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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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Epilogue. 마음의 바깥
반짝이는 곁. 나는 다시 가장 가깝고도 낯선 세계로 나아간다.
O 0 o 0 . {Jellyfish Monologue} Epilogue. 마음의 바깥 O 0 o 0 . 내가 늘 하는, 가까운 것을 모호하게 이야기하기. ‘마음‘을 발음해본다. 마-음-. 무언가를 분명하게 알아차린 기분이 든다. 그리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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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4. 홀로 남은 낙원
홀로 남은 낙원은 낙원일까
O 0 o 0 . . illustration. sasa {Jellyfish Monologue} 4. 홀로 남은 낙원 O 0 o 0 . . 모두가 저마다의 빛깔로 헤엄치는 바닷속. 해파리는 파도가 부서진 자리를 투과한 빛줄기 아래에 떠 있다. 몸을 감싸는 난류를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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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note. 무형의 내면과 눈 맞추기
서로를 해치지 않는 멀찍한 거리에서 그 묵묵한 생기를 그저 알아봐 주고 싶다.
O 0 o 0 . . {Jellyfish Monologue} note. 무형의 내면과 눈 맞추기 O 0 o 0 . . 안녕? 내면을 조우하기 위해 펼친 꿈속(내면의 상상도랄까)에 머무를 땐 무턱대고 아무 데나 인사한다. 안녕, 안녕. 우연은 찰나의 차이로 알아차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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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함] 편지. 활공하는 마음
그토록 가벼운 몸으로 세상을 가로지르는 삶은 어떠한지요.
● [앞선 이야기 : 환상통과 후일담] 저는 종종 궁금합니다. 허공에서 널따란 곡선을 그리다가 땅 위로 착지하는 새의 마음은 어떠한지요. 어디서 왔을까. 왜 여기까지 날아왔을까. 무엇을 위해 저리 느긋하게 활공할까. 길고 넓은 물가에서 왜 꼭 저 자리에 착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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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함] 환상통과 후일담
나는 여전히 어슴푸레한 외로움이었어요
● (아, 발신음이 울린다. 정말 전화를 받을까. 혹시 장난으로 이상한 번호를 준 건 아닐까. 그의 오두막에 놀러 갔던 날이 떠오른다. 빛바랜 진녹색 로코코 벽지가 발린 벽. 거기에 대롱 걸려있던 오렌지색 전화기. 이상하게 그 장면이 눈에 밟혔었다. 이끼 향 나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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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3. 다정한 허무
반짝였던 꿈이 한낱 떠돌아다니는 비늘조각뿐이었다 해도.
O 0 o 0 . . illustration by sasa {Jellyfish Monologue} 3. 다정한 허무 O 0 o 0 . . 먹먹한 공기. 먹구름 빼곡해 햇빛 한 줄기 없고, 바다에 감도는 기운은 서늘하다. 파도 소리마저 적적한 사이, 해파리는 온화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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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2. 빛이 쓰다듬은 밤의 고요
뭉근하게 짓누르는 존재의 무게. 눈빛은, 온몸으로 어루만진다.
O 0 o 0 . . illustration by sasa {Jellyfish Monologue} 2. 빛이 쓰다듬은 밤의 고요 O 0 o 0 . . 까만 바다 위로 달기둥이 곱게 뻗었다. 해파리는 파도를 투과해 저마다 다른 높이로 바닷속에 고인 빛을 계단 삼아 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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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핑크 스무디
그녀의 이야기
때는 새벽이었다. 하늘에서는 어둠이 내렸지만, 무지개 색깔의 네온 빛에 물든 도시는 아직도 잠들지 않고 있었다. 회사들과 아파트가 몰려 있는 도시의 중심지에서는 대부분의 이들이 잠에 들어 조용함이 도사렸으나, 도시의 가장자리 ‘올드타운’은 달랐다. 형광 빛깔에 잠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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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iss me?
바다와도 같은 기억 속에서 스멀스멀 헤엄쳐 올라오는 기억
창밖에서 스며들어온 불빛이 벽에 그려진 바다를 비추었다. 불빛은 바다의 그것과 비슷한 하늘색을 띠었기 때문에 빛을 받은 바다는 더욱 아름답고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디서 온 빛인지는 몰랐지만, 빛이 방안을 훑고 떠나갈 때 마지막으로 창가에 놓인 작은 어항을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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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1. 피지 못하고 시든 꽃
그 느리고도 뭉근한 박자가 다가올 시간이라는 거대한 막연함을 감히 마주케 하지
O 0 o 0 . . illustration by sasa. {Jellyfish Monologue} 1. 피지 못하고 시든 꽃 O 0 o 0 . . 보그르르.아가미에서 새어 나오는 한 줌의 공기 방울처럼 피어오르는 상념이 있다. 모래알 같은 공기 방울은 각자의 우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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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다의 보물을 찾아서
바다에 숨겨진 보물에 대한 전설. 그리고 보물을 쫓는 한 여인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
푸른 물이 찰랑거리는 캐리비안의 바다. 한때는 해적들이 배를 타고 바다를 누볐던 이곳은 과거와는 달리 차분하고 잔잔한 장소가 되어 있었다. 시끄러운 외부 세계로부터 단절된 하나의 캡슐, 바다와 해변과 하늘이 만나서 조각해낸 이곳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해변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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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인어공주와 마법의 거울
바다를 누비다 신비로운 발견을 한 인어공주, 그녀의 인생을 뒤바꾼 작지만 큰 순간
프롤로그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에서 피어난 꽃처럼, 바다 왕국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서서히 발전해 나갔다. 그 중심에는 왕국을 통치하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인어 여왕이 있었다. 바다 왕국은 인어 여왕이 죽은 이후에는 육지로까지 이동하며 새로운 문명과 발전을 이룩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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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가을비와 하얀 드레스
필자가 2월 초 집필했던 단편소설을 일부 수정하고 고쳐 쓴 작가판/편집본.
“풀어 줘.” 그녀의 말 한마디에 정신이 다시 든다. 마치 작은 꿈에서 깨어난 것 같다. 정신을 차려보니 여자친구 제나가 등을 내밀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새 샤워실에서 물을 틀고 다시 내 앞으로 와 있었다. 내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던 것인가. 샤워기의 물이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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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 0. 헤엄치는 젤리
헤엄치지 않고 떠다닌다. 물과 자신만 공존하는 시간. 해파리는 여전히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었다.
O 0 o 0 . . 안녕. {Jellyfish Monologue} 0. 헤엄치는 젤리 O 0 o 0 . . 여긴 자그마한 방이다. 그러니까, 익숙한 언어로 말하자면 ‘마음속’, 내가 좋아하는 표현을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방’이다. 그리고 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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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다의 딸
오랜만에 쓰는 완전히 nh한 소설. 지금 쓰는 중인 <young woman and a flower>도 nh로 기획할 예정.
머나먼 시간, 머나먼 바다와 해변에서.... 태양이 뜨기 직전의 새벽이었다. 이 시간이면 열리는 자연의 순환고리가 여김 없이 다시 시작되었다. 검은 밤의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하늘은 다시 푸른색을 서서히 회복해 갔다. 하지만 태양의 밝고 뜨거운 얼굴 없이, 바다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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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Underwater
물속에서 벌어진, 생명과 죽음, 마법과 빛의 이야기
'내 속삭임이 들린다면 나를 다시 찾아줘 우린 함께할 수 있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장소 초록 물이 있는 곳으로, 내 일부와 함께...' 그녀는 숨이 멎을 듯 꿈에서 깨어나 머리맡에 놓인 작은 하얀색 캡슐을 잡아채듯 꽉 쥐었다. 붉은 해가 서서히 땅 아래로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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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수프와 얼어붙은 손
때로는 뭘 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지요.
수프 하나랑 샌드위치 세트요 사람들의 대화 소리 음식 넘어가는 소리 미세한 몸의 떨림 따뜻한 실내 자리를 뒤로하고 그 여자는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멍한 두 눈은 지나가는 사람들과 새들과 바람의 흔적을 따라간다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수프를 홀짝인다 보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