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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을따라700.JPG

[illust by EUNU]

 

 

서늘한 밤공기가 나의 코끝을 스쳤다.

 

샘을 간지럽히던 그림자와 사막의 일렁임이 멈추었다.

그 빈자리는 곧 작은 불빛들로 채워졌다.

손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쏟아질 듯 아름다운 광경,

온전히 눈동자에 머금어 담아 본다.

 

"정말로 내일이 밝았어."

 

꽃의 주변으로 별가루가 흩날렸다.

수많은 별 사이 피운 꽃잎에

별의 조각들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태양 빛을 매번 등지던 넌, 별꽃이었구나.

 

"저기에 닿으면, 정말 너처럼 색을 가질 수 있어?"

그림자가 머물던 자리를 흘기며 꽃에게 물었다.

 

"오랜 밤을 견디어 낼 자신이 있다면."

 

언젠가 별꽃이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있다.

낮에는 태양 빛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어둑한 밤이 되면 그를 배경 삼아 빛나는 별의 이야기.

 

멀리서는 그저 점에 불과한 작은 불빛이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을 스스로 태우며 빛나고 있다고.

 

캄캄한 밤을 얼마나 지날지 알 수 없지만,

단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나는 태양이 될 수 없다.

 

태양이 될 수 없다면,

"그 끝이 핏빛일지라도, 널 따라가 볼래."

거슬러 밤으로 날아가 볼까.

 

 

 

작가 태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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