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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자기소개를 한다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나를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과한 것 같고, 너무 적게 이야기하면 나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늘 그 중간점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아마도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자기소개가 늘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름?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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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란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고, 나이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둘은 자기소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이다.


 

"제 이름은 윤재현입니다. 저는 2000년 10월 어느 멋진 날 태어나, 가을처럼 감성적인 여성입니다."

 

 

내 이름에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다. 어릴 적부터 가장 많이 겪었던 일은 이름만 듣고 나를 남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아마도 '재현'이라는 이름이 남성 연예인이나 드라마 (웹툰) 속 남자 주인공 이름으로 자주 사용되기 때문인 듯 하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민주', '소연' 처럼 흔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한때는 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윤'이라는 성과 '재현'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려 오히려 예쁘고 세련된 이름이라고 말해주면서 내 이름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한때는 '내 이름이 뭐였지, 나는 몇 살이지'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던 시기도 있었다.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재현'이라는 이름이 외국인들에게는 발음하기 어려워 제대로 불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여권 표기 문제로 '재(재이)' 혹은 '현'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이름을 사용해야 되었고, 나를 잘 표현할 수 있으면서도 한국 이름과 연관된 이름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들이 불러주던 애칭이 떠올랐다. 친한 친구들이 '재효니' 혹은 '재니'라고 부르곤 했는데, 그중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재니'를 영어 이름으로 선택했다. 어떤 교수님들은 줄어서 '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다 보니, 한때는 나를 지칭하는 이름이 일곱 개가 넘었던 적도 있었다.

 

유학시절에는 호칭뿐만 아니라 나이까지도 헷갈렸다. 신학기가 9월에 시작되고 내 생일은 10월이다 보니 나는 세 가지 다른 나이를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한국식 나이로 스무 살이었던 나는 9월 학교 입학 당시 국제 나이로는 열여덟 살이었고, 생일이 지난 후에는 열아홉 살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해가 되면서 한국 나이로는 스물한 살이 되었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든 해외에서든 나이를 물어볼 때마다 잠시 고민하게 되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지금은 나이를 말하기보다 출생 연도를 이야기하는 편이 더 익숙해졌다.

 

이렇게 이름과 나이라는 기본적인 나의 정체성이 흔들리다 보니 한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고민 끝에 찾은 '나'라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나'라는 사람, 그리고 취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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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필름 카메라다

 

필름 카메라는 내가 즐기는 취미 중 하나이자, 나와 닮은 구석이 많은 물건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촬영 가능한 컷 수가 정해져 있고, 결과물을 즉각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한 장을 찍을 때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인화를 위해서는 사진관을 방문하고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의 성격도 이와 비슷하다. 남들보다 조심스럽고, 생각이 많아 결정을 내릴 때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신중하고 침착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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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고양이다

 

우리 가족들은 약 10년 정도 길고양이들을 돌봐왔다. 그 과정에서 고양이는 다정하면서도 예민하고, 동시에 단순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들은 종종 낯선 사람에게는 경계심을 보이지만, 친해지면 마음을 열고 애교를 부린다.

 

나 역시 고양이처럼 예민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라, 첫 인상은 날카롭게 느껴진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분야나 사람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반응한다. 덕분에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며 단순하게 생각하며, 불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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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때때로 헷갈린다. 좋아하다 보니 잘하게 된 것인지, 잘하다 보니 좋아하게 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학창 시절 어느 순간부터 역사라는 과목을 좋아하게 되었고, 비교적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내가 역사를 좋아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스토리'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역사 속 인물들의 삶, 드라마 속 이야기,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미술과 음악에 끌렸다. 심리학을 전공하며 상담 심리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타인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켰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특정 분야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나 자신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혹시 이 글을 읽은 분들이 계시다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우리 모두 조금은 불안정하고 변화하는 삶을 살아가지만, 적어도 하나쯤은 확실한 '나'라는 존재를 알고 있다면 좋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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