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이 카제는 일본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니스트로, 재즈와 알앤비를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아왔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재즈 피아노를 배우며 자란 그는 재즈의 화성과 즉흥적 감각을 흡수해 알앤비와 팝의 색채를 덧입히며 자신만의 음악을 완성해 갔다.
2020년 첫 앨범 [HELP EVER HURT NEVER]는 단순히 뛰어난 연주자를 넘어, 곡을 쓰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임을 각인시켰다. 이후 ‘Kirari’ 같은 곡은 광고를 통해 대중적 매력까지 드러냈고, 1집 수록곡 ‘Shinunoga E-Wa’는 틱톡에서 역주행하며 그를 세계 무대로 이끌었다.
후지이 카제는 재즈와 알앤비라는 뿌리를 바탕으로, 팝의 멜로디 감각과 감정 전달력을 놓치지 않는 아티스트다. 일본에서의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더 넓은 청중에게 다가가려는 방향성을 품어왔다.
2025년, 그는 처음으로 전곡 영어로 된 앨범 [Prema]를 발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모국어에서는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느 정도 다 했다”라고 밝히며 영어 앨범을 결심했다고 한다. 세계 투어와 글로벌 인기를 경험한 뒤, 더 많은 사람과 직접 연결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택한 것이다.
후지이 카제는 이번 앨범에서 다양한 프로듀서와 협업했다. 특히 그는 이번 앨범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 프로듀서 250을 선택했다. 두 사람은 제주도의 스튜디오에서 함께 머물며 전곡을 다듬었다. 250의 과거의 사운드를 탐구하는 프로듀싱은 이번 앨범 사운드의 핵심이 되었다.
앨범의 첫 곡 ‘Casket Girl’은 미니멀한 편곡으로 시작한다. 피아노와 보컬 중심의 구성은 카제의 본질적인 색채를 드러내며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설정한다. 재즈적 화성과 소울풀한 보컬이 어우러지며 단순한 팝을 넘어서는 깊이를 암시한다.
‘Hachikō’는 리드 싱글이자 앨범의 대표 곡이다. 곡에는 “I’ll be waiting right here, at Shibuya station, ハチ公のように (like Hachikō)”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영어와 일본어가 교차하는 이 구절은 글로벌 무대와 자신의 뿌리를 동시에 포용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Love Like This’는 두 번째 싱글이다. 80년대 팝을 연상시키는 리듬과 신스가 돋보이며, “I’ll never find another love like this”라는 직설적인 훅이 곡의 메시지를 명확히 잡아준다. 일본어 노래에서 흔히 쓰이는 은유적 표현 대신, 영어 특유의 솔직한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를 통해 카제가 언어를 바꾸며 감정 표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You’는 앨범에서 서정성이 가장 뚜렷한 곡이다. 피아노와 보컬이 곡 전체를 이끌며 담백한 감정을 전달한다. Greg Kurstin의 프로듀싱은 보컬의 호흡과 피아노의 여운을 한층 부드럽게 다듬어 곡의 깊이를 더한다.
앨범 제목 [Prema]는 무조건적이고 숭고한 사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카제는 데뷔 때부터 “사랑하라, 상처 주지 말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이 주제를 영어로 풀어내며 언어와 문화의 벽을 넘는 보편적 울림을 추구한다. 단순한 연애 감정의 노래가 아니라, 인간이 서로를 대할 때 필요한 존중과 헌신, 그리고 내면을 회복시키는 힘에 대한 이야기다.
[Prema]는 후지이 카제가 걸어온 여정의 연장선이자 동시에 확장의 선언이다. 재즈와 알앤비라는 뿌리, 팝의 직관적 매력, 그리고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가 하나로 어우러져 세계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사랑의 노래가 완성됐다. 카제가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은 분명하다.
언어와 국적을 넘어, 사랑은 결국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