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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멎기전에700.JPG

[illust by EUNU]

 

 

'마지막 숨을 내쉬기도 전에, 갈기갈기 찢겨서 나를 잃어버린대도

나는 이 세상의 끝을 보고 말 거야.'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려 온 선인장이 바라던 것은

'포용' 그뿐이었다.

나의 가시를 두려워하지 않고서, 마주하는 것.

그리고 품속으로 반기는 것.

 

그를 꼭 끌어안자, 온전한 가시만 남은 채

응어리들은 이내 사그라졌다.

어쩌면 마지막 생명이었을지 모르는 그들마저,

내 품에서 사라져 갔다.


가시 사이의 비어버린 틈은 이제 작은 길이 되고,

거친 숨결은 그 핏자국 속으로 나를 이끈다.

 

공허하다.

틀림없이 이 사막은 죽어가고 있다.

텅 비어버린 이곳을 채울 수 있을까,

다시 삶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까.

 

저편에서 옅게 들려오는 색의 소리를 따라,

사막의 마지막 숨을 들이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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