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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맞은편에 걸린 그림 [미술/전시]
2021년 겨울,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로트렉의 《Le Lit》을 보고 이유 없이 편안함을 느낀다. 1년 뒤 오르세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과 재회하며 자신이 이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로트렉의 삶과 작품의 배경을 알게 되지만, 오히려 그림에 대한 애정은 더 깊어진다. 평온한 그림이 반드시 평온한 삶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지금도 침대 맞은편에 걸린 《Le Lit》을 보며, 예술은 이해보다 먼저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좋아하는 작품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조금 난감했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선뜻 떠오르는 작품은 없었다. 어떤 작품이 좋냐고 물으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그림을 말했을 뿐, 정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작품만큼은 오래전부터 머릿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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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립심포니와 그레구아르 퐁이 그려낸 음악 동화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라이브 애니메이션 '피터와 늑대 & 어미 거위' GS칼텍스 예울마루 [공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 그레구아르 퐁, 음악과 드로잉이 만난 시네스테틱스
5월의 끝자락, GS칼텍스 예울마루가 아주 특별한 공연을 선보였다. 다른 일자에 GS아트센터에서도 올려진 해당 공연에서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프랑스 애니메이터 그레구아르 퐁이 만나 라이브 드로잉을 음악과 결합한 독창적 장르, ‘시네스테틱스(Cinesth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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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일출의 소나타, 도망쳐 도착한 곳에 있던 삶에 대하여 [영화]
구로사와 기요시의 <도쿄 소나타>
붕괴하는 버블 경제 <큐어>, <회로> 등 스산한 공포·스릴러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2008년 가정을 무대로 한 홈 드라마 <도쿄 소나타>를 선보였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영화는 그 어떤 호러 영화보다 섬뜩한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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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어폰을 빼고 군산을 걸었다 [여행]
익숙함과 무료함에 지쳐 무작정 떠난 2박 3일 군산 뚜벅이 여행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보았다. 회사에 휴가를 올리기도 전에 숙소부터 예약했고, 2박 3일이었다. 회사에서는 매일 비슷한 일을 반복했고, 출퇴근길에는 늘 같은 노래를 틀어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채 같은 길만 오갔다. 어렸을 때부터 늘 이런 익숙함이 가장 편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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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방치된 아이들 [영화]
영화 <아무도 모른다> 리뷰
1988년 일본 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보호자 없이 방임된 아이들이 발견되었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아 학교에 가본 적 없고 부모마저 집을 떠나 아이들끼리 방 한편에서 살아오던 아동 학대 사건이었다. 오늘 이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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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매화향기 속에서 피어나는 기다림 끝의 설레임 [미술/전시]
전기의 매화서옥도에 깃들어 있는 사제간의 정
전기의 <매화서옥도>는 삼베로 된 축 형태의 회화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데, 작품이 빛에 약한 특성이 있어 어둠 속 조그마한 빛 아래 전시가 되어있었다. 그림에 다가가 찬찬히 쓸어다보며 눈송이와도 같은 매화를 발견했을 때, 마치 첫 눈이 내릴 때 떨어지는 눈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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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에어컨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필요한 것들 [건강]
에어컨을 벗어난 순간부터 여름은 시작된다. 올여름 현대인의 가방 속을 채운 생존 아이템 3가지를 소개한다.
6월 중순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덥다. 예전엔 부채를 부치거나 죽부인을 끌어안는 걸로 여름을 버텼다면, 지금의 우리는 그 시절 사람들이 상상도 못 했을 방식으로 더위와 싸우고 있다. 에어컨이라는 최강의 무기가 있지만, 밖으로 나서는 순간 그 혜택은 끝이다.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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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청춘 밴드' 스파이에어, 그리고 just like this 2026 [음악]
있는 그대로, 스파이에어 내한공연
일본 록 밴드를 이야기할 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 있다. 바로 SPYAIR(스파이에어)다. 강렬한 록 사운드와 청춘을 향한 진솔한 메시지로 사랑받아온 스파이에어는 2005년 일본 나고야에서 결성된 4인조 록 밴드다. 2010년 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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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Ctrl+C, Ctrl+V [미술/전시]
명작의 나열은 전시가 될 수 있을까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찬란한 에르미타주>는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요 걸작들을 멀티미디어 전시로 구현한 프로젝트이다. <찬란한 에르미타주>_T4 먼저 전시 공간은 문화비축기지 T4에서 시작된다. T4에선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건물을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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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게 저를 행복하게 해주니까요 [사람]
이유 없는 행복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행복은 참 어려운 주제이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 물건 등을 꼽으라면 쉽게 대답할 수는 있다. 대답하는 순간에 '왜 그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라는 질문이 잠깐 스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린 적은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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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현실에서는 탑 셰프인 내가 이세계에서는 주방 막내? [예능]
힘숨찐 셰프들의 주방 막내 적응기
요즘 간만에 재미있게 보고 있는 한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언더커버 셰프‘이다. 유명 셰프들이 직업을 숨긴 채 각자의 분야의 본토 식당에 주방 막내로 위장 취업하는 프로그램으로, 샘 킴 셰프, 정지선 셰프, 권성준 셰프가 출연한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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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게임이 끝나면 무엇이 남는가 - 뮤지컬 '데스노트' 고은성 탕준상 페어 [공연]
엘과 라이토, LED무대 위 펼쳐지는 숨 막히는 두뇌게임
드라마 <라켓소년단>에서 천재 배드민턴 소년으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 탕준상. 그가 성인이 된 후 첫 뮤지컬 주연으로 <데스노트>의 'L(엘)' 역할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극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아역 시절부터 드라마 출연까지 다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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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라쇼몽 - 탈진실 시대에서 사실을 좇는다는 것 [영화]
중요한 건 진실을 가리는 것이 아닌, 명백한 사실을 직시하고 책임지는 일이다.
SNS를 하는 게 당연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고 피드를 꾸밀 때, 다들 자기만의 분위기를 뽐내고 싶어 한다. 누군가는 항상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채색의 우중충한 사진만 한가득 장식한다. SNS가 자기 PR의 장으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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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꽤 재밌는 공부, 바밍타이거 단독공연 'Gongbu 工夫' [음악]
바밍타이거 콘서트 후기
살면서 공부가 이렇게 재밌었던 적이 있었나. 지난 6일, 2026 바밍타이거 단독공연 〈Gongbu 工夫〉를 보고 나오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물론 이날 내가 한 공부라고는 라이브 공연을 보고 듣고, 사람들과 소리를 지르고, 계속 뛰어다닌 것뿐이다. 공연을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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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 - 싱 스트리트 [영화]
아무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얼마 전 10년 만에 재개봉한 영화 <싱 스트리트>를 보았다. <비긴 어게인>, <원스>를 이은 존 카니 감독의 세 번째 음악 영화였지만, 나는 이 감독의 작품이 처음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인물들의 성장과 OST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첫사랑이라는 핑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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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의 필승 넘버들 [음악]
뮤지컬이 선사하는 마법 같은 순간
'뮤지컬 넘버'는 크게 보면 음악의 한 갈래지만 단순히 음악이라고 칭하기에는 어려운 어떤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넘버 앞뒤로 강렬한 장면, 그러니까 서사가 존재한다는 것도 그렇고 그 넘버를 부르는 주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관객이 직접 목격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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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표 한 장 예매하겠습니다. [여행]
영국 발레 공연으로 시작된 당일치기 여행
작년 이맘때쯤, 나는 갑자기 영국 로열 오페라 발레단의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오페라 하우스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듣고 싶었으며, 발레 공연도 보고 싶었다. 사실 나는 발레를 잘 아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 발레 음악을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