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것을 - 양귀자 [도서/문학]

금지된 것을 소망한다는 것

by 이수민 에디터
2026.09.10 14:04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20260909003651_fsfslkdb.jpg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사랑과 욕망, 자유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강민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며, 그것을 얻기 위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통념을 거침없이 넘나든다.


      특히 이 작품은 제목부터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에는 왜 ‘금지된 것’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일까. 누가 무엇을 금지하고, 무엇을 소망해도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일까. 1992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당시의 사회적 통념 속에서 쉽게 이야기되지 않았던 여성의 욕망과 주체적인 선택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스스로 신화적 의미를 부여하는 주인공 강민주


       

      소설의 주인공 강민주는 자신의 삶과 욕망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백승하를 납치하고, 그를 자신의 공간에 가둔 채 이야기를 시작한다.


      강민주의 행동은 분명 쉽게 이해하거나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작품은 그녀를 단순히 비정상적이거나 잘못된 인물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왜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무엇을 소망하고 있었는지를 따라가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강민주의 행동 자체보다 그녀가 가진 강한 확신과 마주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나의 욕망인가.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 선택의 끝에는 무엇이 남는가.


      강민주는 자신에게 남들과는 다른 능력이 있다고 믿으며, 자신을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녀의 행동에는 망설임이나 의심보다 강한 확신이 앞선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금지된 것’은 단순히 사회적 규범을 벗어난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은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던 욕망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까지 포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상 깊었던 문장



       

      “삶이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절망의 텍스트다.

        나는 오늘 이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텍스트 자체를 거부하였다.

       나는 텍스트 다음에 있었고 모든 인간은 텍스트 이전에 있었다.

       

        나는 운명을 거부한다. 절망의 텍스트는 그러므로 나의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것이다.”

       

       

      “삶은 곡예다.

       삶이란 아무리 다른 수식을 달아도 인수분해를 해버리면 곡예의 곱하기 또 곱하기인 것이다.

       

       누구의 삶도 분해할 수 있다.

       외줄타기의 곡예사가 외줄과 대결하듯이 인간도 삶의 외줄과 대결한다.”

       

       

      책 속 문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운명을 거부한다’는 표현이었다.

       

      삶을 이미 정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선택을 만들어가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졌다.

       

      삶을 ‘곡예’에 비유한 것도 신선했다. 외줄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곡예사처럼 인간 역시 정해진 답이 없는 삶 속에서 끊임없이 선택하고 흔들리며 살아간다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모든 금지된 것은 유혹이고 아름다움이다. 죽음조차도.”
       

       

      ‘금지된 것’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 문장이다. 하지 말라고 할수록 더 궁금해지고, 가질 수 없다고 할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인간의 욕망을 짧은 문장 안에 담아낸 것처럼 느껴졌다.

       

       


      작가의 말


       

      zDPaid-Duxxb7Ou137R4sAgnN_0ZfN5-lqy6YD8PsZdbuNsFpkJ8YVNY3sz7s2sA_GBtK6Dv0a6vcFh4KQ8XBg.jpg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지속되는 삶의 궤도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커브를 도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소설이 커브를 결심한 모든 이에게, 잠시라도 힘이 되었길 바란다.”

       

      - 양귀자

       

       

      삶이 언제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익숙하다는 이유로 계속 걸어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 흐름을 멈추고 다른 방향으로 커브를 도는 일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

      강민주의 모든 선택에 공감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남들과는 다른 능력이 주어진 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으며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이 강민주라는 인물을 더욱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읽으며 현재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기대나 사회가 만들어놓은 기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어느 순간부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무엇이 더 괜찮은 선택인지를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기준과 선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수민 TAG.jpg

       

       

      이수민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이건 비밀인데, 우린 가족이야 - 어느가족 [영화]
      2. 02 [Opinion] 세 개의 소설, 세 개의 악 [도서/문학]
      3. 03 [Opinion] 지금 더 사랑해야하는 이유 - 이프 온리 [영화]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