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
[PRESS] 감람색이 저기 반 보 물러나, 그쪽을 오래 읽다 보면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8.18) [공연]
짙은 고동색의 나무 기둥인데, 그 안은 텅―비어 새카만 밤이 들어 있다. 알맹이 없이 공허하다는 말이 아니라, 소리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그에게 있다. 아, 나는 저 나무 쪽으로 몸을 기울여 한쪽 귀를 가까이 대는 상상을 했다. 에네스쿠, 콘서트 피스 비올리스트
by 장유진 에디터
-
[Review] 한 인간 영웅이 간절하게 바라던 것은 – 오디세이아 [도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에피소드를 하나 고르자면 그것은 바로 ‘트로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이야기, 10년간 이어진 전쟁과 트로이 목마로 인한 패배, 그리고 그리스의 장수들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그들의 후
by 허희원 에디터
-
[리뷰] 오디세우스는 과연 진정한 영웅일까? - 책 '오디세이아'
2026년 8월, 가장 뜨거운 영화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영화 <오디세이>를 떠올릴 것이다.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 데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그린 작품. 여기에 막대한 제작비와 쟁쟁한 배우들, 그리고 눈을 뗄 수 없는 미장센까지 더해
by 김규리 에디터
-
[Review] 삶을 긍정하기 위해, 다시 춤추는 법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름만으로도 먼저 긴장하게 만드는 책이다. ‘신의 죽음’, ‘초인간’, ‘영원회귀’ 같은 유명한 개념을 알고 펼쳐도 문장은 좀처럼 친절한 설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차라투스트라는 논증하기보다 노래하고, 질문하고, 비유하며 때로
by 정충연 에디터
-
[Review]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서]
늘 궁금했다. ‘신은 죽었다’라고 말했던 니체의 책. 이 책을 어렸을 때도 한번 도전해 봤던 것 같은데 도저히 읽지 못하고 포기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진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엔 너무 많은 각주를 조금은 포기하고 읽었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최소
by 박차론 에디터
-
[Review] 그 이야기는 누가 완성했나 - 파라노만 [영화]
* 본 글은 애니메이션 <파라노만>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완성하는 데 익숙하다. 짧은 영상과 몇 줄의 게시물을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한다. 설명되지 않은 부분은 익숙한 유형과 이미지로 채우고, 한 번 완성한 이야기
by 오수민 에디터
최신글
-
[리뷰] 믿음과 착각 그 어딘가: 베네데타 [영화]
오랫동안 이어온 믿음, 그 믿음에서 비롯된 엄격한 규율은 자신과 다른 타인을 부정하기 적합한 수단일지 모른다고.
키워드 중세, 수녀원, 레즈비언, 믿음, 신앙, 모순 영화는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다. 어린 베네데타는 수녀원에 입회하러 길을 떠났다. 잠시 쉬어가려던 찰나 도적들이 나타나 그들에게 금전을 요구한다. 그의 어머니의 목걸이를 빼앗아 가며 킬킬대는 모습은 위협적
-
[Review] 시인이 쓴 첫 소설 - 키스마요
이별 앞에서 자신을 속이고 숨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그 책들의 서평을 쓰면서 내가 리드 문장으로 자주 활용하는 소재가 바로 제목이었다. 책을 손에 쥐는 이유는 각양각색, 여러 가지이겠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제목이 가지는 힘이 상당하다. 책의 수 페이지를 관통하는 주요한 키워드. 그 키워드를 무
-
[Review] 악(惡)을 향한 욕망 - 연극 '리처드 3세를 찾아서'
누구나 악인이 된다
나는 기형이고, 미완성이고, 반도 만들어지지 않은채 너무 일찍이 이 생동하는 세계로 보내져 쩔뚝거리고 추한 나의 모습에 곁에만 지나가면 개들도 짖는다…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날을 즐기는 사랑하는 자가 될 수 없기에 나는 악인이 되기로 굳게 마음먹는다. -1막 1장.
-
[Review] 금욕의 공간에서 몰아치는 욕망의 파동 - 베네데타
불이 번지듯 퍼져나가는 욕구와 의뭉스러움, <베네데타>
신성함 또한 결국은 만들어진 가치다. 다소 반종교적 발언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 존재하는 모든 가치가 그렇다. 미와 추, 선과 악 등등 구분 지어지는 대부분이 우리가 그렇게 하기로 정했기 때문에 구분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만든 가치에서 파생된 감정들은 날
-
[PRESS] 유쾌한 글맛으로 전하는 작고 소중한 다정들 - 다정소감 [도서]
모든 다정은 작고 소중한 감정들을 남겼다. 그러니 뻔한 다정은 없다.
주저앉고 싶은 순간마다 “내가 무능력했지 무기력하기까지 할까 봐!”라고 덮어놓고 큰소리칠 수 있었던 것도 내 안에 새겨진 다정들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게 붙들어주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패턴을 반복해서 얻게 되는 건 근육만이 아니었다. 다정한 패턴
-
[Review] 지금 여기 우리가 있는 곳의 지구온난화 - 기후의 힘
기후변화는 북극 저 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0년 여름에는 세상이 이렇게 무너지나 싶을 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폭우가 내렸다. 비가 멈추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기억하냐면, 나는 여름동안 잠시 에어컨 상담원이 되어 일하고 있었다. 에어컨으로 유명한 그 회사는 여름이면 전화량이 폭발해 대학교와 연계해 ‘인턴십
-
[Review] '공예'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전시 - 2021 공예 트렌드 페어
'형형색색'의 공예품들이 가득한 이곳
이번 2021 공예 트렌드 페어의 키워드는 ‘형형색색’이다. 약 1,200㎡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채우며 여러 빛깔을 수놓고 있는 공예품들을 접하자마자 나는 이번 전시의 키워드가 왜 ‘형형색색’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할 수 있었다. 그들은 각자가 가진 자신만의 독
-
[Review] 공예의 정의는 어디까지 확장될까 - 2021 공예 트렌드 페어
'형형색색',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2021 공예 트렌드 페어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공예 축제, 공예트렌드페어가 코엑스 C홀에서 11월 21일(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공예트렌트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가 주최하고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 이하 공진원)이 주관하는 것으로 공예의 가치
-
[Review] 네게는 접촉이지만 내게는 충돌이었다 - 키스마요
사랑의 부재. 사랑이 사라져서 존재까지 상실한. 얼마나 뜨겁게 사랑했고 그래서 그 사랑의 상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에 대한 이야기.
키스마요 해변 한가운데에 두 개의 알이 떠있고, 그 해변에 나체의 여자가 검은 음모를 가지고 걷는다. 내가 그토록 찾았던. 그녀가 그곳에 서 있다.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어느 순간 그녀가 떠났고, 외계 비행체가 나타나고, 양아치라고 불리는 나체 시위대가 기승을
-
[Review] 우리는 어떤 기후를 살아갈 것인가? - 기후의 힘
우리의 미래엔 어떤 기후가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는 어떤 기후를 살아갈 것인가? 아니, 우리의 미래엔 어떤 기후가 닥칠 것인가라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에 한 유튜버를 통해 세계사를 다시 공부하게 되었다. 중국 역사의 삼국지와 초한지를 정사로 리뷰해주는 유튜버였고, 마케도니아 문명과 그리스 문명까
-
[Review] 이별, 무한의 경험 - 도서 '키스마요'
이별, 그 무한한 경험
이별 살면서 이별을 몇 번이나 해보게 될까. 연인과의 결별만이 아니라 화해하지 못 하고 끝나버린 친구 사이, 일방적인 손절 등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다. 개중에는 무덤덤하게 끝낸 이별도 있었을거고, 너무나 가슴 아파했던 이별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
[Review] 일상 속의 예술, 공예 - 2021 공예트렌드페어 [전시]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가진 공예품
늘 공예 전시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관람했던 공예 전시들이 나에게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그 후 어디를 가나 공예품을 눈 여겨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해서, 알아볼 여유가 없어서, 혹은 다른 공연이나 전시를 향유하는 것
-
[Review] 흔들릴 수 없는 외로운 사랑 - 키스마요
지구 종말을 눈앞에 둔 사람의 처절한 사랑
뚝뚝 끊어지는 문장. 찾아볼 수 없는 쉼표. 감각적인 표현. 반복되는 리듬.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자 여타 소설책과의 차이점이다. 두세 줄씩 넘어가는 문장은 마치 금기라도 된 듯 전혀 보이지 않고, 쉼표를 사용해도 되는 구간은 마침표로 마무리된다. 여러 문장이
-
[Review] 기후의 힘 - 밑줄과 동그라미, 화살표가 가득한 책
기후는 어떻게 인류와 한반도 문명을 만들었는가?
이 책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슥슥 읽어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공부하듯 차근차근 읽어내면 태양의 흑점 수와 지구의 자전축과 바닷물이 수십만 년 전의 고인류와 수천 년 전의 선사시대 사람, 수백 년 전의 조선 시대 사람의 삶을 어떻게 엮어냈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
[Review] 실용적인 예술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 공예 트렌드 페어
형형색색 공예의 매력에 빠졌다면 내년을 기다려보도록 하자.
공예에 관심이 아주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예쁘다거나 갖고싶다는 단편적인 감상이 작품 구매로 이어져본 경험이 많지 않던터라 공예 트렌드 페어에서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있을까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이었다. 실용적인 예술이라 익히 알고 있지만, 살아가면서 누군가 손수
-
[Review] 너의 상실은 내 세계의 종말이었다. - 키스마요
세계의 멸망과 개인의 종말
다가온 세상의 멸망 속 내 안의 종말을 담은 이야기 <키스마요> "어느날 지구에 나타난 외계 비행물체의 등장과 함께 연인이 사라졌다." 비행물체 소동으로 온 지구는 떠들썩해지고 그 가운데 어디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연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주인공. 흔적도 없이 사라
-
[Review] 성찰로써 성장하는 여성 화자의 힘, 4분 12초 [연극]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디지털 시대
디지털 성범죄라는 단어 하나는 수많은 사건을 연상시킨다. 영상 혹은 이미지 속에서 주로 여성은 인간성을 잃은 피사체로 존재하며 신체가 보여지는 쪽이고, 그를 제안하거나 혹은 동의 없이 촬영하는 쪽은 거의 남성인 경우가 많다. 제안하여 상대가 동의를 했더라도 결과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