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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뒤돌아보지 않아.”


살점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른 채로,

내일이라 여기는 곳에 겁 없이 칼날을 쏘아댔다.


궤도 없이 쏘아 올린 탓일까,

아니면 바닥에서 출발한 탓일까.


“처음부터 날아오를 수 없었던 거야.”


포물선의 끝을 알면서도 손 쓸 수 없음에

질끈 눈을 감았다.


‘눈 감아도 우리의 내일이 앞에 선하구나.’



낙하 700.JPG

[illust by EUNU]

 


어지러이 낙하,

기세 좋게 뛰어오르던 그림자가

하염없이 곤두박질친다.


“내가 먼저 겨누었으니까”


어지러이 낙하,

화살은 겉에 놓인 것 무엇이든 찔러댔다.

일구어낸 것들은 날 선 말들에 무뎌져만 갔다.


“내가 멋대로 바라본 천장이라”

 

어지러이 낙하,

멀리서 흩날려 온 붉은 빛에

심장 속 가시를 움츠린다.


“다 미어지고 말 거야.”


또다시 그 화살, 어지러이 낙하

아, 이번엔 감히 무엇을 옥죄려 드나

달콤했던 꽃향기 품은 채 고향에 안긴다.

 

 

 

작가 태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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