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푸른 여름과 찾아온 라울뒤피 전시 -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뒤피, 행복의 멜로디

행복과 자유를 쫓아 나다운
글 입력 2023.06.0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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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여름이 시작됨과 동시에 계절에 어울리는 전시도 열렸다. 바로 색채의 화가 라울 뒤피의 전시다.

 

피카소가 왜 그를 기쁨의 화가라고 했는지는 그의 다채로운 색채와 자유분방한 드로잉을 통해 알 수 있다. 주제 또한 요트 경기나 파티와 같은 즐거운 것을 주로 그렸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에 조회가 깊었는데 그래서 악기나 음악회도 그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한다.

 

라울 뒤피가 여행을 다니며 그렸던 도시의 모습이나 풍경을 보면서, 나도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곳을 가도 뒤피가 그린 그림의 모습과는 분명 다를 거다. 그의 그림은 대상에 대한 주관적 해석과 색채 연구가 바탕이 되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내 눈은 추한 것을 제거하기 위해 있다”고 말한 인물이다. 그래서 뒤피가 그린 세상을 우린 그림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앞의 그런 말을 했지만, 나는 뒤피가 이런 작품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가 여행을 다니며 음악과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부유한 사람으로 즐거운 삶이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뒤피는 가난한 집안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래서 이른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또 그는 30세부터 몸이 쇠약했고, 40세부터는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뒤피가 살았던 시대는 1, 2차 세계대전과 이후 냉전 시대, 대공황이 있었다.  붓을 쥐지 못할 만큼 아팠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밝고 긍정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그림을 통해 암울한 시대와 삶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것 아닐까?

 

 

Le-paddock-à-Deauville,-1930.jpg

 

 

뒤피는 미술적 재능이 뛰어나 시에서 장학금을 받고, 파리로 유학을 갔다고 한다. 다소 보수적인 학교에서 아카데믹한 교육을 받았는데, 그의 유명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진취적인 그에게 그러한 교육은 맞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다양한 미술사조와 장르를 넘나든다.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프랑스 국립현대 미술관 전]에 들어가면 맨 처음, 뒤피가 자신의 자화상을 다른 화풍으로 그린 작품들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이 지점은 앞으로 펼쳐질 뒤피의 수많은 작품이 어떨지를 암시한다. 분명 뒤피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전시 관람을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이게 같은 사람의 그림이라고?, 대체 어떤 사람일까?’라고 생각할 거다. 그리고 이게 뒤피의 개성이고 정체성이다.

 

‘색상의 다채로움’

 

뒤피의 작품을 보면, 어떻게 색을 저렇게 쓸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과하게 색을 칠하지 않고 얇게 칠하는 스타일로, 때론 그림을 아직 완성하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그래서 가볍게 그림이 소화되고, 더 몽환적이고 꿈 같아, 보고 있으면 마냥 편안하다.

 

 

connaissancedesarts.jpg

 

 

전시의 하이라트인 ‘전기 요정’을 보면, 이러한 색채 사용에 대한 반신반의는 확실한 믿음으로 바뀐다. 커다란 작품에 저렇게 다양한 색을 어떻게 저리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작품이 영구 소장되어 있다는 파리 시립근대 미술관의 사진을 찾아봤는데, 그림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니 그 크기가 더욱 실감 났다.

 

파리에 간다면 꼭 저기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서 뒤피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다.

 

 

La-plage-de-Sainte-Adresse,-1904.jpg

 

 

뒤피의 색채가 돋보일 수 있는 것은 분명 뒤피의 자유로운 드로잉 때문도 있다. 얼핏 건성으로 그린 듯 보이는 드로잉은 단순한데 감각적이다. 이는 다양한 미술 사조를 거치며 찾은 스타일일 것인데, 그는 먼저 인상파의 후예로 풍경화가로 유명했다.


그러다 앙리 마티스의 ‘사치, 평온, 쾌락’을 접하고 난 후, 강렬한 색상과 가벼운 붓질로 그림을 많이 그렸다. 뒤피를 야수주의로 구분하는 만큼, 색채 중심의 표현을 단순화하는 방식은 이때부터다.


뒤피는 그의 친구 브라크와 피카소로부터 영향을 받아 입체주의에 이끌리기도 했는데, 큐비즘은 그의 작품에서 오래 보이진 않았다.


이는 전부 뒤피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찾아나가는 큰 과정이었다.

 

 

Les-Cavaliers-sous-bois-(La-Famille-Kessler),-vers-1931–1932.jpg

 

 

‘장르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함’

 

이 전시에는 회화 작품이 많지만, 그는 회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벽지, 장식품, 가구, 공예품, 옷 등등 다재다능이라는 수식어는 '색채의 화가'만큼 자주 그의 이름 앞에 붙는다.

 

 

Robes-pour-l'été,-1920.jpg

 

 

실제 상업적인 성공과 인정은 디자이너로서 먼저였다. 피카소가 할 뻔했던 삽화 작업을 계기로 그는 디자이너로서 인생이 시작됐다.


장식적인 성향이 컸던 목판화도 정말 재밌고 좋았지만, 나는 전시 중간에 있던 공예품에 발이 오래 묶여 있었다. 이유는 뒤피의 개성이 잘 묻어나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뒤피는 다른 분야 비해서, 또 다른 예술가들에 비해서, 도자기 작업을 작업 늦게 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뒤피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나 소재가 공예품에도 나와, 정말 뒤피다웠다.


“나의 행복은 나를 혁명하는 것이다.” - 라울뒤피

 

뒤피는 자신의 그림만큼 자유롭고 다채로운 사람이다. 변화를 꺼리고, ‘나’라는 확실한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는 과정에 있던 요즘, 그의 자유로운 정체성에 새로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 자체가 개성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확실히 알았다.

 

그는 다른 분야에서 성공과 다른 예술가와 시대적 상황에 대비되는 주제와 그림으로 화가로서 저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그것이 행복이니까, 자기 그림 만큼은 행복하고 싶으니까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뒤피가 남기고 행복의 멜로디는 올해 9월 6일까지 진행된다.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를 위해서 이어폰과 관람 냉방으로 관람 공간이 추울 수 있으니, 겉옷을 챙겨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더현대서울_퐁피두_뒤피_포스터2.jpg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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