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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삶을 긍정하기 위해, 다시 춤추는 법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고통과 실패마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를 배우다.

by 정충연 에디터
2026.08.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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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름만으로도 먼저 긴장하게 만드는 책이다.

 

‘신의 죽음’, ‘초인간’, ‘영원회귀’ 같은 유명한 개념을 알고 펼쳐도 문장은 좀처럼 친절한 설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차라투스트라는 논증하기보다 노래하고, 질문하고, 비유하며 때로는 독자를 밀쳐낸다. 그래서 처음에는 철학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읽을수록 이 책은 정답을 얻기 위한 철학서라기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돌려주는 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변학수 번역본이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난해함을 단순히 쉽게 풀어내는 대신 니체의 문장을 걷기와 음악, 문학의 감각 속에서 읽게 한다는 점이다. 역자는 『차라투스트라』를 하나의 ‘음악적 총보’처럼 들을 수 있도록 번역과 주해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읽다 보면 같은 생각이 다른 이미지와 리듬을 입고 되돌아오며, 논리를 따라가기보다 문장의 울림을 따라가게 되는 순간이 많다. 니체가 걸었던 질스마리아와 니스, 제노바와 라팔로의 길을 직접 걸어본 역자의 경험 역시 이 책을 책상 위의 철학이 아니라 몸으로 통과한 사유로 읽게 만드는 배경처럼 느껴졌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라는 선언이었다.

 

여기서 ‘초인간’은 누군가보다 강하거나 우월한 존재라기보다, 지금의 자신을 완성된 상태로 여기지 않고 끊임없이 넘어서는 태도에 가까워 보였다. 특히 ‘세 변화’에서 아이가 순수와 망각,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미 정해진 가치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긍정하며 살아갈지 스스로 선택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반복되는 ‘춤’은 단순한 낙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삶에는 고통과 실패, 후회가 있고 그것들을 완전히 지울 수도 없다. 그럼에도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가. 같은 삶이 반복된다고 해도 그것을 다시 원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니체의 질문은 불편할 만큼 과격하지만, 바로 그래서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모든 문장을 완벽히 이해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비유와 이미지 하나하나를 천천히 따라가자 오히려 차라투스트라의 말이 가까워졌다.

 

책을 덮고 나서 남은 것은 거창한 철학적 해답보다 하나의 태도였다. 정해진 ‘길’을 발견하려 애쓰기보다 나만의 길을 만들어갈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흔들리더라도 삶 전체를 부정하지 않을 것. 실제로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에게 길을 묻는 사람에게 단 하나의 길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하고, 춤추지 않은 날을 잃어버린 날로 여기자고 외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분명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해되지 않는 수많은 문장 사이에서도 문득 지금의 나를 정확하게 찌르는 한 문장을 만나게 된다. 어쩌면 ‘모두에게 쓴 책, 그리고 누구에게도 쓰지 않은 책’이라는 역설적인 부제는 바로 그런 독서 경험을 가리키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말을 걸지만, 결국 그 말에 대한 답은 각자가 자신의 삶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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