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케스트라와 훵크(funk)는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음악처럼 느껴진다. 오케스트라는 수많은 음을 겹쳐 공간을 넓히고, 훵크는 단순한 화성의 빈틈에 리듬을 세운다. 하나가 웅장함을 향한다면 다른 하나는 짧고 명료한 움직임을 추구한다. 코리 웡(Cory Wong)의 앨범 [Starship Syncopation]은 두 음악을 같은 박자 위에서 흐르게 만든다. 작은 기타 스트로크가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움직이고, 50여 명의 연주자는 하나의 리듬을 위해 동시에 호흡한다.
코리 웡은 재즈와 훵크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 프로듀서다. 볼프팩(Vulfpeck)과 더 피어리스 플라이어즈(The Fearless Flyers)의 멤버로 이름을 알렸으며, 여러 솔로 앨범과 많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적인 훵크 기타의 형태를 꾸준히 제시해 왔다. 그의 연주는 긴 솔로나 강한 디스토션보다, 클린톤으로 잘게 나눈 16분음표와 뮤트 스트로크에 집중해 기타를 멜로디 악기인 동시에 하이햇이나 스네어처럼 리듬을 만들어내는 타악기로 활용한다. 또한, 화려한 독주보다 리듬과 앙상블에 무게를 두는 태도는 코리 웡의 긴 커리어를 관통하는 특징이다.
그의 음악은 관현악과 완전히 낯선 사이는 아니었다. 코리 웡은 2019년 네덜란드의 메트로폴 오케스트라와 공연했고, 이듬해 기존 곡을 관현악 편곡으로 재구성한 라이브 앨범 [Live in Amsterdam]을 발표했다. 당시의 협업이 이미 만들어진 음악을 오케스트라의 언어로 옮기는 과정이었다면, [Starship Syncopation]은 처음부터 밴드와 오케스트라의 공존을 전제로 만든 작품이다. 앨범 소개에서 코리 웡은 약 25곡의 데모를 만든 뒤 미니애폴리스에서 리듬 섹션을 녹음하고, 여러 편곡가와 함께 50여 명의 연주자가 들어갈 자리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도 관현악의 가능성을 탐색해 왔지만, 자신의 리듬 언어와 오케스트라를 앨범 전체에서 본격적으로 결합한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앨범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수많은 악기 편성을 구성하고도 음악이 무거워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기타 뒤에 웅장함을 덧붙이는 배경으로 머물지 않고, 리듬을 나누어 연주하는 또 하나의 밴드처럼 움직인다. 현악기와 관악기는 긴 음으로 공간을 채우다가도 짧은 악센트와 반복되는 프레이즈를 통해 그루브에 참여한다. 코리 웡의 기타가 리듬의 뼈대를 제시하면 각 악기군은 서로 다른 음역과 타이밍에서 그 움직임을 확장한다. 수십 명의 연주자가 같은 음을 크게 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의 박자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동명의 첫 트랙 ‘Starship Syncopation’은 앨범의 이러한 방향을 가장 분명하게 제시한다. 짧게 끊어지는 기타 스트로크가 곡의 중심을 잡고, 브라스와 현악기는 리듬의 강세를 번갈아 이어받는다. 오케스트라의 음량이 커지는 순간에도 기타와 리듬 섹션의 윤곽은 흐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거대한 편성 속에서 짧은 음과 쉼표가 더욱 선명해진다. 이 곡은 웅장함이 반드시 많은 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정확하게 배치된 작은 움직임 또한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음을 들려준다.
‘King Bozzi’와 ‘The Sorcerer’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사용하는 서로 다른 방식이 나타난다. ‘King Bozzi’는 기타와 현악기, 관악기가 하나의 테마를 차례로 이어받으며 합주의 밀도를 높이며, 샘 그린필드(Sam Greenfield)의 색소폰은 정교하게 정리된 편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백을 만든다. 반면 ‘The Sorcerer’는 피아노와 기타가 만드는 비교적 조용한 장면과 관악기의 묵직한 움직임을 교차한다. 같은 오케스트라를 사용하면서도 한 곡에서는 리듬의 추진력을, 다른 곡에서는 음색과 다이나믹의 대비를 강조한다.
앨범의 중심에 놓인 ‘305’는 치밀한 설계 안에 즉흥성이 살아 있는 곡이다. 인터뷰에서 코리 웡은 ‘305’가 마이애미의 훵크 퓨전 밴드 일렉트릭 키프(Electric Kif)의 즉흥적인 그루브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 위로 새로운 멜로디를 떠올린 뒤 직접 마이애미로 향해 곡의 나머지 부분을 함께 완성했다. 여기에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Chris Potter)가 참여해 두 번의 녹음 중 두 번째 솔로를 한 호흡으로 남겼다. 반복되는 리듬 섹션과 세밀하게 설계된 오케스트라 위로 색소폰의 긴 즉흥 연주가 흐르며, 계산된 구조와 순간적인 선택이 한 곡 안에서 공존한다.
마르티 피셔(Marti Fischer)와 함께 만든 ‘Burning’은 오케스트라를 훵크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곡이다. 초반부의 긴장감이 가득한 메인 테마를 지나 후반부에는 메트로폴 오케스트라의 관악기를 강조하기 위한 긴 섹션을 배치했다. 이 트랙에서는 한 명의 연주자가 전면에 나서는 솔로와 달리, 여러 관악기가 같은 리듬과 선율을 함께 연주하며 거대한 하나의 악기처럼 움직인다.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리듬을 압도하기보다 그루브의 힘을 증폭시키는 순간이다.
앨범 후반부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역할이 조금씩 달라진다. ‘Sell By Date’는 앞선 곡의 밝고 경쾌한 인상에서 벗어나 무게감 있는 저음과 긴장된 분위기를 보여주며, ‘Midwest Conquest’와 ‘Chateau’는 현악기와 피아노를 통해 한층 부드러운 흐름을 만든다. 코리 웡은 모든 곡을 같은 규모와 방식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곡이 필요로 하는 리듬과 정서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밀도를 조절하며 앨범 전체의 속도를 유연하게 바꾼다.
마지막 트랙 ‘Quotidian Fields’에 이르면 빠르게 쪼개지던 리듬은 넓고 긴 호흡으로 변한다. 피아노에서 시작한 곡은 현악기와 리듬 섹션을 차례로 불러들이며 천천히 규모를 넓힌다. 앞선 곡들이 정밀한 박자 안에서 수십 명의 연주자를 움직였다면, 이 곡은 여러 악기가 함께 만들어내는 하나의 긴 흐름에 집중한다. 앨범은 더 빠르고 강한 연주로 끝을 맺는 대신, 충분히 확장된 오케스트라의 여운 속에서 비행을 마친다.
인터뷰에서 코리 웡은 오케스트라와의 녹음을 수많은 연주자의 심장이 한 공간에서 함께 움직이며, 모두가 한순간에 연주를 맞춰야 하는 경험으로 설명했다. 그 말은 [Starship Syncopation]의 매력을 정확하게 가리킨다. 컴퓨터로 정렬된 소리의 정확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연주자가 귀를 기울이고 같은 순간을 선택할 때 생기는 인간적인 정밀함이다. 완벽하게 맞물린 합주는 차갑기보다 뜨겁고, 복잡한 편곡은 연주자를 가두기보다 더 넓은 자유를 만든다.
우주선은 한 사람의 힘으로 날지 않는다. 수많은 부품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정확한 시간에 움직일 때 비로소 거대한 몸체가 궤도에 오른다. [Starship Syncopation]도 마찬가지다. 코리 웡의 짧은 기타 스트로크, 리듬 섹션의 단단한 반복, 현악과 관악의 세밀한 악센트는 서로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거대한 우주를 움직이는 작은 리듬을 듣고 싶다면, 코리 웡의 [Starship Syncopation]에 탑승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