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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랑, 사랑! 사랑 [사람]

그렇다면 작은 것에서 사랑을 찾아보면 어떨까?

by 채혜인 에디터
2026.09.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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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박한 이 시대에도 사랑은 있을까’ 생각은 한다만 막상 나부터 회색도시에 사는 것처럼 요즘은 마음이 왠지 팍팍하다. 아마도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하기 때문인 걸까. 그렇다면 작은 것에서 사랑을 찾아보면 어떨까?

       

       

       

      인스타 팔로잉을 보면 사랑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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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잉 목록만 보면 사랑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때가 있다. 특히 팔로워 숫자보다도 월등히 많은 필로잉 계정의 숫자를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감도 안 온다. 무엇에 그렇게 관심이 많았을까. 뭔가에 마음이 끌렸을까.


      인스타그램에서 탄생한 여러 인플루언서들을 보면서도 사랑 기반의 인물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나본 적 없지만 그 사람의 일상을 궁금해하고, 진심으로 삶을 응원하고, 또 의지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든다. 기꺼이 그 사람을 알아가는 데 시간을 쓰는 게 사랑이 아니면 무얼지.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 표현하는 사랑. 사람들 모두가 조금씩 마음의 여력을 모아 만드는 사랑. 생각보다도 가까운 곳에 가볍게(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게)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자라온 시간 속의 어른들이 준 사랑이 떠오른다.


       

      나에게는 떠올리기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엄청난 흑역사가 있었다. 바로 ‘무지개니트 소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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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유치원생이었고, 그날은 엄마가 나 모르게 준비한 무지개니트를 입고 어린이집에 가야 했던 날이었다.

       

      문제는 내가 끔찍이도 변화를 싫어하는 극도로 보수적인 어린이였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튀는 걸 너무너무 싫어했다. 계획에도 없던 화려한 무지개니트를 입고 어린이집에 가야 했던 나는 집에서부터 울며불며 떼를 썼다. ‘가기 싫다고!’


      하지만 엄마는 나만큼이나 강단 있는 분이셨고, 결국 그 무지개니트를 입고 등원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문제는 울음을 진정할 새도 없었다는 것이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의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에 다녔던 나는 눈물콧물 범벅인 채로 엄마의 손에 이끌렸다. 평소보다 늦게 등원한 데다, 얼굴이 벌게져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나의 사연은 친구들의 어그로를 끌기에 충분했다. 안 그래도 주목받기 싫었는데 상황이 더더 나빠진 셈이다. 그래서 잊을 수가 없는 날이 되었다.


      오랜 시간 이것은 나의 흑역사일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뜬금없게도 그 때 샘물반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초점이 옮겨갔다. 아침 댓바람부터 입술을 내밀고 서럽게 울던 나를 마주한 선생님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지. 그 이유가 고작..! 한낱 무지개 니트 때문임을 아시고도 어떻게 그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잘 어울린다’고 따듯하게 일러주셨을지.


      사실 자세히 기억은 나진 않지만, 분명 선생님이라면 그랬을 것 같다. 그렇게 그날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다음부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로운 옷을 입고 어린이집에 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아마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그때의 어른들. 그리고 나의 작은 은인들.


      나의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했던, 삶의 길목에서 받았던 작은 말과 따듯한 마음들은 돌이켜 보니 모두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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