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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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3. 머무름의 틈
한껏 웅크렸던 우리를 펴고서, 흠집을 두려워하지 않고서
그늘을 그리는 그림자를 계속해서 가른다. 조각 사이에 낀 먼지 한 톨까지 곱씹어 문다. 그것은 금세 날카롭게 재단되어 숨통을 찌른다. 스친 대로 남은 자국, 그 사이로 비스듬히 섰다. 나의 가장 초라한 밑바닥이자, 나의 근간. 하염없이 좁은 길을 물다, 딱딱한 것이 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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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2. 닿지 않는 곳
빛도, 손길도 닿지 않는 가장 깊은 곳
'멎어버릴 것 같아.' 애초에 보지 말아야 했을 숨이었을까. 들이켜지 말아야 했을 눈물이었을까. 엊그제의 형상이 점점 흐릿해져 간다. 바깥세상의 그림자가 지워진다. 파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를 덥석 물고 삼킨다. 하염없이 세상으로부터 달아난다. 그들에게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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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1. 침잠
머금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illust by EUNU] 파도 소리가 온 진실인 줄 알던 때였다. 물살에 철썩이다 보면 어느새 방향은 없던 것이 되고 휩쓸려 남은 그곳이 곧 오늘의 형상이었다. 네가 품은 것이 궁금해서 파도의 기억을 어루만질 때마다 너는 그리도 매정하게 굴었다. 붙잡으려 하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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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0. 나의 바다
어지러이 낙하, 일렁이며 내가 걸어온 바다 속으로
[illust by EUNU] ‘그곳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곳이었지.’ 잠시 내려두었던 파도가 내리는 빗살에 철썩였다. 성난 파도가 옛 기억을 싣고 떠밀려온다. 흐르는 운명에 다시 몸을 맡기고서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 보는 거야. 건너오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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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9. 낙하
또다시 그 화살, 어지러이 낙하
“뒤돌아보지 않아.” 살점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른 채로, 내일이라 여기는 곳에 겁 없이 칼날을 쏘아댔다. 궤도 없이 쏘아 올린 탓일까, 아니면 바닥에서 출발한 탓일까. “처음부터 날아오를 수 없었던 거야.” 포물선의 끝을 알면서도 손 쓸 수 없음에 질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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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8. 화살이 되어, 날아.
뼈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붙잡고 싶어 샘의 곁으로 손을 뻗었다. 우습게도 일렁일수록 별은 모습을 감출 뿐이었다. 더 이상 샘은 내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했다. 다시 다음으로 달아날 때인 듯했다. [illust by EUNU] 나의 발끝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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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7. 별꽃을 따라
오랜 밤을 머금고서 피어날 수 있다면
[illust by EUNU] 서늘한 밤공기가 나의 코끝을 스쳤다. 샘을 간지럽히던 그림자와 사막의 일렁임이 멈추었다. 그 빈자리는 곧 작은 불빛들로 채워졌다. 손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쏟아질 듯 아름다운 광경, 온전히 눈동자에 머금어 담아 본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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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6. 눈물 머금고서,
가시의 울음 속 피어나는 내일
[illust by EUNU] 모두가 각자의 모양대로 오려진 그림자를 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그늘을 조명하지 않는다. 태양 아래 빛나는 것만이 전부인 양, 나를 사뿐히 즈려밟고 떠난다. 샘의 위로 가시의 울음이 들렸다. 고인 그림자에 둥근 일렁임이 일며 살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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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5. 그림자의 샘
어제의 잔해 속 그려낸 나
[illust by EUNU] 바다를 닮은 익숙한 일렁임, 작은 샘물이 모래알 위를 찰박였다. 다 메마른 줄 알았던 깊은 곳에 어제의 잔해가 숨 쉬고 있었다. 마치 그가 준비한 선물이라는 듯 놓여 있던 것, 색의 소리를 시작으로 꽃은 계속해서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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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4. 꽃 한 송이
백야를 건너서, 내일에 닿을 때
또다시 영원한 오늘에 머무를 때일까. 지지 않는 태양을 거름 삼아, 그림자를 모래 가닥에 하나하나 새기며 가시 사이를 걸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공기의 흐름을 이기고서,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자국을 내려놓았다. 색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때 나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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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3. 숨이 멎기 전에
옅게 들려오는 색의 소리를 따라, 이 메마름의 끝을 향해
[illust by EUNU] '마지막 숨을 내쉬기도 전에, 갈기갈기 찢겨서 나를 잃어버린대도 나는 이 세상의 끝을 보고 말 거야.'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려 온 선인장이 바라던 것은 '포용' 그뿐이었다. 나의 가시를 두려워하지 않고서, 마주하는 것. 그리고 품속으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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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2. 선인장
끝내 괴물이 되어버린 너를
[illust by EUNU] 이제 진정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그림자가 되어 나를 가로막은 것은 선인장이었다. 몸을 한껏 치켜세우며, 다가오지 말라는 듯 가시를 곤두세운 모습들. 도망치는 법밖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곳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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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 내 마음의 사막은
나에게 거칠게 안기다
[illust by EUNU] 사막이라 이름 붙인 이곳은 온전한 나의 마음이다. 질 줄 모르고 타오르는 태양, 셀 수 없이 흘러 범람한 지 오래인 나의 바다, 그 앞에 펼쳐진 모래들. 제 발로 걸어서 이곳에 왔다. 나를 지켜보던 소리들, 따갑게 내리쬐는 눈들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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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0.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저 깊이 감춰둔 나의 바다
[illust by EUNU] 마음, 그것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 불안정함은 계속해서 나를 불안하게 한다. 그것들을 모아 꾹꾹 눌러 담았다. 자양분이 되길 기대하는 것보다, 그를 잊으려 묻어버리는 것에 가까웠다. 그것은 억압이었다. 나는 내가 만든 함정에 스스로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