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무화과향 추천기

글 입력 2024.04.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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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는 어떤 과일일까.

 

이국적인 지중해와 고급 디저트가 떠오르게 만들지만 의외로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재배되고 있는 과일. 인류가 최초로 재배를 시작하여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 속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과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열매이자 그 자체로 꽃인 과일. 버터처럼 부드럽고 오묘한 향으로 친숙하기도 낯설기도 하여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과일.

 

이 모든 수식어를 지닌 과일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수많은 브랜드에서 쏟아져나오는 향에서도 알 수 있다. 가까운 듯 먼 과일, 무화과를 주제로 한 향을 소개해 본다.


단, 무화과 자체가 어떤 향인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추천으로 접하기 힘든 향보다는 유명하고 많은 이들이 입문할 때 거쳐 가는 향 두 가지를 추천하려한다.

 

 

 

1. 무화과의 부드러운 달콤함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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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소개할 향은 ‘딥티크’의 ‘필로시코스 EDP’이다. 아마 무화과 향을 처음 경험해 보고자 검색을 하거나 추천을 받으면 가장 먼저 언급이 될 만큼 인지도가 높은 향이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향으로 무화과 특유의 독특한 부드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무화과의 가장 큰 특징은 과육의 향이 새콤한 향 없이 그저 달콤하고 부드럽다는 점이다. 때문에 무화과 과육의 향을 맡으면 버터, 우유, 바닐라, 코코넛 같은 부드럽다 못해 텁텁한 향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물론 무화과 이외에도 유제품스러운 부드러움을 지닌 과일들이 있다. 망고나 복숭아 등이 그렇다. 하지만 무화과는 이 과일들에서 느껴지는 아주 조금의 상큼함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필로시코스 또한 이런 무화과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 향이다.

 

특유의 달콤한 부드러움과 아주 잘 어우러지는 코코넛 향이 함께 들어간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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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시코스의 향은 무화과 과육이 주가 되긴 하지만, 껍질이나 잎사귀의 까끌한 그린(green)함도 함께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향수에서 무화과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궁금하다면 필로시코스를 먼저 시향해보는 것도 좋다. 그럼에도, 유난히 과육의 향과 함께 코코넛의 달콤한 부드러움이 강하게 표현된 만큼 특유의 향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가장 흔한 불호의 사유는 텁텁하고 느끼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멀미가 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상큼하거나 시원한 향이 아니기에 가볍게 즐기기에는 힘들 수 있다. 특히 여름보다는 쌀쌀한 날씨에 더 어울리는 향이기도 하다.


무화과의 녹진함을 향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 혹은 화이트플라워처럼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연상되는 무화과 향을 찾는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2. 지중해의 바람처럼 시원한 무화과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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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소개할 향은 ‘아쿠아 디 파르마’의 ‘피코 디 아말피’이다. 피코 디 아말피는 앞서 소개한 필로시코스와 정반대의 지점에 놓인 무화과 향이다. 많은 무화과 향이 부드러움을 강조하기에 이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피코 디 아말피가 제격이다.


피코 디 아말피는 상큼하고 시원한 시트러스 과일로 향의 첫 문을 연다. 뒤로 갈수록 우디한 무화과가 강해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가벼운 느낌을 유지한다. 뜨거운 햇볕 아래 넓게 펼쳐진 지중해와 시원한 바닷바람, 그 아래 자라고 있는 무화과 나무. 달콤하고 아름다운 휴양지가 떠오르는 향이다.


무화과라는 과일 자체가 워낙 달콤하고 상큼함은 없는 향을 지녔기에 자연스레 무화과 향수들도 여름이 아닌 계절에 쓰기 좋은 향이 많았다. 이런 점이 아쉬웠다면 피코 디 아말피를 추천한다. 특히 여름에 쓸 시원한 향을 찾지만 특유의 스킨향은 싫어하는 남성에게는 최고의 향일 것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남성 향수들은 흔히 ‘스킨’ 냄새라 여기는 향이 많은 편이다. 또 시원한 물이나 바람을 연상시키는 향이 많은데, 이 역시 물비린내처럼 느껴진다며 호불호가 강한 향이다. 이런 이들에게 피코 디 아말피는 상큼하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흔한 스킨 향이나 울렁거리는 물 냄새는 없는 여름 향수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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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과 극인 무화과 향수 두 개를 소개했다.

 

무화과를 처음 접하는 이라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먹는 것으로만 끝내기엔 아까울 만큼 매력적인 향을 지닌 무화과. 새로운 향을 고민하고 있었다면 무화과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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