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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멎어버릴 것 같아.'


애초에 보지 말아야 했을 숨이었을까.

들이켜지 말아야 했을 눈물이었을까.


엊그제의 형상이 점점 흐릿해져 간다.

바깥세상의 그림자가 지워진다.

파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를 덥석 물고 삼킨다.


하염없이 세상으로부터 달아난다.

그들에게서, 그리고 내게서.



닿지 않는 곳700.JPG

[illust by EUNU]



억누른 숨이 점차 무거워진다.

어느새 거세던 파도조차 숨을 죽인다.


파도는 살며시 나를 내려놓고 살금살금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그마저 미궁 속으로 금세 빨려 들어간다.


'아, 이건 눈물이 빚은 무덤이로구나.'


빛도, 손길도 닿지 않는 가장 깊은 곳.

붙잡지 못해 추락한 숨들이 서로를 물고 늘어져

저마다의 비극을 맞고 있었다.

 

아까의 발길질로 생겨난 길부터,

한참을 고여 지낸 그늘 자국까지.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도록 뒤엉킨 채

그들은 영원한 머무름을 택했다.


'이곳에 정답이 있을까?

하지만 오래 머물 순 없어.'


그가 나의 숨까지 앗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거운 공기가 머무름을 재촉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영영 가루가 되기 직전에,

나는 단 한 마디만을 겨우 떠올렸다.


'살고 싶어.'


짓누르는 억압을 이기고 나를 일으켜 세운다.

자세를 고쳐잡고서 똑바로 마주 본다.


이내 새겨진 생각의 자국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갈 기세로

파도를 가른다.

파고든다.

그리고 기꺼이 헤맨다.




작가 태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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