 호흡을 따라가면 되었는데, 교향곡 앞에서는 어디를 보아야 할지 자꾸 망설이게 된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 세계 전체가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있어서다.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by 장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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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누군가의 당연한 행복을 이상하게 기다리고 있다
느슨한 비건 지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비건 지향을 시작한 계기 채식을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채식 지향을 하기 시작했다. ‘그 사건’이 있던 다음날, 꿈을 꿨다. 꿈속의 나는 윤기가 흐르는 돼지갈비의 뼈를 양손으로 붙잡고 뜯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미시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고개를 떨궈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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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잡념
반죽 덩어리처럼 뒤섞인 잡념들에 대하여
새로움은 늘 신선함과 동시에 벅찰 때가 있다. 몸만 익숙한 것을 추구하는 줄 알았던 나는 마음 또한 그렇더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지도 못했고 겪어보지도 못했던 상황에 던져진 나는 최근 들어 새로운 루트를 밟고 있다. 이 정도면 감사하지,라는 과도한 긍정이 지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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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 - 내부순환 [격주의 문학]
격주의 문학
오늘 소개할 작품은 정지돈 작가의 단편소설 「내부순환」이고, 소개라기보다는 단평이 될 것 같다. 정지돈 작가의 다른 소설들이 그렇듯, 「내부순환」 역시 역사적인 사건들이 존재하는 현실의 공간과 작가의 상상력이 존재하는 소설적 공간이 병렬적인 양상으로 존재한다. 소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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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간 홈 무비토크
그 자체로 인풋이자 아웃풋인
작년 늦봄부터 친구와 나는 주마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둘만의 무비토크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 꾸준히 이어진 이 소소한 주간 모임은 코로나 시국 아래 친목 도모의 어려움과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친구가 줌으로 매주 영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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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포항 세 조각
국수 가게와 베이스 치는 언니, 그리고 청하4 버스
사람을 무척이나 경계하는 편이다. 동시에 친근한 사람 옆에서는 한없이 마음을 놓는다. 그래서 혼자 떠나는 여행이 더 걱정이었다. 마음 기댈만한 사람 하나 없이, 경계할 사람투성이인 새로운 동네로 떠나다니. 너무 무모한 걸까. 전날까지도 걱정이었다. 내 몸만큼 큰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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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행복과 사소함에 관하여
힘을 뺀 순간 찾아오는 일상 속 사소한 행복들에 관하여
2021년 나의 화두는 '삶과 죽음'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도 그럴 것이 기고한 글의 상당수가 죽음과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으니까. 이러한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들은 22년에 이르러 잔가지를 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행복. 죽음이 있기에 삶이 소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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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남이섬의 아침 (1)
섬에 두고 온 아침
아침은 늘 내게 동경의 대상이다. 또 언제나 잘 해내고 싶은 일임과 동시에 가장 어려운 존재기도 하다. 아침잠 속에서 나를 구하는 일은 마치 전쟁과도 같아서, 매일 아침 눈을 뜨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을 때면 종종 서럽고 가끔은 슬프다. 하지만 그런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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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의 이 시국 교환학생 일기3
첫 대통령 선거를 스페인에서 하다니.
돌아갈 때가 되니 거짓말처럼 화창해졌던 마드리드. 사진은 스페인 광장에서 반대쪽으로 건너가는 횡단보도에서 찍었다. 벌써 2주가 된 2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투표라는 좋은 변명으로 마드리드 여행을 갔고, 겉핥기 수준의 여행이었지만 내 목적인 프라도 미술관 관람에 성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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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제 취미는 특별합니다.
더는 색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지 않다.
취미는 운동, 등산, 악기 연주, 사진, 맛집 탐방, 그림, 댄스, 공예, 셀프인테리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취미가 생기면서 색다른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서 취미를 보면 그 사람의 최근 관심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내 취미는 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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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초등학생은 무지개를 써
이름도 얼굴도 희미한 동창이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텁텁한 공기가 가득한 방구석에 홀로 있던 날, 산책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밖을 나섰다. 나는 취업준비생이라는 명분을 쥐고, 불편함을 가슴에 얹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묵직한 집안의 공기와 함께 가라앉을 뻔하던 차에, 바깥 공기를 마셨다. 아무 신발이나 우겨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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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Surfing] 2022년 2월의 콘텐츠 이슈는?
콘텐츠 소비자, '콘슈머'를 위한 정기 소식지
우리는 다양한 플랫폼을 타고 들어가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 ‘콘슈머’다. 이와 같은 행위는 마치 굽이치는 콘텐츠의 물결을 거침없이 유영하는 서핑의 자유로움과 닮아있다. 한 달에 한 번 연재하는 < Contents Surfing >은 그런 콘슈머에게 건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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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간주를 점프하지 말아줘
벌써 3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노래방에서 간주를 점프하는 사람과 간주를 다 듣는 사람. 전자는 상당히 실용주의적인 성격임이 분명하다. 여기는 음악감상실이 아니라 노래하는 방이니까 가창이라는 소기의 목적과 관련 없는 간주 따위는 차단한다. 일분이라도 더 노래 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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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유하는 심판자, 20대 여자를 말하다
분명히 드러냈으나 마땅한 응답이 돌아오지 않았던 목소리가 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온갖 기준으로 나뉘는 국민이 수많은 쟁점 앞에 모여 최선의 방향을 의논하는 자리인 만큼 직전까지도 치열한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다사다난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품은 한국 사회에서 선거가 갖는 의미는 다양하다. 누군가에겐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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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내 오빠들의 쇠퇴에 관하여.
'빠순이' 15년 차의 요즘.
Photo by David von Diemar on Unsplash 흔히 말하는 ‘빠순이’ 경력 대략 15년 차. 빠순이란 단어에 담긴 비하 의도를 싫어하지만, 얼마나 열혈한 팬 생활을 했느냐에 대한 보편적이고 간단한 지표로는 저것만큼 직관적인 표현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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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세상에서 유일한 '자기'를 발견하는 것
이 세상에서 대체불가능한 '나'를 발견하는 '자기발견'
사람은 물을 마시지 않으면 수분이 부족해 죽는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굶어죽는다. 이것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그 다음은? 물과 음식(또는 영양분)은 사람과 동식물 모두가 공유하는 생존의 조건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한 가지 더 필요한 생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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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트로이메라이
호로비츠와 키이우를 떠올리면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트로이메라이(Träumerei, 원곡 로베르트 슈만) 어떤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버릇이 들기 전에. 피아노 학원 가방을 들고 햇빛이 쪼뼛하게 들이치는 골목 사이를 내달리던 시절에 먼 나라의 음악을 듣고 울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알 수 없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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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대학생활 6년의 회고록
졸업을 기념하며, 대학생활 6년을 돌아보았다.
졸업식 없는 졸업 졸업(卒業 마칠 졸, 업 업), 학업을 마치다. 졸업을 했다. 1년의 휴학과 1년의 유예를 거쳐, 6년만의 졸업이다. 하지만 ‘졸업’이라는 뜻이 무색하게, 학업을 끝마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졸업식은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