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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리센느의 ‘거제, 야호!’가 남긴 질문 [문화 전반]

일 잘하는 회사? 좋은 대표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by 최아정 에디터
2026.07.3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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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야호!”

 

처음에는 잠깐 스쳐 지나갈 유행인 줄 알았다. 숏폼 알고리즘을 타고 퍼진 ‘거제, 야호!’는 단순한 밈처럼 보였다.

 

나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따라 하는 유행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짧은 유행어는 그룹 리센느를 알렸고, 이 년이나 지난 ‘LOVE ATTACK’이란 곡이 차트 상위권에 들었다. 한때는 이름조차 낯설었던 중소 기획사 걸그룹은 역주행의 주인공이 되었고,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주변 사람들은 ‘밈이 살렸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지점이 궁금했다. 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우연을 성과로 바꾸는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소 기획사와 대형 기획사는 회사의 규모부터 일에 투입되는 인원 또한 다르니까. 나는 무대를 포기하지 않은 멤버들은 물론 팀을 끝까지 운영하며 기회를 기다린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는 대표와 회사 직원이 있었을 것이다.


리센느의 역주행을 보며 나는 스타트업에서 만났던 여러 대표들을 떠올렸다. 스타트업이든 아이돌 기획사든 처음부터 성공이 보장되는 곳은 거의 없다. 자본도 부족하고 인지도도 부족하니까. 결국 조직을 버티게 하는 것은 대표의 선택이다. 대표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제시한다고 조직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대표가 현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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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역량은 지시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현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서 드러난다. 또한 대표의 역량은 회사가 잘 될 때보다 잘되지 않을 때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뛰어난 아이디어도, 화려한 투자 유치도 아니다. 사람을 이끄는 힘이다.


실무를 모르는 대표는 결과만 본다.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보지 못한다.

 

기획서 한 장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회의가 있었는지, 디자인 수정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지, 고객 한 명을 확보하기 위해 몇 번의 실패를 반복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니 직원이 야근을 해도 ‘왜 아직 안 끝났지?’라는 질문부터 나온다. 혹은 야근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대표도 있다. 때문에 좋은 리더는 직원에게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 말하기 보다 먼저 묻는다. ‘어디서 막히는지’ ‘부족한 게 무엇인지’ ‘회사에서 무얼 지원하면 되는지’ 물론 대표가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현장을 모르는 대표는 보고서로 회사를 이해하려 하고, 현장을 아는 대표는 사람을 통해 회사를 이해한다.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어떤 대표는 책임을 직원들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성과가 안 나오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회사에 이제 돈이 없어요”

 

결국 사람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대표를 떠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높은 연봉이 아니어도 함께 일하고 싶은 대표가 있는 반면,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회사가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을 유지하고 구성원과 함께 버티며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일은 대표의 몫이다. 일하는 회사는 대표의 역량이다. 이 모든 것은 화려한 전략보다 현장을 이해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지시하기보다는 앞에서 길을 만들고, 마지막까지 팀을 지키는 사람. 리센느의 역주행 성공 은 결국 좋은 대표란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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