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것은 모든 상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흐르는 강물처럼 [도서]

땅도 결국 상실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가는 것처럼, 인간도 동일하다.
글 입력 2024.07.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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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산에서 얻은 가르침이 있다면 그건 땅은 지속된다는 것, 필요한 때가 되면 인간의 어리석음을 없애고, 가능할 때 제 모습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었다.”]


빅토리아가 이끄는 내시 가족의 과수원 투어 일지를 마쳤다. 이렇게 요약해 보니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시사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상실과 회복 그리고 형성에 이르기까지의 노력”. 작가의 인터뷰와 빅토리아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실, 회복, 형성 이 세 가지의 개념은 하나의 순환 고리 안에 묶여있다는 것, 독자로서 그 메시지를 가장 먼저 깨달을 수 있었다.


죽어가는 강아지를 살린 윌슨 문, 그는 잔인하게 살인되는 빅토리아의 연인이지만 그가 남긴 형성물(베이비 블루)로 인해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통해 이 책의 끝 페이지에 다다르더라도 나의 독서는 끝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조금 더 자세하게 풀어나가 볼까? 여러분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어떠한 모양 안에서 바라보았는가. 나는 둥근 원 형태 안에 등장인물들을 가둬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한 마을 안에서 서사가 일어나는 플롯을 가지고 있고, 작은 마을이기에 주민들이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작은 소문도 멀리 퍼지고, 나의 존재가 쉬이 목격되는 그런 거미줄 같은 마을에 내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최근에 지하철을 타면서, 회사에 출근하면서 그리고 주말에 핫플을 놀러 가면서 사람들의 애정 연결 고리가 많이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에 반해 내시 가족의 마을은 윌에 대한 불편한 편견이 쉬이 오갈 정도로 친밀감이 높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서 “상실” 즉 죽음은 연이어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나의 상실은 또 다른 상실을 불러일으키고, 그 확률은 공동체 내 친밀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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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작품이 대단하다고 평을 받는 이유는 “상실”을 그저 “상실”로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상실이 돌고 돌아 결국 형성이라는 개념에 도착하게 된다는 것. 윌, 토리의 아버지, 세스 등 모든 인물들이 세상을 떠나고 혹은 멀리 가도 빅토리아, 즉 중심인물에게 남겨진 것이 반드시 생긴다. 윌은 베이비 블루와 루비앨리스를, 아버지는 무심한 사랑을, 세스는 인간의 가변성에 대한 깨달음을 남겼다.


그리고 그 형성은 회복을 불러오기도 한다. 위에 볼드체로 적은 토리의 말처럼 땅도 결국 상실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가는 것처럼, 인간도 동일하다는 메시지를 얻었다. 인생은 끝없는 연단의 과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제 모습’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은 반드시 “상실의 가르침”을 통해 그것이 가능해진다. 그러니 상실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럴 땐 책 속에서 희망과 생명을 의미하는 “복숭아”, 나에게 복숭아 같은 존재가 인생에서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며 하루를 앞서 나가면 되지 않을까.


그 모든 고리를 마주하고 회복을 이루어낸 빅토리아의 심정은 어땠을까. 상실과 형성 그리고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토리의 심정에 대해 깊이 얘기해보고 싶다.

 

더불어 목차에 표기되어 있는 인덱스의 제목도 끊어지는 것이 아닌 전 챕터의 연도가 포함되어 있는 제목을 보고 한참 생각하기도 했다. 해당 부분도 상실과 형성의 연결고리와 연관이 되어 있는 건지 심히 궁금하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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