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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음악은 그때로 돌아가는 방법 [음악]

고삼의 기억을 다시 꺼내게 하는 다섯 곡

by 김희정 에디터
2026.09.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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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콧잔등이 왠지 시큰해지는 기분이 든다. 푸르스름한 새벽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고삼 때가 떠오른다.

       

      고삼 시절은 왠지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대입은 선택의 기로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나의 첫 번째 순간일 것이다. 나는 왜 대학에 가야 하는가부터 시작해서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보았던 그때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불안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고, 노래를 듣다가 청승맞게 혼자 운 적도 있다.

       

      그때 들었던 곡들은 지금 들어도 그 순간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어떤 상황에서 이 곡을 들었는지,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전부 떠오른다. 참 신기하다. 음악이 가진 힘은 향기가 가진 힘과도 비슷한 것 같다.

       

      이 시기에 데이식스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다. 내 고삼 시절을 전부 데이식스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밴드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도 데이식스 때문이다. 데이식스 노래를 들으면서 악기 소리로 꽉 찬 밴드 음악의 매력에 푹 빠졌고, 자소서를 쓰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늘 함께 들었다.

       

      그래서 수능 냄새가 불어오는 9월 중순, 내가 고삼 때 들었던 데이식스의 음악을 몇 가지 소개해 보려 한다.

       

       

       

      쏟아진다


       

       

       

      ‘쏟아진다’는 지금도 데이식스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제목처럼 별이 나에게로 무한히 쏟아지는 듯한 곡이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네가 나에게로 쏟아진다’고 표현한 것이 좋다.

       

      이 곡은 신디 소리가 특히 좋다. 음이 하나씩 쌓이다가 클라이맥스에서 터지는 듯한 느낌이 곡의 분위기를 정말 잘 살려준다. 그리고 둥둥 울리는 드럼 소리를 듣고 있으면 심장이 터질 것같이 벅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사실 이 곡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너무 좋아서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어느 부분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좋은지 설명조차 잘되지 않는다. 그냥 너무 좋다.

       

      고삼 때는 입시 스트레스를 친구와 같이 노래방에 가는 것으로 풀었는데, 데이식스를 좋아하는 친구와 맨날 이 곡을 불렀던 기억이 난다. ‘쏟아진다’는 들을 때도 좋지만, 직접 불렀을 때의 도파민도 상당하다.

       

       

       

      남겨둘게


       

       

       

      전주의 일렉기타 소리부터 심장을 울리는 곡이다. 난 제이팝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남겨둘게’는 데이식스 노래 중에서 특히 일본 느낌이 많이 난다. 영화 <너의 이름>처럼 유성우가 쏟아지는 밤하늘이 떠오르기도 한다. ‘남겨둘게’는 도입부 영케이 목소리가 정말 좋다. 청량하고 시원한 보컬과 곡의 분위기가 정말 잘 어울리고, 목소리만으로 쏟아지는 별들이 연상된다.

       

      데이식스의 노래들은 가을과 참 잘 어울린다. 특히 매달 신곡을 발표했던 ‘Every DAY6 프로젝트’ 때의 곡들은 듣기만 해도 쌀쌀한 가을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아무래도 수능쯤 들었던 곡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렇더라고요


       

       

       

      고삼 입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시절, 방에서 혼자 면접을 준비하다가 이 곡을 듣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많이 힘들었던 하루였죠

      그댈 보는 내 가슴이 아리네요

      지친 그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오로지

      곁에 있어 주는 것밖에 못 해 미안해요
       

       

      첫 소절부터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힘들 때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는다는 걸 처음으로 경험했던 것 같다.


      사실 고삼 때의 스트레스는 공부 자체가 힘들어서라기보다, 막연한 불안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하고,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고, 모든 것이 불안정하게 느껴져 매일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랬던 시기에 들었던 데이식스 노래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다 괜찮아질 거야, 다 지나갈 거야라며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렇더라고요’는 요즘에 들어도 그때가 떠올라 기분이 묘하다.

       


       

      행운을 빌어줘


       

       

       

      대학교 면접을 갈 때마다 차에서 들었던 곡이다. 나는 오전 시간대에 면접을 봤기 때문에 늘 새벽에 집에서 나왔다. 해도 뜨지 않은 어둑한 새벽에 차를 타고 면접 질문지를 달달 외우며 원필의 ‘행운을 빌어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자 이제는 기나긴 모험을 시작할 시간

      준비했던 짐을 메고 현관문을 열 시간

      정이 들었던 집을 등지고서

      익숙한 이 동네를 벗어나서

      내 발 앞에 그려진 출발선

      이젠 딛고 나아갈 그때가 된 거야

       

       

      가사도 대학교라는 출발선을 앞둔 나에게 꼭 맞았다. 무언가 새로 시작된다는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면접을 보러 갈 때면 ‘떨어지면 어떡하지?’, ‘말을 제대로 못 하면 어떡하지?’하는 갖가지 불안감에 늘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럴 때 ‘행운을 빌어줘’를 들으며 주문처럼 나에게 되뇌었던 것 같다. 나에겐 행운만이 가득할 것이라고, 내가 걸어가는 길은 다 잘될 거라고 말이다.

       

       

       

      Best Part


       

       

       

      이 노래도 가사가 좋아서 정말 많이 들었다.


       

      나에게 쥐어지는 매일이

      Gonna be my

      Best part

      한순간도 나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없지 않아

      언제가 끝일지 모르는 지금이

      Best part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가 모두 소중한 순간이고, 단 한 순간도 의미 없는 날이 없다는 메시지가 좋다. 왠지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나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을 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노래다.

       

      언제나 완벽할 필요는 없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으면 그만이니까. 데이식스의 노래는 늘 우리에게 좋은 메시지를 건네는 것 같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고삼 때 들어서 그런지 더더욱 와닿았다.

       

      *


      이렇게 고삼 때 열심히 들었던 데이식스의 노래들을 다시 꺼내봤다.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음악을 다시 꺼내 들어보니 왠지 기분이 묘하다. 쌀쌀한 바람과 함께 코끝이 시큰해지는 이 계절에, 그때의 데이식스 음악을 다시 플레이리스트에 하나둘 추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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