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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0. 나의 바다

어지러이 낙하, 일렁이며 내가 걸어온 바닷속으로

by 박가은 에디터
2025.08.1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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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나의바다.JPG

      [illust by EUNU]



      ‘그곳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곳이었지.’


      잠시 내려두었던 파도가 내리는 빗살에 철썩였다.

      성난 파도가 옛 기억을 싣고 떠밀려온다.

      흐르는 운명에 다시 몸을 맡기고서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 보는 거야.

      건너오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왜 건너왔는지.

      그런데 아무것도 그릴 수가 없네.


      첫 장면을 떠올렸을 때,

      나는 이미 차가운 물 속이었어.


      제 발로 걸어들어온 것 같았어.

      파묻혀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나의 마지막 계절,

      향조차 떠올리기 싫은 그 계절이 버거워 휩쓸렸다.

      ‘진실’, 그까짓 게 뭐라고.


      고작 눈두덩이를 적시던 것이 어느 날 크게 범람했고

      나는 그곳을 ‘바다’라 이름 붙였다.


      세찬 물결이 어제를 집어삼키고,

      오늘의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닿을 수 없으며,

      내일의 날씨를 감히 내다볼 수 없는 곳.


      이제 영원한 밤 속에 갇혀 끝없이 침몰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 나조차도 몰랐던 곳으로.




      작가 태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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