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영원한 오늘에 머무를 때일까.
지지 않는 태양을 거름 삼아,
그림자를 모래 가닥에 하나하나 새기며 가시 사이를 걸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공기의 흐름을 이기고서,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자국을 내려놓았다.
색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때 나의 눈에 맺힌 것,
"꽃이다."
[illust by EUNU]
누구도 닿지 못했던 곳에 자리 잡고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
찬란한 열과 맑은 색을 지닌 그 꽃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바라고서 감히 이 세상에 뿌리내렸나.
나는 너에게 물을 줄 수 없는데.
다 메마른 줄 알았던 곳에서
새 생명을 어루만져 본다.
'멈췄던 사막이 다시 흐르고 있는 걸까?'
나의 물음에 내리쬐는 태양이 빛으로 답했다.
가만히 햇빛을 담고 있던 꽃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비로소 내일에 닿을 때
너의 세상에 해가 질 거야."
꽃과 그림자의 틈 사이로
작은 일렁임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