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떼아뜨르 봄날, 이강백의 '심청'
9년 만에 다시 무대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6 우수창작공연 재공연지원' 선정
극단 떼아뜨르 봄날이 2016년 초연, 2017년 앵콜 공연으로 선보였던 연극 [심청]을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8일까지 대학로 여행자극장에서 이강백 작, 이수인 연출의 연극 [심청]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6년 우수창작공연 재공연지원' 사업에 선정돼 제작된다. 특히 2017년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에서 '선주' 역으로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송흥진이 다시 같은 역할로 참여해, 9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더욱 깊어진 '선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재공연은 단순히 과거의 작품을 다시 올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이 자신들만의 무대 언어로 만들어온 이강백의 [심청]을 2026년의 관객과 다시 만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강백의 희곡 [심청]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소설 '심청전'을 그대로 무대에 옮긴 작품이 아니다.
아홉 척의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해 온 늙은 선주에게는 오래된 관습이 있다. 해마다 어린 처녀 한 명을 제물로 바다에 바치는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기 시작한 선주는 마지막 제물로 소녀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들인다. 그러나 간난은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는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
강요된 죽음 앞에 선 소녀와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마주한 노인. 작품은 이 두 인물을 통해 '누가 희생되어야 하는가'를 넘어 인간이 자신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전 '심청전'이 심청의 효와 희생을 중심으로 이야기되어 왔다면, 이강백의 [심청]은 심청을 제물로 사들였던 선주의 자리로 시선을 옮긴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이 텍스트를 인물과 언어, 움직임과 음악을 중심으로 한 절제된 무대 언어로 풀어낸다.
수많은 소녀를 바다에 제물로 보내며 살아온 선주에게도 결국 죽음은 찾아온다. 죽음은 제물이 된 사람에게도, 제물을 바친 사람에게도 예외가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은 익숙한 '심청'의 이야기를 낯선 자리에서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 중 하나는 배우 송흥진의 재참여다. 송흥진은 2017년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에서 '선주'를 연기해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당시 공연은 송흥진의 연기상을 비롯해 움직임지도와 음악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두며 작품의 무대적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선주는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그동안 자신이 바다에 보내온 수많은 생명과 마주하게 되는 작품의 중심 인물이다. 그 역할을 연기했던 송흥진이 9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선주로 돌아온다.
같은 희곡, 같은 배역이라 하더라도 2017년의 배우와 2026년의 배우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은 같을 수 없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는 2017년의 선주와 2026년의 선주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은 2016년 초연한 뒤 2017년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앵콜 공연으로 이어졌다. 당시에도 이강백의 희곡이 가진 독특한 시선과 극단 특유의 절제된 무대 언어,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와 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관객을 만났다.
그리고 2017년 공연 이후 9년. 극단 떼아뜨르 봄날이 만든 [심청]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6 우수창작공연 재공연지원'을 통해 다시 관객 앞에 선다. 이번 지원 사업은 이미 창작·제작된 우수 공연이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재공연을 통해 공연예술계의 주요 레퍼토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에게 이번 공연은 지난 작품을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심청]을 9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한 새로운 무대로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은 화려한 무대장치보다 배우와 언어, 움직임과 음악에 집중한다.
인물 사이의 관계와 감정은 대사뿐 아니라 무대 위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거리와 움직임, 노래와 기타 선율을 통해 드러난다. 무대 위 배우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소리와 음악 역시 작품의 중요한 요소다. 장치를 덜어낸 자리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죽고 싶지 않은 어린 소녀 '간난'. 자신에게 다가온 죽음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늙은 '선주'. 서로 다른 죽음 앞에 선 두 사람을 통해 작품은 관객에게 묻는다.
우리는 자신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9년 만에 다시 만나는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은 NOL티켓과 네이버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