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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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죽음을 기억하는 땅 [도서/문학]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은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근현대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제주도의 과거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현기영 작가의 고향은 제주이다. 『순이 삼촌』에서는 어릴 적 작가가 경험한 제주도의 면면을 낱낱이 드러내어 그들이 겪었던,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은
by 김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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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행복의 미장센 - 조르주 페렉, ‘사물들’ [도서/문학]
영화 같은 사랑.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한눈에 반하기. 첫사랑과 10년 뒤에 운명처럼 재회해 결혼하기. 위험에 처한 나를 몇 번이고 구해주는 우연의 연속. 이런 건 다 영화에나 나오는 거니까, 현실을 살아야지. 그래서 적당히 직장이나 모임에서 인연을 찾는 것이 현실인
by 정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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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불편한 편의점 [도서]
모르는 타인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가깝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친절하기에도 벅찬 요즈음 일보다 공부보다 사람이 가장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로 떠나 산다면 어떨지 꿈꿔본 적도 있다. 누워서 쉬고 싶은데 그냥 쉬자니 찔리고 책이라도 봐야겠다 하던 때에 불편한
by 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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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는 모두 집을 찾아 헤매는 존재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도서]
한 번이라도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한 경험이 있는가? 내가 완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 말이다.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세상과 합일된 기분. 조각났던 내 마음이 춤추고 있는 기분. 아직도 기억한다. 바르셀로나 2층 버스에서 바라본 핑크빛 하늘을. 벅차
by 채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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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키친 상야등 [도서/문학]
고요한 어둠이 방안을 적실 때, 따뜻한 조명 아래 맛있는 향, 밝은 공기가 들어오는 곳이 있다. 도시의 밤은 그곳을 미련 없이 벗어나고자 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 너무나 빨리 잊혀갈 때, 그 밤을 오랫동안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밤길에 두둥실 떠오르는 행등 같은 심
by 이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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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저 괜찮을 거라고 믿고 싶었던 - 강화길 [도서]
흔히들 여자에겐 촉이 있다고 말한다. 매우 구시대적인 표현이지만, 이 '촉'이란 단순히 여자만이 가진 감각으로 포함하기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강화길의 소설 속 여자들은 '괜찮지 않음'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감지하고 있는, 촉이 좋은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필
by 양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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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죽음을 기억하는 땅 [도서/문학]
현기영 ,『순이 삼촌』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은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근현대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제주도의 과거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현기영 작가의 고향은 제주이다. 『순이 삼촌』에서는 어릴 적 작가가 경험한 제주도의 면면을 낱낱이 드러내어 그들이 겪었던,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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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행복의 미장센 - 조르주 페렉, ‘사물들’ [도서/문학]
조르주 페렉의 사회학적 문학 -물질 뒤의 행복을 향해 애처로이 손 뻗는 인간을 그리다.
영화 같은 사랑.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한눈에 반하기. 첫사랑과 10년 뒤에 운명처럼 재회해 결혼하기. 위험에 처한 나를 몇 번이고 구해주는 우연의 연속. 이런 건 다 영화에나 나오는 거니까, 현실을 살아야지. 그래서 적당히 직장이나 모임에서 인연을 찾는 것이 현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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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불편한 편의점 [도서]
독고씨는 어디에
모르는 타인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가깝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친절하기에도 벅찬 요즈음 일보다 공부보다 사람이 가장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로 떠나 산다면 어떨지 꿈꿔본 적도 있다. 누워서 쉬고 싶은데 그냥 쉬자니 찔리고 책이라도 봐야겠다 하던 때에 불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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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는 모두 집을 찾아 헤매는 존재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도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읽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
한 번이라도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한 경험이 있는가? 내가 완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 말이다.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세상과 합일된 기분. 조각났던 내 마음이 춤추고 있는 기분. 아직도 기억한다. 바르셀로나 2층 버스에서 바라본 핑크빛 하늘을. 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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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키친 상야등 [도서/문학]
혼자 보내는 긴 밤이 외로운 이들에게
고요한 어둠이 방안을 적실 때, 따뜻한 조명 아래 맛있는 향, 밝은 공기가 들어오는 곳이 있다. 도시의 밤은 그곳을 미련 없이 벗어나고자 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 너무나 빨리 잊혀갈 때, 그 밤을 오랫동안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밤길에 두둥실 떠오르는 행등 같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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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저 괜찮을 거라고 믿고 싶었던 - 강화길 [도서]
강화길의 여성들이 그려내는 심리적 서스펜스가 기인하는 곳
흔히들 여자에겐 촉이 있다고 말한다. 매우 구시대적인 표현이지만, 이 '촉'이란 단순히 여자만이 가진 감각으로 포함하기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강화길의 소설 속 여자들은 '괜찮지 않음'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감지하고 있는, 촉이 좋은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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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계몽, 어디까지 맞출런지 - 계몽의 변증법 함께 읽기[도서]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확실히 철학은 적용의 영역
어렵다. 그러나 비판적인 글을 읽을 때면,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에만 매몰되지는 않는다. 더불어 이 책에서 정의내리고 있는 “비판”의 개념이 대상에 대한 극복 요소를 발견하고자 함임으로 이해했을 때는 그 반감이 훨씬 더 덜해졌다. 그래서 오디세우스의 신화적 이데올로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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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다만 한 사람으로서 기억하는 일 [도서/문학]
김연수의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를 읽고
세월호 참사와 가장 자주 결부되는 단어가 있다면, 추모 문구로 곧잘 쓰였던 ‘Remember 0416’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단연 ‘기억’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달라고 호소하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목소리와, 한편에 ‘언제까지 세월호 이야기를 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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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프루스트의 찻잔 - 여름방학 [도서/문학]
한국 문학 단편 소설 읽기 5 - 문진영 '여름방학'
* 한국 문학의 좋은 단편을 소개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억을 말하기까지 오랜 어느 겨울 날, 집에 돌아온 내가 추워하는 걸 본 어머니께서는 평소 내 습관과는 달리 홍차를 마시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다. (…)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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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달리는 연습, 그 자체로 충분한 삶
번아웃을 지나며 책이 건넨 위로
아홉 달 전, 나는 번아웃을 겪었다. 흔히 번아웃(burn-out)은 에너지 고갈 상태로 정의되지만, 내게는 무력감과 죄책감, 자기 부정이 한꺼번에 몰려든 감정의 파도였다. 군인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원하지 않았던 낯선 파견지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과 함께 모든 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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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래도, 쓰는 마음 [도서/문학]
나는 왜 소설을 쓰는가
최근에 교수님께 소설 합평을 받았다. 이면에 가려진 ‘그림자 노동’이라는 개념과 아이돌 산업에 대한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룬 소설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내가 써 왔던 소설은 순문학과 장르 문학에 걸쳐져 있는, 사랑하는 이유리 작가님과 이기호 작가님 풍의 느낌이었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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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선물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중요하다 [도서]
냉소적이었던 내가 이승우 작가의 <사랑의 생애>를 읽은 후 든 생각
“나한테 정말 문제가 있나 봐.”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 테드가 문득 충격적인 얼굴로 하는 말이다. 그는 ‘hopeless romantic’이다. 우리말로 하면 ‘못 말리는 낭만주의자’ 정도 되겠다.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낭만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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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리가 한데 어우러질 날을 꿈꾼다 - 어른이 되면 [도서/문학]
장애인의 일상성과 평범성이 회복되는 세상이란?
책 <어른이 되면>은 18년동안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살아온 동생과 다시 함께 살아가게 되는 둘째 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 함께한 시간을 일기 쓰듯 담담하게 적은 그는 모든 장애인의 '일상성의 회복'을 꿈꾼다. 책 속 묘사된 혜정 씨는 탈시설 장애인으로서,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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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녹천에는 똥이 많다 [도서]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이창동이 소설가인지 몰랐다. 어딘가 먹먹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이창동의 영화들이 문학적이라 느끼긴 했지만, 처음부터 소설을 쓰는 사람이었다는 건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鹿川에는 똥이 많다」는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가 추천해 주었다. 네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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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올곧고 숭고한 붉음을 향해 - 이유리의 둥둥 [도서/문학]
이유리 작가의 둥둥을 읽고
이유리 작가의 <브로콜리 펀치>에 수록되어 있는 소설 「둥둥」은 주인공 ‘은탁’이 좋아하는 아이돌 ‘형규’를 위해 구한 대마초가 든 트렁크와 함께 호수에 빠진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소설 「둥둥」이 담고 있는 외적인 부분과 내적인 부분을 함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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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불완전한 동그라미의 행복한 노래 [도서/문학]
행복은, 켜켜이 쌓이는 기쁨의 순간!
이제껏 꽤 많은 책을 접했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평생 잊히지 않을 책을 하나 꼽으라면 아마 오늘 소개할 이 책일 것 같다. 어린 시절에도 인상 깊게 읽어 좋아하는 책이었지만, 대학 입시 논술 시험에 실제 지문으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21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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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슬픔과 사랑이 주는 힘 [도서/문학]
켈리 반힐, <달빛 마신 소녀>
슬픔은 위험할까? 슬플 때 슬퍼하는 것이 위험할까, 슬픔을 억누르는 것이 위험할까? 켈리 반힐 작가의 『달빛 마신 소녀』에는 슬픈 상황에도 슬퍼하지 않으려 하는 마녀와 사람들이 등장한다. 작품 속 주요 배경은 ‘보호령’으로, 이곳에는 슬픈 상황에도 울지 않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