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고 싶어 샘의 곁으로 손을 뻗었다.
우습게도 일렁일수록 별은 모습을 감출 뿐이었다.
더 이상 샘은 내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했다.
다시 다음으로 달아날 때인 듯했다.
[illust by EUNU]
나의 발끝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은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시작부터 놓여 있었을까, 펄쩍 뛰어올랐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가 올려놓았을까?
'저들은 저들의 처음을 기억할까?'
턱끝까지 차오른 물음을 겨우 삼켜냈다.
저 너머를 묻고 싶었는데, 너조차 반대편에 놓여있는걸.
"다시 혼자야. 이제 온전히 나의 몫이겠지."
그림자에 맺힌 가시를 툭, 툭, 떼어냈다.
금세 자라나 뒤덮이겠지만,
천장 아래서 무엇이라도 되고 싶어 품속에서 꿈틀댔다.
이내 그 욕망은 한 곳을 가리켰다.
"너를 탐해."
뭉툭히 깎아내린 선들이 서서히 날을 세운다.
얼룩진 가시들이 한 방향을 일제히 가로지르더니,
이내 땅과 하늘의 사이를 경계 지었다.
추락한다 해도, 바꿀 수 없다 해도,
나는 아마도 계속 쏘아 올릴 것이다.
뼈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