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네 번째를 맞이한 혜화동1번지 7기동인의 2022 가을 페스티벌 “스트라이크”가 오는 10월 3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혜화동1번지 7기동인은 그동안 ‘중심에서 밀려난 주변’, ‘배척된 바깥의 것’을 끊임없이 ‘극장 안’으로 소환해, 그것을 극장과 연극의 중심에 두고 사유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2022 가을페스티벌 “스트라이크”는 약 4년간의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정리하고 비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첫 작품은 래빗홀씨어터의 <정희정>(구성 공동창작, 연출 윤혜숙)이다. 연극은 인터뷰를 통해 가상 인물인 길정희(60대, 母), 양희정(30대, 女)의 삶을 구체화하고,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이리저리로 위치하는 여성들의 흔들리는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젊은 시절 자녀를 양육하고, 자녀가 독립한 이후에는 생계를 위해 타인을 돌보는 일을 하며, 생애 마지막 시기에 자신이 양육했던 자녀로부터, 혹은 낯선 타인으로부터 돌봄 받는 '돌봄의 도돌이표'를 작품의 중심에 둔다. 동시에 돌봄에 엉켜있는 계급, 사회복지, 생명 윤리, 효 등 사회문화적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꺼내보고자 한다.

 

두 번째로 쿵짝 프로젝트의 <부유한 극장>(작/연출 임성현)을 선보인다. ‘흐려진 초심과 부유함을 지향하다 부유하게 된 나의 연극’을 통해 과잉이 축적된 과정을 돌아보고 비워보는 시도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그룹 쌍시옷의 < FBW > (작 박찬규, 연출 송정안)는 fun, friend, free라는 세 가지 가치를 표방하는 가상공간 'FBW'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FBW' 속 인물 8명의 현실 자아와 메타버스 안 캐릭터 간에는 피치 못할 간극이 있다. 이들은 주어진 픽셀로 된 브릭(brick)을 통해서 건축물과 도로 등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로컬을(블록block) 만들 수 있다. 현실 속의 불완전한 내가 현실을 벗어난 그곳에서 또 다른 불완전한 상대를 만나 그들만의 Fun, Friend, Free를 찾는다.

네 번째는 엘리펀트룸의 < GYM기일 >(작 김기일·박세련, 연출 박세련)이다. 김기일 연출이 배우로 출연하여 7기 동인 대표로 연단(무대)에 서기 위해 운동(헬스)을 시작한다. 근육을 만들고 정신을 수련하는 기일의 운동하는 모습은 기일의 '연극하기'와 이상하게 닮아 있다. 김기일 연출은 ‘김기일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연극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은 0set프로젝트의 <다음 이야기 - 사람> (구성/연출 신재)이다. 그동안 사건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연에 담아왔던 0set프로젝트는 공연이 그 사람들의 이야기 중 일부를 전하는 하나의 통로였다는 데 주목한다. 그리고 공연에서 만난 사람을 다시 찾아가 그의 ‘다음’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스트라이크"는 공연 외에 부대행사로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은 관객과 함께 4년간의 작업에 대한 소회, 소감을 주고받으며 7기동인 활동을 마무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연출가 동인제이다.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라는 극장 공간에서 연출가로서 저마다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동시대의 파장을 담아내고자 한다. 7기동인은 김기일, 송정안, 신재, 임성현, 윤혜숙(이하 연출가)으로 구성되었으며, 2019년부터 매년 ‘세월호’와 ‘가을페스티벌(주제 다름)’을 통해 주변의 것을 안으로 들여오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7기동인의 활동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