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Surfing] 2022년 3월의 콘텐츠 이슈는?

글 입력 2022.04.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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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플랫폼을 타고 들어가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 ‘콘슈머’다. 이와 같은 행위는 마치 굽이치는 콘텐츠의 물결을 거침없이 유영하는 서핑의 자유로움과 닮아있다.

 

한 달에 한 번 연재하는 < Contents Surfing >은 그런 콘슈머에게 건네주는 정기 소식지로 다가가고자 한다. 매달의 콘텐츠 산업 및 분야별 소식에 관한 이슈와 생각을 전할 계획이다.

 

 

 

"2022년 3월의 콘텐츠 이슈는?"

 

 

① 배우 윤여정의 의상과 제스처, 진정으로 하나 된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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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리본에 적힌 유엔난민기구(UNHCR)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 문구

 

 

미국 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은 1년이 지난 제94회 오스카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등장했다. 수상자에서 시상자로, 2년 연속 영광스러운 자리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배우로서 자리를 빛낸 것과 더불어 그녀의 의상과 제스처는 큰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의상은 시대를 반영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레드카펫 현장에서 왼쪽 가슴에 달고 나온 파란 리본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진행하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 문구가 적혀 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무대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사태의 해결을 바라는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하며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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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수상자 발표 과정에서 보여준 제스처는 배려와 존중이 담긴 행동 언어의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빨간색 카드에서 수상자를 확인하고 호명하는 짧은 시간에, 청각장애를 지닌 영화 ‘코다’에 출현한 배우 트로이 코처를 지목하는 수어로 동료 배우들과 시청자로 하여금 깊숙한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손에서 시작되어 관중석까지 퍼진 수어의 물결은 박수 소리 대신, 축하의 의미로 손바닥을 편 채 흔드는 동작으로 나타났다.


소감을 말하는 트로이 코처 옆에서 트로피를 대신 받아 들어주며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 역시 배우 윤여정의 진심이 따스히 묻어났다. 비장애인, 장애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 된 축제의 장, 더 나아가 여전히 자리한 구분과 차별, 혐오의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그녀의 눈부신 태도였다.

 

 

 

②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화랑미술제' : 예술계의 선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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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 2022 화랑미술제

 

 

컨벤션센터 세텍(SETEC)에서 지난 VIP 관람 시작일인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화랑미술제’가 개최됐다. 1979년 시작돼 올해 40주년을 맞은 2022 화랑미술제에는 143개의 화랑, 800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4000여 점의 작품이 걸렸다. 짧은 기간 진행됐지만, 국내의 주요 아트페어인 만큼 많은 관람객이 이 장소를 찾았다.


특히 다양한 연령대와 경력을 가진 작가들이 참여하기에, 미술시장의 현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트페어의 꽃이자 존재 이유이기도 한 ‘컬렉팅’ 또한 경험 가능하다. 미술품에 투자하고 수집하는 행위는 NFT의 인기와 더불어 작품을 소유하고 집 안에 들여 가까이에서 감상하려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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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화랑미술제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선보이는 유의미한 자리이다. 그러한 뜻에 공감하듯, 올해 관람객 수는 작년 대비 약 5000명 증가한 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작품 판매액도 놀라운 결과를 산출했다. 지난해 72억 원에서, 2022 화랑미술제에서는 약 177억 원으로 집계되어 2.4배가 높은 기록을 경신했다. 아트페어가 개최되기 전부터 컬렉터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해진다.


화랑미술제가 이끌어 낸 이 같은 현상은 예술계에 대한 국내 인식의 변화와 정부의 지원, 그로 인한 작가 개인 역량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일련의 선순환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유한 계층에 의해 ‘독점되는 예술’이 아닌, 누구든지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단계가 아트페어의 개최 전, 후에 내재되어 있다. 내년 화랑미술제에서는 또 어떠한 기록을 달성할지, 대한민국 예술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③ 2년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BTS와 아미(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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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는 공연계를 삭막하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K-POP 가수인 방탄소년단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고, 작년에는 예정된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시점에 코로나 위드 시대가 도래하고, 대면 콘텐츠가 하나둘씩 재개하면서 방탄소년단도 2년 6개월 만에 국내에서 대면 콘서트를 개최했다.


3월 10일부터 13일간 진행된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의 개최 소식은 팬덤 아미(ARMY)의 기대를 모았다. 동시에, 안방과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도 공연 실황을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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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뷰잉으로 극장에서 실황 중계된 콘서트

 

 

오랜만의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는 만큼, BTS 멤버들은 춤과 노래, 기술을 접목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동시간대 송출이 이루어져야 하는 환경에서 무대 세트, 비주얼적인 그래픽과 효과는 수준 높은 퀄리티의 공연 콘텐츠를 제공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4만 5천 명의 관객이 대면으로, 실황 중계로는 242만 명의 팬이 함께한 콘서트였다.


팬데믹의 어려움 속, 가수와 팬이 다시 만나 서로를 온전히 느낀 순간이었기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그들 사이를 오갔을 것이다.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며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갈증을 해소하고 같이의 가치를 되새긴 콘서트, 그 이상의 메시지를 방탄소년단과 아미(ARMY)가 그려냈다.

 

 

 

④ 브랜드 정체성이 된 공간 : ‘젠틀 가든(JENTLE GARDEN)’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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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공식홈페이지

 

 

패피(Fashion People)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익히 알려진 안경·선글라스 전문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지난 3월 18일, 문화복합공간 하우스 도산에 ‘젠틀 가든(JENTLE GARDEN)’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블랙핑크 제니와의 두 번째 협업이자, 디오라마 설치물로 구현한 화려한 실내 정원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 이슈가 돼 일명 ‘핫한 공간’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서울을 포함한 상하이, LA, 홍콩, 싱가포르까지 글로벌 5개 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상상 속에만 있던 환상적인 마을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은 쉼과 휴식을 주는 힐링 스페이스에 더하여, 보는 재미를 주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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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홍보방안으로써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정원을 구현해 내고, 그곳에 소비자를 끌어들여 상품의 감성과 가치에 한 발짝 다가서게 한 젠틀몬스터의 전략이 탁월하다. 또한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휴고 콤트(Hugo Comte)가 촬영한 제니와의 캠페인 화보는 젠틀 가든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미지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비대면이 익숙해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의 의미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며 연구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의 접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의 유익한 경험이 곧 브랜드만의 정체성이라 정의하는 공식이 생겨났다 해도 무방해 보인다. 그러한 공식의 실체가 된 젠틀몬스터, 이번 젠틀 가든 팝업은 4월 29일까지 열린다.

 

 

 

⑤ 브랜디드 콘텐츠의 시대 : 가치 소비의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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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젠틀몬스터의 사례에서 살펴보았듯, 브랜드의 감성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것은 필수적인 마케팅 전략이 되었다. 전략적인 부분을 하나의 상품 또는 특정 매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는 콘텐츠 방법론이다. 경험적 요소가 추가된 마케팅 아이디어가 담겼기에, 대중들의 호감을 얻기 충분하다. 반대로, 상품에 대한 기존 인식의 전환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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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건강한 라이프를 지향하는 샴푸브랜드 쿤달(KUNDAL)은 주류기업인 테라의 청정 이미지를 활용한 협업으로 맥주효모로 만든 탈모샴푸를 출시했다. 맥주효모와 모발의 아미노산 구조가 유사하여 두피 케어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상쾌한 가치를 추구하는 두 브랜드의 만남을 통해 건강과는 거리가 먼 술에 대한 관념을 뒤바꾼 사례다.


상품보다는 가치 소비의 시대가 된 오늘날, 사람들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사로잡을 브랜디드 콘텐츠 혁신이 어떠한 식으로 일어나는지 살펴보는 건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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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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