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
[오피니언] 심벌즈 위의 핏방울, 부서진 드럼 [영화]
크레딧은 모두 올라갔고 심벌즈 위로 떨어진 핏방울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나는 검은 화면 속에서도 여전히 드럼을 치고 있는 앤드류를 본다. 드럼은 멈추지 않는다. 드럼의 박자에 맞추어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방울들은 전부 그의 피와 땀이다. 드럼을 통해 한 사람의
by 최승윤 에디터
-
[오피니언] 실패의 일대기가 가지는 가치 -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영화]
기대와 조금 달랐던 영화였다. 도입부에서 감독이 분명히 하듯, 영화는 ‘조현병을 설명’하거나 ‘누나가 왜 조현병에 걸렸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거리를 둔 채, 감독만의 시선으로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구태여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영화가 끝난 뒤 상영관은 적막했
by 정영인 에디터
-
[Opinion] 입력중입니다... [사람]
‘입력 중…’인 마음까지 보이는 시대 작년 5월, 카카오톡에 ‘입력 중’ 표시 기능이 생겼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으면 채팅창에 ‘…’ 표시가 나타난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나 아이메시지 등에서는 이미 익숙한 기능이었지만,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
by 방지수 에디터
-
[Opinion] 남겨진 사람들 [도서/문학]
단절 비대면 시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빛의 속도로 변화되어 가는 현재를 살아감으로써, 나는 정신적 단절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분명 세상 어딘가에 누군가 세상의 흐름에 뒤처져 외로움이라는 정신적 아픔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애써 외면하기 바빴다
by 정예진 에디터
-
[Opinion] 불안 속에서도 반짝이는 청춘의 모습 - 연극 '갈매기' [공연]
고전은 어렵다. 명확한 주인공이 없다면, 특정한 주제가 잡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더더욱. 바로 ‘안톤 체홉’의 희곡이 그렇다.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이가 주인공이기에 부각되는 자가 없고, 삶을 선언하기보다 관찰하는 예술에 가깝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언제나 무대
by 권혜선 에디터
-
[Opinion] 우리들의 여름의 꿈 - 썸머워즈 [영화]
8월, 한여름, 매미 울음소리. 이맘때쯤 꼭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워즈>다. <썸머워즈>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친구네 집에서 다 같이 TV로 봤던 추억이 있는 영화다. 꽤 어릴 때 봤던 영화지만,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여름이 되면
by 김희정 에디터
최신글
-
[Opinion] 로봇에게 배우는 인생 - 바이센테니얼 맨 [영화]
200년을 살아간 로봇의 이야기는 오히려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운다.
김소영 작가님의 <어떤 어른>을 읽다가 재미있는 페이지를 만났다. 자신의 삶을 시간 순으로 적어 내려가는 부분이었다. 김소영(8세) : 초등학교 입학 #사회생활시작 . . 김소영(48세) : 독서교실 선생님 겸 작가가 됨 #오늘 김소영( ) : 나도 따라 적어본다.
-
[Opinion] 사자, 마녀, 그리고 극장 [공간]
극장에 축적된 시간과 환상 들여다보기
옷장과 극장 어렸을 적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편을 보고 나서 괜히 부모님 방의 옷장을 뒤적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엄마가 대학생 시절부터 입던 갖가지 소재와 색깔의 코트, 스카프, 원피스, 재킷은 영화 속 옷장의 끝없는 모피코트 정도는 아
-
[Opinion] 다시 찾은 대성당 [도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다시 읽으며 나의 개인적 경험을 투영시켜 읽기
과거의 내가 카버의 소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힘겹게 책장을 넘겼던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독자의 역할을 상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등장하는 인물, 그리고 사물과 상황들 속의 상징이나 의미를 고려해 보지 않고 그저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다
-
[Opinion] 방황, 젊음의 권리 [영화]
영화 <보이후드>는 12년에 걸친 실제 성장을 담아내며, 기승전결 없이 흘러가는 삶 그 자체와 청춘의 방황을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 <보이후드>는 청춘을 맞이하는 한 주인공의 인생을 통해 복잡한 우리의 삶을 담백하고 솔직하게 그려낸다. 이 영화에서는 극적인 전개를 찾아보기 힘들다. 마치 물이 흘러가듯, 우리의 실제 삶과 같이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다. 언제 바람이 세게 불어 물살이 강해질지,
-
[Opinion] 작은 리듬이 거대한 우주를 움직일 때, Cory Wong - Starship Syncopation [음악]
거대한 우주를 움직이는 작은 리듬을 듣고 싶다면, 코리 웡의 [Starship Syncopation]에 탑승해보길 권한다.
오케스트라와 훵크(funk)는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음악처럼 느껴진다. 오케스트라는 수많은 음을 겹쳐 공간을 넓히고, 훵크는 단순한 화성의 빈틈에 리듬을 세운다. 하나가 웅장함을 향한다면 다른 하나는 짧고 명료한 움직임을 추구한다. 코리 웡(Cory Wong)의
-
[오피니언] 불가해의 영역을 이해하려고 - 김연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도서]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이해할 수 있을까
진정한 애도란 무엇일까? 나는, 죽음 이후의 모든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것과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애도, 즉 이제 완전히 이해 바깥으로 탈선한 자들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그렸다고 볼 수 있다. 1986년, 데모가 한창이던 때, “부모님, 그리
-
[Opinion] 예술이라는 꿈, 평론이라는 해몽 [문화 전반]
평론은 꿈보다 해몽인가
문득 이상하게 느껴진 일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순간에 감정들을 느낀다. 붉게 일렁이는 저녁 노을을 보고 아련한 감동을 느끼거나 오랜 시간 줄을 서서 먹은 맛집의 요리에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새로 산 바지의 핏에 기분 좋은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
[Opinion] 정의도 자비도 그대들의 것 - 연극 ‘베니스의 상인’ [공연]
오늘날 관객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8월 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은 불편하다. 모든 무대 예술은 극장에 가서 봐야 한다. 극장과의 물리적 거리와 환경, 표를 구하는 과정, 시간을 내서 극장에 오가며 체력과 정신을 쓰는 것까지. 공연 한 번을 보는 건 이처럼 어렵다.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비교적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공연 예술인
-
[Opinion] 기대는 늘 한 숟갈 많고 음식은 늘 내 맘 같지 않다 [음식]
레시피보다 기대를 한 숟갈 더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잠깐 화면을 멈춘 적이 있다. 출연자들이 함께 만든 떡볶이를 한입씩 먹어 본 뒤 여기저기서 "망했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다들 젓가락을 내려놓는데 한 아이돌만 끝까지 떡볶이를 먹고 있었다. "저 실패한 음식 좋아해요." 순간 귀를 의심했지만,
-
[Opinion] ‘귀멸의 칼날’은 왜 이렇게 회상을 많이 보여줄까 [만화]
귀멸의 칼날에서 인물의 서사를 완벽하게 만드는 전략에 관해서 살핀다.
소년 탄지로가 집에 돌아온 어느 날, 가족이 전부 죽어 있었다. 사람을 먹는 괴물인 ‘오니’가 끔찍하게 가족 모두를 죽였다. 간신히 살아남은 여동생은 오니가 되었다. 탄지로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복수를 위해서, 여동생을 다시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서 오니와 싸우기로 한다
-
[Opinion] 당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사랑해 – 이토 준지 '토미에' [만화]
긴 생머리와 하얀 얼굴에 날카로운 눈매, 그 아래에 찍힌 점과 서늘한 미소. 토미에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미치게 한다.
긴 생머리와 하얀 얼굴에 날카로운 눈매, 그 아래에 찍힌 점과 서늘한 미소. 토미에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미치게 한다. 이토 준지의 <토미에>는 토미에라는 팜므파탈적 존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파멸하는 이야기이다. 남자들은 토미에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욕망은 사
-
[Opinion] 누구의 편도 아닌 신 - 모노노케 히메 [영화]
선과 악 그리고 사슴신 '시시가미'
인간은 끊임없이 세상을 해석하는 동물이다. 처음 보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낯선 현상에는 이유를 만든다. 첫만남의 행동을 통해 성격을 짐작하고, 사건의 전말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오래 견디지 못하기에 우리는 쉬지 않고 기준을 세운다. 문
-
[Opinion] 다시 돌아온 아이돌 공포 버라이어티 - 숨바꼭질2 [드라마/예능]
더욱 치밀해진 서사, 깊어진 몰입감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엠넷 플러스 오리지널 <숨바꼭질>이 시즌2로 돌아왔다. <숨바꼭질>은 K-POP 아티스트들이 플레이어로 등장하여, 술래의 눈을 피해 4,444초 동안 미션 및 숨바꼭질을 진행하는 공포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아티스트들
-
[Opinion] 도망과 해방, 사색하기 [공간]
경주에서 <지상의 양식>을 생각하다
최근에 경주와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사실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난 곳, 그것도 상당히 먼 지방까지 출장을 다녀오게 되어 내심 들뜨기도 했다. 게다가 경주는 내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는 하나의 관광 명소이고 부산은 다녀온 지 5년도 넘었기에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리
-
[Opinion] 지워진, 지워지고 있는 이름들 [영화]
영화 <3학년 2학기>에 대한 뒤늦은 단상
창우는 수호를 보며 그의 삶이 자신의 이상적인 미래라고 어렴풋이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자신을 둘러싼 주변부 모든 것에 익숙해진 듯 움직이는 성민을 봤을 땐 부러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호, 성민 두 사람은 모두 창우가 예상했던 삶의 궤도에서 이탈했다. 수호
-
[Opinion] 도피가 아닌 선택으로 이룬 삶의 얼굴을 기약하며. - 싱 스트리트(2016), 원스(2007) [문화 전반]
예술은 현실로부터 도피한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새롭게 엮어내는 방식이다
<싱스트리트 Sing Street>(2026, 재개봉) 감독: 존 카니, 출연: 퍼디아 윌시-필로, 루시 보인턴 외 지난 7월 26일, 서울 종로구의 복합문화공간 에무시네마에서 영화 <싱 스트리트>(2016)를 관람했다. 이 음악 영화는 무려 10년간 나의 ‘인생 영화
-
[Opinion] 누가 진짜 괴물인가 [영화]
영화 <호프>애 대한 단상
1. 왜 하필 호포항인가 외계 생명체의 등장이라는, 어쩌면 인류사를 뒤흔들 만한 대사건의 무대로 나홍진 감독은 '호포항'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선택하였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늙고, 낙후된, 세상의 관심에서 완전히 비껴 있는 어촌 마을, 그곳은 최전선이면서도 가장 방치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