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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뮤직행성 여행기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이건 뮤직페스티벌이 아니야, 여행이지.

by 강득라 에디터
2026.09.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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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뮤직페스티벌이 많아지고 컨셉이 다양해졌다. 볼만한 뮤직페스티벌은 그린민트페스티벌, 뷰티풀민트페스티벌이 다였는데, 이제는 재밌는 음악축제가 많아져서 다채롭게 누릴 수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흐름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에도 NEW 뮤직페스티벌이 등장했다. 2025년에 개최하여 이번에 2회차를 맞이한 사운드플래닛이다. 이 축제는 25년에 롤링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것으로 첫 회부터 일반 관객과 팬, 관계자들에게 호평받았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국내·국외 아티스트 라인업이 화려하고 다양하여 축제 전부터 많은 사람에게 관심받았다. 


      ‘my sound, my planet’이 메인 슬로건으로 밴드, 록, 발라드, K-pop 등의 여러 장르, 관객의 다양한 취향이 한곳에 모여 거대한 행성이 탄생했으며, 이 행성을 여행하는 시간이 컨셉이다. 또한 음악행성으로 여행을 온 관객을 위해 다채로운 스테이지와 즐길거리, 먹거리를 마련했다. 이러한 사운드플래닛만의 메시지와 방향성이 마음에 들었다.


      스테이지는 총 5개로 파라다이스시티 일대를 전부 활용했다. 인상 깊었던 건 호텔 내부를 적극 활용한 부분이었다. 관객의 편의성을 배려한 점이 느껴졌고, 로비에서 진행된 스테이지 덕에 관객뿐만 아니라 숙박객까지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관객 수에 비해 야외 공연장이 협소하여 화장실, F&B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생기는데, 호텔 로비를 활용한 덕에 그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호텔 내부에 있는 식당과 카페는 관객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까지 제공했다.

       

       

       

      여행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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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성과 여행이 테마인 뮤직페스티벌이라 무대연출과 공연장 일대의 분위기가 남달랐다. 공연장에는 우주 디자인의 굿즈를 입거나 두른 관객이 많았고, 캐릭터 인형이 돌아다녀서 판타지 분위기가 느껴졌다. 승무원 옷을 입은 아티스트가 등장하기도 하고, 공연 시작 전에는 여행 분위기가 나는 미디어를 보여줬다. 무대가 많아서 무얼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며 축제를 즐겼는데, 그 과정이 마치 원하는 관광지를 찾아가는 여행과 비슷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아티스트로 구성된 메인 스테이지 플래닛, 개성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이 오른 캠프, 살랑이는 바람 같은 브리쎄, 홍대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날 수 있었던 크로마, 신예 밴드들이 등장한 CMYK까지 총 5개의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었다. 단순히 무대가 많기만 한 게 아니라, 스테이지별로 색이 매우 뚜렷해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그중 크로마 스테이지와 CMYK 스테이지는 다른 뮤직페스티벌과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크로마 스테이지는 호텔 클럽 공간에서 이루어져서 (필자의 기준에서)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호텔 클럽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홍대 롤링홀과 비슷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CMYK 스테이지는 호텔로비에서 진행됐다. 트렌디한 호텔도 많이 생겼지만, 아직은 호텔로비를 떠올리면 클래식 음악이 연상된다. CMYK 스테이지는 그 공식을 깬 무대였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호텔로비에서 트렌디한 밴드 음악이 울려 퍼졌다. 생각보다 이질감 없이 조화로웠다. 이 스테이지를 만난 건 매우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 호텔로비에 있는 식당과 카페, 화장실까지 이용할 수 있어서 오가다 얼결에 공연을 보게 됐다. 취향에 맞게 무대를 선택하는 게 이 뮤직페스티벌의 컨셉이지만, 이렇게 취향과 상관없이 공연을 관람하게 되는 순간도 많았다. 그럼에도 전혀 싫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웠다. 버스킹 컨셉의 스테이지라서 호텔 이용객도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졌다. 1층부터 2층까지 호텔 이용객들이 이동하면서 또는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보던 광경이 참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모습을 눈에 담으며 이것이 진정한 축제의 광경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원하는 관광지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좋은 장소를 발견했을 때 느껴지던 기쁨, 그 기쁨을 만끽한 순간이었다.

       

       

       

      여행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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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페스티벌에 가면 꼭 무언가를 발견한다. 단 하나도 못 얻고 집에 돌아간 적이 없다. 뮤직페스티벌을 애정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앞에서 적은 대로 CMYK 스테이지를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내 취향의 밴드를 새롭게 알게 됐다. D82였다. 식사하느라고 공연 내내 앞에서 관람한 건 아니었다. 잠깐 관람한 후 스테이지 옆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는데, 흘려들어 오는 선율과 보이스에 바로 내 취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밴드 이름이 적힌 타임테이블을 캡쳐해 놓고 집에서 D82의 곡을 무한듣기까지 했다. 신인 밴드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라이브와 멘트 실력이 노련했다. 매력적인 보이스와 수준급의 악기 실력, 감성적인 멜로디, 공감되는 가사는 단번에 이 한 사람을 매료시켰다. 어느새 무대 앞에 모여든 많은 사람을 보니,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보다. 나는 이 밴드가 더 알려지길 진심으로 응원했다.


      브리쎄 스테이지에서는 발라드 가수에게서 의외의 면을 발견했다. 그중 김나영과 박혜원은 워낙 울림이 강하고, 음악이 심금을 울려서 아티스트도 왠지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이 강할 줄 알았다. 예상외로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 파워풀하고, 생기가 넘쳤다. 그런데 어떻게 깊이 있게 노래할까 유심히 관찰했는데, 감성적인 감각을 가진 것 같았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 관객들의 반응, 불어오는 바람까지 모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끼고 이를 노래로 표현하는 듯 보였다. 브리쎄 스테이지의 컨셉과 찰떡인 아티스트였다.


      플래닛 스테이지에서는 체리필터와 김준수(XIA)가 기억에 남았다. 체리필터의 공연에서는 반가움의 감정이 주로 느껴졌고, 무엇보다 관객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분명히 20대 같은데, 어떻게 체리필터를 알고 노래도 모두 알아서 따라 부르는 건지 신기했다. 세대를 초월하고 함께 즐기는 광경은 음악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했다.


      김준수(XIA)의 무대는 가장 기대했던 무대였다. 사실 중학생 때부터 동방신기 팬이었다. ‘하루만 네 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라고 속삭이던 시절 때부터 카시오페아 팬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소위 말해 미쳐있었다. 그래서 작년에 김재중이 사운드플래닛 라인업에 속한다는 걸 알았을 때도, 일정상 관람하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다행스럽게 관람할 수 있어서 이날만을, 이 무대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드디어 나의 우상이자 첫사랑의 다섯 멤버 중 하나인 그를 만나는 순간, 나는 순식간에 중학생으로 돌아갔다. 비록 잘 보이진 않았지만, 관객들 머리 사이로 잠깐씩 얼굴이 보일 때마다 두근거렸다. 현장에서 직접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기뻤다.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팬의 시선에서 소녀 같은 마음으로 관람할 줄 알았는데, 객관적으로 그의 무대에 빠져들었다. 벽에 부딪혀 나타나는 깊은 울림 효과가 없는 야외를 김준수(XIA)는 자신의 목소리로 그리고 정확한 음정으로 가득 채웠다. 호소력 짙은 고음과 화려한 댄스실력, 능청스러운 멘트실력에도 감탄했다. 괜히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킨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으로서, 대중으로서도 김준수(XIA)의 공연에 취했었다. 좋아했던 그룹의 멤버라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진정한 아티스트로서 바라보았다.


      공항에 가듯이 인천에 도착하여 음악행성을 여행하면서 얻은 게 많았다. 여행하고 오면 시야와 생각의 폭이 넓어지듯이 이 뮤직페스티벌을 다녀온 후, 내 음악세계가 확장됨을 느꼈다. 피크닉 존이 너무 협소했다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컨셉에 충실하여 다채로운 공연을 보여준 사운드플래닛 페스티벌 덕분이었다.


      음악행성에서 자~알 여행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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