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플레이리스트를 둘러보다가 ‘Home’이라는 같은 제목의 즐겨 듣는 음악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히 좋아하는 가수의 곡이라서 선택한 것도 있었고, 가사가 마음에 들어 자주 듣게 된 곡도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쩌면 필자는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의미 자체를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서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등을 막고 그 안에 들어가 살기 위해 지은 건물’, 혹은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집안’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집’이라는 단어는 이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집을 ‘안식처’, 즉 편히 쉬는 곳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집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심리적·신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장소라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함께 살아가는 사랑하는 가족과 반려동물까지 포함하는 개념에 가깝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집’과 관련된 단어 표현이 바로 ‘본가’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보통 ‘부모님의 집’이라는 표현보다 ‘본가’라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 사전적으로 본가는 ‘본래 살던 집’ 또는 ‘잠시 따로 나와 사는 사람이 가족들이 살아가는 중심이 되는 집을 이르는 말’을 뜻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꽤 흥미로운 표현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부모님이 이사를 하시는 경우도 존재해 더 이상 본래 살던 집이 아니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부모님의 집’보다 ‘본가’라는 표현을 더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아마 ‘부모님의 집’이라는 표현보다 ‘본가’라는 단어에는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움, 그리고 가족 간의 애정이 스며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때문이 아닐까.
플레이리스트 #1. Michael Buble - Home
But I wanna go home, mmm
May be surrounded by
A million people I
Still feel all alone
Just wanna go home
Oh, I miss you, you know
...
- Michael Buble < Home > 중
플레이리스트 #2. 로이킴 – Home
화려한 불빛들 그리고 바쁜 일상들 뒤에 숨겨진 초라한 너의 뒷모습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너의 무거운 어깨를 위해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엇지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늘 여기로 오면 돼
...
- 로이킴 < Home > 중
플레이리스트 #3. Charlie Puth - Home ( feat. Hikaru Utada )
Ooh, don't you know
That you're the one who makes this house a home? (house a home)
And so, when you go (When you go)
It feels so cold without the soul
You're the one who makes this house a home
...
- Charlie Puth < Home ( feat. Hikaru Utada )> 중
플레이리스트 #4. 박효신 – Home
구름 위를 걷는 거야
불확실한 삶을 살아간다는 건
우리가 걸어나갈 한 걸음 한 걸음
날 잡고 있는 그 손을 놓지 않을 거야
And I fly high
I'm in sky high
너를 안고서
And I'm so alive,
seems like I belong here
나의 세상은 너, 너의 세상은 나인 거야
...
- 박효신 < Home > 중
플레이리스트 #5. 김윤아 – Going Home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 밖에.
...
- 김윤아 < Going Home > 중
필자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5곡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두 닮아 있다.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공간,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 반려동물들의 응원은 언제나 든든한 안식처이자 집이 되어준다. 지금은 비록 그곳과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되돌아갈 것이며, 이러한 안정감 속에서 내일의 나는 한 걸음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이런 메시지 때문인지, 집을 떠나 있거나 다시 집으로 향할 때 이 곡들을 자주 들었다. 일이나 공부를 마치고 지친 몸으로 돌아가던 순간에는 위로를 얻기 위해, 반대로 일터나 학교로 나서며 “오늘도 나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으니 힘을 내야지”라는 다짐을 하기 위해 이 노래들을 들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모두 저마다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휴식이 되는 공간을 떠올리며, 이 노래들이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
윤재현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저는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편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집은 안전하다’라는 마음 때문이더라고요. 누군가의 판단이나 평가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공간이라고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본가에 다녀왔는데요. 자취방과는 또 다르게,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물론 본가는… 적당한 거리와 시간을 두고 다녀와야 가장 힐링이 되는 것 같지만요.ㅎㅎ
이를 키워드로 재현 님이 평소 자주 들으시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 주신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보통 음악은 그날그날에 따라 그냥 손이 가는 대로 혹은 끌리는 대로 툭 하고 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이번 글을 통해 재현 님은 자신의 무의식중에 자리한 '집'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
저는 오늘 소개해 주신 곡 중에 김윤아 님의 노래가 특히 당기네요. 한번 들어보면서 저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도 슬쩍 정리해 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