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별바라기] 2. 선인장

끝내 괴물이 되어버린 너를

by 박가은 에디터
2024.09.17 14:56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선인장700.JPG

      [illust by EUNU]

       

       

      이제 진정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그림자가 되어 나를 가로막은 것은 선인장이었다.

       

      몸을 한껏 치켜세우며,

      다가오지 말라는 듯 가시를 곤두세운 모습들.

       

      도망치는 법밖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곳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서로를 겨누는 것뿐이었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 곪아 터져버린 나의 흉터는

      끝내 괴물이 되었다.

       

      이들은 이제 나를 내려다볼 만큼 거대해져

      영원한 도피를 택한 사막을 지킨다.

       

      그들의 철저히 계산된 뒤엉킴은

      이곳을 더 기이하게 재단한다.

       

      한 치 앞도 나를 내다볼 수 없도록.

       

      '너를 피해 여기에 왔는데,

      여전히 너는 내 앞을 막아 세우는구나.'

       

      선인장은 날 반기지 않는다.

      아니, 나를 반길 수 없다.

       

       

       

      작가 태그.JPG

       

       

      이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박가은이 에디터의 다른 글 보기
      은하수를 유영하는 별

      박가은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까막별] 깎아내며 성장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윤하만의 위로
      2. 02 [Project 당신] 왼손으로 그려낸 별 하나와, 고요한 삶을 변주하는 일
      3. 03 [Project 당신]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웃기고 있네 [버킷리스트]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