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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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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EUNU]



파도 소리가 온 진실인 줄 알던 때였다.

물살에 철썩이다 보면 어느새 방향은 없던 것이 되고

휩쓸려 남은 그곳이 곧 오늘의 형상이었다.


네가 품은 것이 궁금해서 파도의 기억을 어루만질 때마다

너는 그리도 매정하게 굴었다.

붙잡으려 하면 부서져 내리고, 쌓아 올리면 굴러떨어졌다.


덮어놓은 어제에 부딪혀 바스러지다

이내 그의 속삭임으로 나를 감싼다.


모든 것이 멀어져간다.

 점점 이 세상도 아득해진다.

잡히는 물결 하나 없어 나를 그에게 뉘어준다.

 

이젠 바다조차 높이 떠오른 채 희미해져 가는 빛을 뿌린다.

이름 모를 저 아지랑이들은 답을 알고 있을까.

 

'말 걸고 싶어도

뱉을 수 있는 건 숨 한 방울뿐인걸.'

 

게워낼 수 없어 눈물로 외친다.

이참에 맨바닥까지 내려가 보는 거야.

그곳에 무엇이 있든, 똑바로 마주 보는 거야.


지금부턴 계속 추락하는 거야,

머금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네가 누구였는지조차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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