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인어공주와 마법의 거울

반전이 담긴 인어공주 이야기.
글 입력 2024.05.30 15:5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maxresdefault.jpg

 

 

 

프롤로그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에서 피어난 꽃처럼, 바다 왕국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서서히 발전해 나갔다. 그 중심에는 왕국을 통치하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인어 여왕이 있었다. 바다 왕국은 인어 여왕이 죽은 이후에는 육지로까지 이동하며 새로운 문명과 발전을 이룩해 나갔다.

 

그렇게 수많은 세월과 세대가 지난 후, 문명인들은 전설로만 전해져 오던 인어 여왕, 한때는 인어 공주였던 그녀의 흔적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과거의 책들과 이야기, 신화와 민담들을 긁어모으며 그들은 결국 인어 여왕이 문명을 시작한 동굴의 위치를 알게 된다. 그곳에는 인어 여왕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수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인어 여왕에 대한 이야기는 셀 수도 없이 많아진 상태였다. 인어 여왕 역시 설화에 따라, 전설에 따라 다른 모습을 하고 등장했다. 사람들은 진짜 여왕의 모습이 무엇일지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하기를 계속했다. 그와 동시에 인어 여왕의 동굴을 향해 그들은 자신들이 떠나온 바다 깊숙이 내려갔다.......... 

 

 

 

1부



머나먼 옛날, 깊은 바닷속, 동화의 씨앗이 뿌려진 세계.

 

푸른 바닷속을 한 여인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녀의 등 뒤로 길게 내려간 빨간 머리카락은 물속에서 찰랑거렸으며, 커다란 눈과 붉은 입술을 가진 얼굴은 환하고 생기가 느껴졌다. 조개로 가린 가슴을 제외하고 몸을 드러낸 여성의 상반신 아래로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달린 꼬리가 이어졌다. 위쪽에서 흔들리는 바다의 수면 사이로 스며든 빛은 꼬리와 만나 마치 금가루가 섞인 모래처럼 반짝이게 했다. 여인의 이름은 에리얼이었고, 바다를 누비는 그녀는 아틀란티스의 인어 공주였다.

 

시간은 정오가 살짝 되지 않은 이른 낮이었다. 덕분에 깊은 바다의 바닥, 언덕과 해초 숲이 있는 곳까지 밝고 따뜻한 햇빛이 들어왔으며, 보통이면 차가운 기운만 있을 법한 물까지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었다. 에리얼은 물속에서 빛줄기를 느끼자 기분이 조금 나아짐을 느꼈다. 그녀는 이렇게 바다를 탐험하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다. 평소라면 다른 바다생물 친구들이나 언니 인어들이 함께했을 테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에리얼은 아무에게 알리는 일 없이, 홀로 왕국을 빠져나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영역으로 헤엄쳐 갔다.

 

에리얼이 오늘의 작은 모험을 시작한 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에리얼은 뒤를 돌아보았다. 뒤쪽에는 저 멀리서 물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 왕국만이 자리 잡아 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왕국이 이렇게 작게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에리얼은 다시 시선을 돌려 자신의 앞과 옆에 있는 가까운 것들에 집중했다. 가늘고 초라할지는 몰라도 이런 곳까지 피어난 생명력 있는 해초, 작지만 색감이 예쁜 조개나 바윗돌까지. 에리얼은 이런 물건들을 만지거나 수집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에리얼은 이곳에 계속 머무르며 시간을 우유부단하게 보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정오가 되었고, 하루 중 가장 강렬한 햇빛 줄기가 물속으로 들어왔다. 에리얼의 관심을 끄는 새로운 무언가가 눈에 들어온 것은 이때였다.

 

정오의 빛줄기는 바다를 훑으면서 에리얼 주변의 물건들을 쓰다듬으며 지나갔다. 에리얼은 빛에 눈이 부셔 손 한쪽을 들어 올려 빛줄기를 막았다. 햇빛을 피해 고개를 아래쪽으로 돌리던 에리얼에게 무언가가 반짝임이 보였다. 바위와 바닥의 모래 사이 난 틈으로 햇빛이 들어가, 그 안에 있던 무언가를 비춘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빛을 받아 잠시 따뜻해지는 돌이나 잠시 몸을 추리던 해초들과는 달리 그것은 환한 빛을 반사했다. 주변의 물체들은 빛을 받아 반짝이거나 반사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환한 것을 본 에리얼은 즉시 호기심이 생겼다. 육지의 것뿐 아니라 바다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던 에리얼은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을 하고 싶어 했다.

 

빛을 반사해 반짝임을 보인 틈을 보자, 바위와 모래 사이로 작은 동굴 같은 것이 나 있는 것 같았다. 에리얼은 바다 표면 위를 헤엄치며, 점점 언덕의 낮은 쪽으로 내려가 동굴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찾으려 했다. 에리얼은 계속해서 틈 사이로 시선을 고정해 또 다른 반짝임이나 빛의 반사가 있지는 않을까 정신을 집중했지만 그런 현상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 틈들은 에리얼이 들어가기에는 너무 좁았다. 얼굴을 가져가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을 뿐이었다. 에리얼은 마침내 아래쪽에서 입구를 찾았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에리얼은 바위에 몸을 부딪히는 일 없이 동굴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에 들어가자 동굴의 내부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거대했다. 물론 바다의 언덕과 바위 안에 생긴 동굴인 만큼 아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은 에리얼이 원한다면 작은 아지트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에리얼은 고개를 움직여 동굴의 안을 둘러보았다. 동굴의 천장부터 벽과 바닥까지, 이곳은 대부분 어둠에 잠겨 있었다. 중간중간 구멍처럼 뚫린 틈 사이로 바깥의 풍경과 빛이 들어올 뿐이었다. 하지만 검은 동굴 속에서 에리얼의 관심을 바로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환하지는 않지만 오묘하고 은은한 빛을 내뿜는 것이었다.

 

에리얼은 동굴 가장자리에 놓인 그것을 향해 다가갔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마치 거울과도 같아 보였다. 위아래로 길쭉한 그것의 표면에는 수많은 작은 빛과 색깔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에리얼은 그 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이 육지와 하늘을 보기 위해 위로 올라갔을 때, 물의 윗부분에서 보이는 윤슬과 물결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다면 에리얼이 바라보고 있는 표면은 물의 수면인 것이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작은 바다가 아닐까?

 

그 순간, 에리얼이 바라보던 표면에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5부


 

짙은 푸른색과 은색이 감도는 바다의 밤.

 

에리얼은 재빠르게 바닷속을 헤엄쳤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동굴 안으로 향해야 한다. 그녀는 한밤중 몰래 왕국을 나와 저 멀리 바다의 평원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그곳의 모래와 바위 사이에 숨어 있는 동굴, 그리고 그 동굴에 놓인 무언가를 향해 말이다. 홀로 어두운 바다를 헤엄치는 에리얼에게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다시 그것을 보는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 뛰는 가슴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어느덧 평원에 도착한 그녀는 순식간에 동굴 위쪽의 틈을 발견했다. 그리고 동굴 입구로 이동한 다음 안쪽으로 에리얼은 들어갔다. 이곳까지 올 때는 그 무엇보다 빠르게 꼬리를 열심히 움직이며 이동했지만 동굴 안쪽으로 들어갈 때는 조심스러웠다. 에리얼의 반짝이는 꼬리는 동굴 안으로 사라졌다.

 

동굴 안은 마지막으로 왔을 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태양이 사라진 한밤중의 바닷속을 밝히는 것은 달빛과 별빛뿐이었으며, 낮의 태양과 비교해서 그 밝기와 따뜻함은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태양 없이도, 검은 동굴 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왔을 때 발견했던 표면이었다. 소용돌이나 은하수, 물감을 퍼부운 그림과도 같은 표면. 전과 비교해서 표면에서 움직임은 잦아든 상태인 것 같았다. 에리얼은 그 표면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이 표면이 한밤중에 에리얼이 동굴을 찾아온 이유였다.

 

에리얼이 바라보던 것의 표면 위에는 색깔들과 무늬들이 천천히 걷히면서, 점점 동굴의 내부와 비슷한 색감으로 변해 가기 시작했다. 그 한가운데에, 더 구체적인 물체 같은 형상이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사람이나 인어의 몸과 같은 모습임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에리얼은 마법에 걸린 듯 표면 위를 계속해서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이런 것을 보거나 맞닥뜨린 적은 없었다.

 

표면 위에 희미하게 나타난 몸은 점점 자세하게 변했다. 얼굴과 몸, 팔과 꼬리가 천천히 드러났고 주변은 에리얼이 들어와 있는 동굴과 거의, 아니 완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에리얼이 들여다보던 표면이자 수면은 하나의 거울이 맞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비친 모습은 그녀가 아니었다.

 

거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어는 피처럼 짙은 빨간색의 머리카락을 어깨 아래로 내려뜨리고 있었다. 가슴에는 조개껍데기에 진주와 보석을 입힌 보라색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으며, 백옥처럼 하얀 피부를 가졌다. 하반신에는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꼬리가 내려와 있었다. 에리얼은 그 인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주변으로는 동굴의 구멍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2부



거울 반대편.

 

거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어는 갈색과 붉은색이 섞인 반짝거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렸으며, 보다 짙은 갈색과 구릿빛의 피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몸에는 보라색과 분홍색 등 수많은 색깔이 섞여 반짝이는 비늘이 가슴을 감싸고 있었으며, 배꼽과 허리 아래로 이어진 꼬리는 그보다 더 은은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내며 반짝였다. 햇빛 없이 어두운 동굴 내에서도 거울 속의 인어는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거울을 사이에 둔 두 인어는 넋을 놓은 채 잠시 동안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위치한 채, 하나의 바다 같은 통로를 통해 두 인어는 서로를 만났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는 않았지만, 두 인어는 서로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다.

 

동굴 속의 거울이 연결한 것은 서로의 세계와 서로의 모습뿐이 아니었다. 거울을 통해, 거울에 묻어나던 색깔과 빛의 소용돌이를 통해 두 인어의 마음과 정신 역시 이곳에서 연결되었다. 겉모습은 조금 달랐지만, 거울을 통해 느끼고 들여다본 그들의 기억과 마음, 정신과 영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인어는 모두 육지와 바다를 사랑했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으며, 똑같은 꿈과 똑같은 고민과 슬픔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세계의 에리얼들이었다.

 

두 에리얼은 거의 동시에 서로 거울을 향해 다가갔다. 둘이 합을 맞추거나 이전에 만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울 속의 자신이 움직이는 것처럼, 둘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해 보였다. 두 에리얼이 거울을 향해, 서로를 향해 더 가까이 움직일수록 거울은 더 환하게 빛났다. 에리얼들이 마음에서 느끼는 감정 역시 더 뜨거워져 갔다. 누군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자신도 그의 감정을, 영혼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둘 다 느껴 본 적이 없었다.

 

거울에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선 다음, 두 에리얼은 이번에도 역시 거울을 사이에 둔 채 동시에 움직였다. 두 에리얼은 손을 들어 올려 거울 위로 가져갔다. 이런 동작과 동시에 어디선가 웅웅 거리는 소리 역시 들려왔다. 두 에리얼은 거울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손을 올려놓은 위치는 같았으며, 두 에리얼의 손은 거울을 사이에 두고 맞닿았다.

 

거울의 표면은 차가웠다. 그와 동시에 물이 흐르는 듯한 촉촉함과 움직임이 느껴졌으며, 바다에서 흐르는 다른 물의 흐름과 물결, 파도와는 달리 강이나 호수의 물결처럼 은은하고 작은 움직임이었다. 거울에 처음 손을 올려놓은 직후 느껴진 차가움을 넘어, 뒤이어 차가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던 따뜻함이 두 에리얼의 손에 전해졌다. 두 에리얼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나의 시선이 다른 시선과 맞닿았고, 둘은 충돌하거나 부서지는 일 없이 서로를 나무줄기처럼 타고 올라가 서로의 눈을 향해 움직였다. 마법의 주문처럼 상대의 눈에 도착한 그들의 시선은, 영혼의 창인 눈을 타고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연결된 시선을 타고 감정, 기억, 따뜻하고 차가운 것과 날카롭고 부드러운 것이 모두 움직이고 스며나갔다. 웅웅 거리는 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었다.

 

손과 눈을 맞닿은 두 에리얼은 거울을 향해 더 가까이 움직였다. 에리얼은 둘 다 거울 속으로 움직였다. 거울은 다시 작은 호수의 표면이자 바다가 되었고, 에리얼들은 거울 안으로 천천히 사라져 갔다. 곧 양쪽 거울의 앞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한쪽에는 햇빛이 스며드는 동굴이, 다른 쪽에는 달빛이 스며드는 동굴이 남아 있었다. 잠시 후, 인어들과 사라졌던 웅웅 거리는 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는 점점 커져 갔으며, 그와 동시에 동굴 가장자리의 거울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쩌적쩌적 소리를 내며 갈라지던 거울의 수면, 유리는 어느덧 조각들과 틈을 흘리게 되었다. 그 사이로는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웅웅 거리는 소리는 더욱 커져 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모든 소리와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리고 곧바로 거울의 유리가 조각나고 수면의 물이 솟아오르며 환한 빛이 동굴을 삼켰다.

 

두 에리얼의 만남과 동시에 새로운 바다의 세계가 탄생했다.

 

 

 

에필로그


 

바닷속으로 들어간 이들은 마침내 빛이 스며드는 동굴, 인어 여왕의 동굴을 찾아냈다. 그들은 동굴의 입구를 찾는 동안에도,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는 동안에도 인어 여왕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이고 그녀는 어떻게 생겼으며 피부색은 무엇인지 등, 그녀는 진정으로 어떠한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논쟁을 계속했다. 하지만 진실은 곧 밝혀질 터였다.

 

동굴로 들어간 이들은 동굴 안을 둘러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동굴의 벽에는 서로 다른 두 인어공주가 손을 잡고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 아래 동굴의 가장자리에는 작은 거울 하나가 놓여 있었다. 동굴 안은 어두웠지만 틈과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 덕분에 아름답게 빛났으며, 마치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고 섞인 것처럼,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곳이었다. 동굴의 가장자리에 시선이 잘 향하지 않는 곳에 놓인 거울은 빛을 내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골동품과도 같은 그것의 모습에는 수많은 역사와 기억이 서려 있는 듯했다.

 

 

[하지석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7.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