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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아버지의 아들로 돌아가며, Daniel Ceasar - Son of Spergy [음악]

아버지를 향한 종교적 고백

by 김용준 에디터
2025.12.0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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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난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아버지를 기억하고, 때로는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독립된 성장에는 자신이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우리가 누구의 자식이었는가를 돌아보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니엘 시저의 새 앨범 [Son of Spergy]는 그 회귀의 순간을 음악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Spergy'는 그의 아버지의 별명이다. 아티스트가 앨범 제목을 아버지의 이름에서 가져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작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음악이 개인의 고백이 되는 순간은 많지만, 직접적인 대상과 관계를 호출하는 작품은 흔치 않다. 시저는 인터뷰에서 "종교에 대한 이야기지만, 더 정확히는 아버지에 대한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 앨범은 목사이자 가스펠 싱어인 아버지에게 보내는 긴 편지이자, 그를 닮아가는 자신에게 쓰는 고백이다.

 

시저의 커리어는 언제나 내면의 고백과 맞닿아 있었다. 젊은 사랑과 용서를 다룬 [Freudian], 죽음과 영성의 주제를 탐구한 [Case Study 01]을 지나서, [Son of Spergy]는 훨씬 깊고 조용한 내면을 바라본다.

 

이번 앨범은 시저의 성장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주변 친구들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보며, 그는 앞으로의 삶과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저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과정은 아버지를 지나고서는 답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시저는 앨범을 통해 성장 과정에서 주어진 아버지와 신앙에 대해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봤다.

 

[Son of Spergy]는 시저 특유의 기타를 활용한 송라이팅을 기반으로 알앤비와 가스펠의 사운드를 엮었다. 앨범의 문을 여는 'Rain Down'은 그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드러낸다. 곡은 조용한 피아노가 천천히 공간을 채우더니, 가스펠 콰이어가 문을 여는 듯한 울림으로 확장된다. 샴파(Sampha)가 얹는 섬세한 팔세토는 기도문 같은 가사를 통해 일종의 영적 선언문으로 완성된다. 앨범의 첫 장면이 찬가로 시작된다는 사실은, 이 작품이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를 거의 명확하게 선언한다.

 

'Who Knows'는 시저의 전작들과 닮아 있으면서도, 조금 더 내밀하고 성숙한 무드를 담고 있다. 투박한 기타 스트럼은 여유롭게 흘러가고, 시저는 멜로디 사이의 여백을 남기며 노래한다. 가사는 사랑 앞에서 확신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머뭇거린다. 자신의 마음이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다는 표현으로 불확실한 감정과 자기를 낮추는 태도는 시저 특유의 솔직하고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드러낸다.

 

본 이베어(Bon Iver)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Moon'은 개성이 강한 두 아티스트의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조합을 보여준다. 본 이베어 특유의 공간감 가득한 보컬 레이어와 포크의 따뜻함은 시저의 가스펠 편곡과 조심스럽게 맞물린다. 곡은 마치 한밤의 산책길처럼 조용하게 흐르며, 피아노는 물가에 비추는 달빛처럼 반짝인다. 이 곡은 평화로운 분위기 위에서 시저가 던져온 오래된 신앙적 질문을 되묻는다.

 

' Touching God'은 앨범에서 가장 고백적인 순간에 가깝다. 조용한 기타의 아르페지오 위에서 시저는 매우 개인적인 고백을 시작한다. 점차 강해지는 보컬과 함께,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와 예바(Yebba)의 영적인 보컬은 비어 있는 예배당 같은 공간을 만든다. 쏟아지는 시저의 호소는 들리지 않는 신에게 말을 건네는 행위로 끝나며, 직접적인 기도문으로 이어지는 가스펠 아웃트로를 통해 내면의 신앙과 갈등을 드러낸다.

 

마지막 트랙 'Sins of the Father'는 앨범을 관통하는 모든 테마가 모여 정리된다. 콰이어가 다시 등장하고, 스트링과 드럼이 긴 러닝타임 위에서 겹겹이 쌓인다. 시저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상처와 유산을 동시에 바라본다. 곡의 제목처럼 그는 물려받은 상처를 인정하면서도, 그 고리를 끊기 위한 노래를 부른다. 곡의 엔딩에서 들리는 본 이베어의 목소리는 마치 회고의 길 끝에서 건네는 위로처럼 스며든다. 시저는 다시 한 번 아버지를 닮은 자신을 인정하며, 그 이름을 새로운 의미로 제시한다.

 

[Son of Spergy]는 한 아티스트의 자전적인 앨범을 넘어, 한 남자가 자신의 근원과 마주하며 자신을 구성해 온 조각들을 다시 정렬하는 과정이다. 시저는 이 앨범을 통해 더 이상 사랑의 상처나 관계의 혼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마음의 가장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가 남아 있던 이름을 다시 불러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받아들임으로써 앞으로의 길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이 앨범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부모를 이해하려 하고, 때로는 그 이름에서 도망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젠가 성장의 어느 순간에는, 그 이름을 다시 바라보고 돌아가는 시간이 찾아온다.

 

[Son of Spergy]는 그 시간을 음악으로 담아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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