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대의 벽을 허물고 한층 더 가까워진, 뮤지컬의 색다른 낭만 – WONDERLAND PICNIC 2024 [공연]

글 입력 2024.05.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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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음악의 세계가 펼쳐지는 꿈의 정원, WONDERLAND PICNIC 2024"

 

[WONDERLAND PICNIC 2024]는 지난 5월 11일 토요일과 12일 일요일 양일간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진행되었던 뮤직 페스티벌이다. 행사 이전에 이미 아티스트가 준비한 셋리스트 중 일부와 스테이지별 관전 포인트를 사전 공개하며 많은 기대를 불러모은 해당 페스티벌은, 실시간 밴드 라이브와 더불어 뮤지컬 배우들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야외 피크닉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징적인 시도를 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정 좌석제가 아니었던 만큼 관객들은 피크닉존이나 시팅존 등 공연을 관람할 공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으며 공연 도중일지라도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했다. 당시, 손목 밴드만 제대로 갖추고 있다면 공연장 내외부의 입장과 퇴장에도 제약이 없었으며 이와 동시에 공연장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푸드존을 적극 활용해 식음료를 마음껏 즐기며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까지, 높은 자유도가 해당 페스티벌에 더욱 편안한 다채로움을 선사해준 요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뮤지컬과 페스티벌의 조화: 친근한 낭만을 선물하다.


 

필자는, 뮤지컬이란 다양한 무대 장치에 음악과 연기가 결합된 종합 무대 예술 장르인 만큼 넘치는 생동감으로 직접적인 환상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뮤지컬에는 이러한 낭만을 가까이하기 어려운 것으로 치부하게 만드는 여러 요인들이 존재한다.

 

먼저, 뮤지컬은 오직 현장에서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즐길 수 있는 ‘무대’의 시공간적 제약이 강한 데다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관객이 문화를 향유하는 데 있어 필요로 하는 경제적 비용 역시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실제로 대극장 기준 1회 관람비가 10만원을 훨씬 웃도는 정도이다 보니, 극의 원활한 진행과 관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1막, 2막의 러닝타임과 공연 중간의 짧은 휴식 시간인 인터미션을 매우 정확하고 엄격하게 지정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경제적 부담감이나 엄격한 출입 통제를 차치하고서도, 연기에 음악이 가미된 뮤지컬의 장르적 특징은 자주 해당 문화를 접하지 않는 이에게는 자칫 생소하게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 결국 대중은 뮤지컬에 심리적인 거리감을 형성하게 되고, 이에 보편적으로 ‘뮤지컬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마는 것이다.

 

반대로,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도 익히 느껴본 아쉬움들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시사회나 팬사인회, 팬미팅 등 보다 다양한 경로로 아티스트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타 예술 장르와는 달리 뮤지컬 배우와 관객의 직접적인 만남이 성사되는 것은 공연과 일부 콘서트를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특히 현장에서 공연을 관람한다고 하더라도, 첫 공연이나 마지막 공연, 혹은 합법적으로 촬영이 허가되는 커튼콜 데이를 제외한다면 배역이 아닌 배우의 일상적인 말투나 행동을 눈에 담아갈 수 있는 기회 역시 매우 적은 편이다. 특히 뮤지컬은 공연을 촬영하는 행위 자체가 저작권에 위배되기에 오로지 소위 ‘박제’로 칭해지는 제작사의 자체 영상 공개나 OST 발매 소식만을 바라며 일방향적으로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니 위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WONDERLAND PICNIC 2024]는 뮤지컬이라는 예술 장르가 지닌 진입장벽을 허물고, 한층 더 친밀하게 관객과 호흡할 수 있도록 거리감을 좁히고 다가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페스티벌 당일, 배우들은 무대 진행 중간마다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나누기도 하고, 퀴즈를 통해 사인이 담긴 사진이나 공연 프로그램 북을 제공하는 등 간단한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는 평소 뮤지컬 배우들과의 만남과 소통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의 입장에선 더없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같은 작품의 동일 배역으로 캐스팅이 되었던 배우들이 함께 해당 배역의 대표 넘버를 부르며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펼치거나 개인이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던 배역의 넘버를 처음 본 무대에서 선보이던 모습들은, 오직 [WONDERLAND PICNIC 2024]를 통해서만 누릴 수 있었던 행복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필자가 방문했던 5월 11일 토요일은 다량의 강수로 인해 모든 관객들이 우비를 입고 야외에서 무대를 감상해야 했는데, 당시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큰 환호와 함성을 보내는 관객들과 이에 응답해 더욱 열성적으로 공연을 펼치는 배우들이 한 데 어우러지니 비로소 온전한 하나의 무대가 완성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전달받았다. 그러니 이 순간이야 말로, 진정 뮤지컬을 사랑하는 이들이 지닌 열정과 애정이 얼마나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큰 힘이 되는지를 느낄 수 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렇듯, [WONDERLAND PICNIC 2024]는 뮤지컬이라는 예술 장르도 관객이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넘어서서 배우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즐길 수 있음을 매우 효과적으로 증명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에 앞으로도, 이처럼 뮤지컬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다양해지길, 그리하여 더 많은 이들의 일상 속에 친근한 문화로 편안히 자리매김할 날이 찾아오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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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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