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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낯선 행성에 착륙하는 법 - 2026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공연]

서툰 궤도 진입기

by 오지영 에디터
2026.09.16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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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의 슬로건 "My Sound, My Planet". 서로 다른 음악들이 모여 하나의 행성을 이룬다는 문구다.

       

      페스티벌이 처음인 사람이 이 행성에 도착해 적응해가는 궤적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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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타임라인

       

       


      착륙, 표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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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던 사이, 바로 옆 야외 무대에서는 크라잉넛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함성과 리듬 속에서, 슬램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는 걸 소리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직 어느 세계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남의 행성이 신나게 돌아가는 소리만 담장 너머로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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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디(KARDI)

       

       

      기다림 끝에 공연장에 드디어 입장했다.

       

      처음 들었던 아티스트는 카디(KARDI). 카디의 음악을 자주 들어온 건 아니지만, 라이브로 한 번 듣고 싶어서 미리 몇 곡을 예습해 두었다. 실내 공간을 채운 사운드는 강렬했다. 붉은 조명 아래에서 그 강렬함은 한층 더 날카롭게 들렸다. 사람들은 그 사운드에 맞춰 몸을 흔들며 환호했지만, 예습까지 마치고 온 나는 정작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채였다.

       

      준비를 해왔는데도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게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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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MOPHILA(네모필라)

       

       

      NEMOPHILA(네모필라, JP)는 이번 페스티벌로 처음 알게 된 밴드다. 헤비메탈 장르를 라이브로 듣는 것도 처음이었다. 악기와 보컬로 꽉 찬 무대였다. 곡을 몰랐다는 점, 그리고 애초에 취향에 맞는 장르가 아니었다는 점이 겹치면서, 사람들이 그 사운드 안에서 즐기는 동안 나는 그 안에 섞이지 못했다.

       

       

       

      문턱을 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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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리필터

       

       

      드디어 내가 잘 아는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바로 체리필터였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부른 모든 곡을 알지는 못했지만, ‘오리 날다’, ‘낭만 고양이’ 같은 아는 곡들에서는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고,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는 모르는 곡들까지 감상하며 반응할 수 있었다.

       

      최애 밴드도 아니고 그저 "아는 곡이 몇 개 있는" 정도의 익숙함이었는데, 그 작은 익숙함 하나가 무대 전체를 향한 태도를 바꿔놓았다.

       

       

       

      궤도 위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김치말이국수를 먹으며 충전했다. 왜냐하면 국카스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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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카스텐

       

       

      2022년 콘서트 이후 오랜만에 라이브로 듣는 무대였다. 헤드라이너로 등장한 이들은 3집 수록곡을 시작으로 1집, 2집의 초창기 곡들까지 들려주었다.

       

      공연 초반에는 여전히 조금 어색했지만, 점점 무대에 빠져들면서 어느 순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반응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체리필터에서 들어선 궤도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를 만나 최대치로 커지는 순간이었다.


      사운드 플래닛의 마지막 무대는 ZUTOMAYO(즛토마요, JP). 이전 내한 때 인스타그램에서 유독 많이 보였던 후기들 때문에, 어떤 아티스트이길래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궁금해서 무대를 지켜보기로 했다.

       

      정교하게 짜인 편곡과 화려한 연주, 탄탄한 라이브 실력이 인상적이었다. 몇몇 곡은 가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지만, 귀를 사로잡는 부분들을 마음속으로 기록해가며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적어도 내 눈에 비친 주변 관객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낯선 아티스트 앞에서도 더 이상 얼어붙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이 마지막 무대가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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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중 하루, 이 행성 위에서 내가 그린 궤적은 이랬다.

       

      카디와 네모필라 앞에서는 아무 궤도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겉돌았고, 체리필터에서 아주 작은 좌표 하나를 발판 삼아 처음으로 궤도에 들어섰으며, 국카스텐에서 그 궤도가 가장 크게 확장되었고, 즛토마요 앞에서는 낯섦에도 불구하고 그 궤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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