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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오피니언] 익숙함이라는 벽이 가리고 있던 것들 [미술/전시]
풍요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온 탓일까, 10월엔 오랜만에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기대했던 《서도호》 개인전과 제목만 보고 호기심으로 발걸음이 향한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그들의 시선을 빌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풍요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온 탓일까, 10월엔 오랜만에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기대했던 《서도호》 개인전과 제목만 보고 호기심으로 발걸음이 향한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그들의 시선을 빌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안정적인 공간; 집 서도호 작가에 대한 관심이 생긴 이유는 바로 내가
by
김유정 에디터
2026.11.0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여기 안에 사람 있어요 [미술/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전시를 모두 관람하고 나오는 길목에 마지막 작품이 놓여져 있었다. 지인과 함께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갔다가 설명을 읽고 탄식을 터트렸다. 그것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티라나 가족의 행위예술이었다. 브레멘 음악대(그림 형제의 동화) 인형 옷을 입고 공연하고 있는 분들은 알바니아 출신의 티라나 가족입니다. 이들은 고향을 떠나 독일로 이주했으며, 현
by
이지연 에디터
2026.10.3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파편과 파편 사이, 서로에게 가닿는 가능성 [미술/전시]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전시 속에서 개념미술이 제기한 예술의 본질과 해석의 문제를 따라가며, 분절된 신체와 사물, 서로 다른 존재들 사이의 간극을 통해 추상적 개념이 구체적인 감각과 정서로 전달되고 서로에게 가닿을 가능성을 탐색한다.
현대미술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더 이상 직관적인 이해만으로 작품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눈앞에 놓인 물리적 실체는 그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야’ 한다. 현대미술 전시에서는 작품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작품에 관한 설명을 읽으며 사유하고,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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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화 에디터
2026.10.16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집은 떠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 서도호 개인전 [전시]
우리가 거쳐온 모든 공간과 그곳에 깃든 시간, 기억은 겹겹이 쌓여 지금의 나를 이룬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삶의 터전을 옮긴다.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을 떠나고, 익숙했던 동네를 벗어나고, 때로는 도시와 나라를 건너 새로운 일상을 꾸린다. 그렇게 거처가 바뀔 때마다 이전의 집은 조금씩 멀어진다. 그러나 몸은 떠날 수 있어도 기억까지 완전히 이사하기란 쉽지 않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서도호》 전시는 바로 그 ‘떠나온 집’에 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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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경 에디터
2026.09.23
리뷰
도서
[Review] 그림만 바라보던 내가, 그림 밖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풍요롭고 지적인 삶을 위해 예술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풍요롭고 지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예술을 포기할 수 없다. 나는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는 평범한 관객 중 한 명이다. 전시를 보러 가면 작품의 색과 형태를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는 한참을 서 있기도 한다. 작품을 보며 작가가 어떤 생각을 담았을지 상상하고, 전시장을 나와서는 사진을 정리하며 그날의 감상을 기록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는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16
리뷰
PRESS
[PRESS] 이건 개념미술이 (아니)다 [전시]
편견을 깨고, 생각을 해체하고, 의심하라
이것은 의자다. 이것은 의자를 그린 작품이다. 이것은 의자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 미술사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탈피를 거듭하며 다양한 기조를 거쳐왔지만, 그중에서도 현대미술은 유독 악명이 높다. 이미 하나의 이론으로 완성되어 지나간 과거의 미술과 달리 현대미술은 우리와 함께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예측 불
by
김혜원 에디터
2026.07.30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소멸을 사유하는 미술관: 삭아감의 미학과 시간의 정치학 [미술/전시]
보이지 않는 존재들까지 얽혀 만들어내는 소멸의 공동체적 아름다움
우리는 시간을 두려워한다. 정확히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무서워한다. 상한 음식을 먹고 배가 아플까봐, 나이를 먹고 주름이 늘어날까봐 냉장고를 온종일 돌리고 좋은 화장품을 한가득 바른다. 현대의 자본과 기술은 무언가를 보존하고 가두려는 우리의 욕망을 충족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미술관 및 박물관이라는 제도의 존재 이유 중 일부도 그와 동일하다. 가치 있는
by
정충연 에디터
2026.04.30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되는 죽음 [전시]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예술은 약과 같다.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의학은 믿으면서 예술은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 늘 놀랍다.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지 않은 채 말이다." - 데이미언 허스트 Damien Hirst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를 보며 내가 오래 들여다본 것은 유리관 속의 죽음이 아니다.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였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by
정희정 에디터
2026.03.26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국립현대미술관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감상
나에게 주어진 유한함을 만끽하길
ILLUST by. 유나 생성과 소멸의 관계에는 빛과 그림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빛이 드리우는 공간에 그림자가 지듯, 시간의 흐름 속 우리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무(無)로 돌아갈 때, 우리 주변의 불변이라고 믿었던 것들은 손가락 사이의 모래알처럼 작고 허망해집니다. 그러나 세상의 유한함이 곧 무가치함을 의미하는 것
by
노유나 에디터
2026.03.19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한국 근대미술과 우연을 가장한 만남 [미술/전시]
미술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파란 그림 하나가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설명할 수 없는데 자꾸 보게 되는 그 감각. 그것이 1950년대 후반 한국 모던아트협회의 작가들을 찾게 만들었고, 흰색의 무게, 지워진 얼굴, 기하학 안에 담긴 신앙을 만나면서 추상이 시간을 넘어 나에게 닿는다는 걸 알았다.
어느 날, 나는 김환기의 〈산울림 19-II-73#307〉을 마주쳤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미술관이었고, 나는 그저 미술 교과서에서 봐왔던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이나 찾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커다란 파란 액자 하나가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수없이 많은 색점들, 그리고 그것들을 겹겹이 둘러싸며 퍼져나가는 파동 같은 흐름. 뭔지 설명할 수 없는데
by
김정현 에디터
2026.02.19
리뷰
도서
[Review]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도서]
저자 우진영이 풀어낸 근대와 현대의 미술 사이를 오가며 시간을 여행한다.
고등학생이 되기 직전, 그리고 스무 살이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에 다녀왔다. 그 어린 날의 여행이 내게 알려주었던 건 셀 수 없이 많을 테지만, 개중 가장 선명한 건 미술관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름을 줄줄 대면 다들 알 법한 그곳들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한 건 반쯤의 의무감과 반쯤의 호기심이었지만, 그때 나는 비로소 미술 작품을 향한 걸음마를 떼게 된
by
정현승 에디터
2026.01.0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사라지지 않기 위해 그린 것들 [미술/전시]
김창열과 쿠사마 야요이가 고통을 다루는 법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김창열 회고전>을 다녀왔다. 김창열은 전쟁의 상처를 ‘물방울’이라는 하나의 이미지로 정화해낸 예술가이다. 이번 회고전은 김창열의 치유의 여정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는 전시였다. 웅장하고 정돈된 국립미술관의 위엄을 느끼며 군더더기 없이 잘 연출된 작품들을 따라 천천히 공간을 걷던 중,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
by
하상은 에디터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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