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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eview] 몸보다 먼저 굳어버리는 시선 - 알파
감염보다 빠르게 퍼지는 두려움과 낙인 속에서, 서로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려는 사랑을 그린다.
열세 살 알파의 팔에 새겨진 ‘A’. 의사인 엄마는 문신을 새긴 바늘이 딸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2주 동안 학교에는 소문이 퍼지고, 의학계가 아직 답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은 이미 알파를 감염자로 취급한다. 줄리아 뒤쿠르노의 〈알파〉가 포착하는 공포는 병의 증상만큼이나 빠르게 번지는 타인의
by
정충연 에디터
2026.09.23
리뷰
도서
[Review] 좋은 작품과 비싼 작품 사이, 그 둘을 이어온 사람들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좋은 작품과 시장을 어떻게 이어야 할지는, 앞으로 미술을 만들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풀어야 할 몫으로 남는다.
〈미라클 에디팅〉은 디에디트의 에디터들이 쓴 책이다. 이 책은 좋은 콘텐츠와 돈이 되는 콘텐츠가 다르다는 사실에서 멈추지 않는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대신, 좋은 콘텐츠가 돈이 되도록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리고 그 연결을 "에디터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미술에서는 누가 그 연결을 해왔을까. 이지윤 큐레이터의 〈세상에 순수한
by
오지영 에디터
2026.09.2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먹고사는 게 다여야 되겠습니까? [사람]
우리의 더 나은 풀칠을 위하여
풀칠러가 누구냐고? 입에 풀칠하는 사람들이지 뭐 뉴스레터 <풀칠>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첫 직장생활의 1년을 거의 마무리하던 11월 말이었다. 나는 지방의 한 중소 제조회사의 영업 사원이었고, 서울로부터 1박 2일의 중동 바이어를 “가이드” 하는 접대 출장을 다녀오는 KTX 길이었다. 나의 몸에서는 땀 냄새와 모든 일들을 “적절하게” 해 내지 못했다는 수
by
곽한별 에디터
2026.09.21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딸깍에 저항하기란 [사람]
이 시대에 우리의 저항력은 어떻게 키워지는가
“에이. 그거 그냥 지피티 딸깍했어.” 모 공모전에서 수상한 친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자 부끄럽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딸깍’하다. 요즘 대학가에서 “AI에게 대부분의 일을 맡겨 손쉽게 끝내다”를 표현할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무심하게 키보드 한 번 누르면 원하는 결과물이 눈앞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복잡한 공식부터 비유와 은유로 가득한 문학 작품까지
by
정영인 에디터
2026.09.18
리뷰
도서
[Review] 사람이 일구어가는 미술의 의의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정신을 깊이 체화하는 예술의 영역
미술에 대해 무지했던 나로서는, 미술의 가치는 영구히 보존되어, 미술의 변모라는 중요한 변곡점도 기존 주류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술의 가치는 철저하게 바래지 않고 유지될 지라도, 미술이라는 장르를 이끌고 널리 퍼뜨리는 주체는 지속적으로 탈바꿈되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미술의 주체가 ‘인간의 손'에서 '인간의 데이터와 알고리
by
정예진 에디터
2026.09.17
오피니언
만화
[Opinion]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만화]
그때의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어쩔 줄 몰랐다
비비안, 피스톨즈, 세븐스타, 연꽃. 나나가 좋아하는 것은 언제나 한결같아서 변덕쟁이인 제겐 그런 모습도 아주 멋지게 보였습니다. * 본 글은 만화, 애니메이션 <나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나>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인물의 동거 생활을 중심으로 20대 청춘의 고민, 연애, 욕망을 그려낸 애니메이션이다. 코마츠 나나는 유부남인 아사노와 연애
by
문아휘 에디터
2026.09.17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사표를 마음에 품고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음악]
가수 전소연의 '퇴사할게여'는 회사에서 탈출하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움직임을 찾는 과정을 일깨워주는 노래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퇴사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유명한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짤이 있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모습은 어느새 퇴사를 앞둔 직장인의 해방감을 대신 표현하는 이미지가 됐다. 마지막 출근을 마치고 단체 채팅방을 나서는 날, 이 짤
by
최아정 에디터
2026.09.1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필연 [사람]
내게 일어난 일은 내 인생에 모두 필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필연을 믿는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발생한 일들은 모두 어떤 이유가 있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지나온 사건들을 돌아볼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by
정서영 에디터
2026.09.17
리뷰
공연
[Review] 음악으로 채운 하나의 행성,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공연]
제각각의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각자의 행성을 찾아가는 경험, 사운드플래닛 페스티벌
홍대 라이브 공연장 롤링홀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처음 선보였던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이 올해 두 번째 막을 올렸다. 'My Sound, My Planet'이라는 슬로건 아래 9월 5일과 6일 이틀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총 5개의 실내외 스테이지에 70여 팀의 뮤지션이 올랐다. 라이브 공연장이 주최하는 페스티벌답게, 라이브 실력
by
권수현 에디터
2026.09.17
리뷰
공연
[Review] 음악이라는 행성에 침공한 우리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오직 음악만을 생각하며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아주 새로운 에너지를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음악이라는 새로운 행성: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우리는 왜 음악 앞에서 무방비해지는가. 삶의 궤도가 흔들리고 지칠 때마다 왜 약속이라도 한 듯 이어폰을 꽂고 음악 속으로 숨어드는가. 그리고 찬란하게 기쁜 순간에는 왜 기어코 리듬을 곁에 두고 온몸을 들썩이는가. 이 물음의 끝에서 나는 언제나 한 가지 결론에 닿는다. 음악은 단순한 소리의 집합이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1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자리를 내어주는 일 [도서]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를 통해 미술관과 전시장을 ‘누구의 자리인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처럼 보이는 전시장이 실제로는 문화자본과 접근성, 언어와 같은 보이지 않는 문턱을 지니고 있음을 살펴보며, 미술관의 환대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들어가며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2015)는 사회학자인 저자가 배제와 무시, 존엄이라는 문제를 '자리'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노숙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심지어 가족 안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오가며'사람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집요하게 되묻는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계속 미술관과 전시장을
by
김민주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지는 순간 [도서]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궁금해지는 사람의 마음
짧은 이야기 하나가 잊고 살았던 기억과 감각을 일깨울 때가 있다. 작가 김서해의 <라비우와 링과>는 그런 작품이었다. 단편소설이라 잠깐의 시간에도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의 분위기와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표지에 적힌 문구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내 외로움의 책임을 빠짐없이 묻고 싶어졌다.’ 문장을 읽자마자 사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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