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세대의 '카릴 처칠'이라는 평가를 받는
스코틀랜드의 희곡 작가
'스테프 스미스'의 화제작 초연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과밀한 도시에서 자연은 점점 통제 불가능해지고 있다. 쥐들은 벽 틈 사이를 긁어대고, 비둘기들은 질병에 감염되었으며, 여우들은 서서히 거리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전염되고 있다. 너무 늦기 전에 막아야 한다. ... 하지만 이것은 단지 인간의 입장일 뿐, 동물들은 그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죽음을 불사하고 되돌아오는 건지도 모른다.
극단 적은 서울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으로 제작된 [인간동물들](스테프 스미스 작, 마정화 번역, 이곤 연출)을 8월 21일(금)부터 30일(일)까지 여행자극장에서 공연한다. 스코틀랜드의 희곡작가 스테프 스미스(Stef Smith)의 [인간동물들]은 동물들이 범람하게 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드라마이다. 이 작품은 2016년 5월 18일 영국 런던의 로열 코트 극장 제루드 시어터 업스테어스(Royal Court Jerwood Theatre Upstairs)에서 초연되었다. 팬데믹 이전에 이미 인간의 과도한 욕망으로 일그러진 자연이 인간세계에 어떤 경종을 울리게 되는지 예견한 [인간동물들]은 지금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공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희곡이나 연극은 동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즉 인간의 관점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작가 스테프 스미스는 인간이 동물에게 가하는 차별적 대우, 즉 종차별에 초점을 맞추어 동물들이 단순히 인간의 상징적 대체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인간과 동물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며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시도한다.
작품은 대부분 두 인물 간의 대화로 이루어진 짧은 장면들을 통해 전개된다. 스미스는 이러한 파편적인 장면들을 쌓아 올리며, 여우와 쥐, 비둘기 떼로 인해 도로가 폐쇄되고 공원이 불태워지며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진 런던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그려낸다. 그러나 작품의 진정한 관심은 동물들의 범람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인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있다.
격리되어 끝나가는 세상과 아직 오지 않은 세상 사이에 갇힌 다양한 인간군상. 작가는 우리도 결국 멸종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종이며, 세상의 시간은 우리 없이도 흐를 거라는 걸 보여준다. 우리의 멸종이 자연의 진행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서늘한 인식 아래 인간들이 어떻게 자연을 망치고 결국 스스로를 멸종시키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끝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바로 그 끝을 어떻게 맞이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는, 인간의 힘을 강조한다.
인간중심적 관점을 벗어나기 위해 작가는 블링크(blink)라는, 시적 언어로 이루어진 장면을 극의 중간중간에 삽입했다. 블링크는 익숙한 대화로 이루어진 전통적 장면 사이에 끼어들어 코러스적인 기법과 음악적 효과를 불러오며, 이는 환경 위기가 빚어내는 등장인물의 혼란과 고립, 단절을 반영한다. 감각적 이미지로 가득한 시적 언어 속에 내재한 생생한 이미지는 배우의 언어와 움직임, 사운드와 음악, 조명으로 구현된다. 관객은 단지 작가의 텍스트가 아닌 언어 속의 이미지 감각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수경사 야포단장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송영근과 [몰타의 유대인]으로 "2025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연기상" 수상에 빛나는 곽지숙이 열연한다. 또 국립극단 [태풍]을 비롯 [갈라진 마음들] [붉은 웃음] 등 일인극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윤성원, 국립극단 [태풍]과 [만선]에 출연해 주목받은 성근창이 함께 한다. [몰타의 유대인] [밤의 사막 너머]의 임윤진, [산재일기]와 [하우스 소나타]의 정혜지 등 대학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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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 이름 없는 어느 도시.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 함께 살고 있는 연인 제이미와 리사는 동물들 사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 현상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관계와 가치관을 시험받게 된다. 동물들은 이유 없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집단 폐사하고, 상황은 점점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된다. 위기가 심화될수록 사회 시스템은 무너져 내리고, 인물들은 전례 없는 재난 앞에서 자신이 믿어온 신념과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 스테프 스미스 Stef Smith - 지금 세대의 카릴 처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희곡 작가이다. 2012년 [로드킬]로 올리비에상을 수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텔레비전 시리즈 [플로트]로 로열 텔레비전 소사이어티 상을 수상함으로써 매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그 이야기의 정치성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또한 글쓰기를 "삶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의 본질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작으로는 [제비] [로드킬] [인간동물들] [이너프] [리모트] 등이 있다.
연출 이 곤 (극단 적 상임연출, 경기대학교 연기학과교수) - [내가 살던 그 집엔] [침상 위에서] [스켈레톤 크루] [4분 12초] [햄릿의 비극] [복수자의 비극] [말피] [네더] [벽-이방인 이피게니에] [단편소설집] [벚꽃동산] [해주미용실] [퍼디미어스] [바카이] [마리아와 함께 아아아아아] 외
번역/드라마터그 마정화 (극단 적 대표) - 작 [내가 살던 그 집엔] / 번역/드라마터그 [스켈레톤 크루] [4분12초] [햄릿의 비극] [작가] [복수자의 비극] [말피] [X] [네더] [랭귀지 아카이브] [보이 겟츠 걸] [단편소설집] [상처투성이 운동장] [러브] 외
단체소개 극단 적 - 2003년 새로운 형식의 공연탐구, 창작극의 개발을 목적으로 창단했다. 달란 토마스의 [밀크우드]를 각색 창단 공연했고, 기리쉬 카나드, 토마스 만, 최창렬 작가의 작품을 무대화했다. 2011년 재결성된 극단 적은 [말피] [복수자의 비극] [햄릿의 비극] [몰타의 유대인] 등 연극사적으로 중요한 르네상스시대 고전작품을 재해석, 현대화하여 무대에 올리면서 동시에[단편소설집] [네더] [4분 12초] [스켈레톤 크루] 등 현재적 이슈를 지닌 동시대 해외 화제작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수상
2025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연기상 수상 (곽지숙, 몰타의 유대인)
2025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작품상 노미네이트 (몰타의 유대인)
2024년 서울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및 대상 수상 (몰타의 유대인)
2023년 서울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무대미술상, 관객리뷰단상 (4분 12초)
2023년 한국연극지 선정 [올해의 공연 베스트 7] 수상 (4분 12초)
2019년 서울연극제 연기상 수상 (전국향, 단편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