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
나의 아픈 기억 모든 상처까지 가져갔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니 전설만은 아니었네
원위, <청천을 (靑天乙 : Dreamcather)> 中
illust by 아현(雅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번 달이 마지막이다.
대학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학년 2학기가 성큼 다가왔다. 그동안 야금야금 모아둔 용돈과 알바비가 있으니, 이제 주말에는 진로 준비를 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나 자격증 공부를 한다거나······.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이 년 반 동안 이어온 서빙 아르바이트는 내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식당의 단골이었고 고3 때는 이곳을 특히 자주 찾았다. 입시 스트레스로 입맛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잘 먹던 음식이 여기 있었다. 이곳에서의 아르바이트는 첫 대학과 첫 알바로 잔뜩 긴장해있던 스무 살에게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나름대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어주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식당에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있고, 취향에 맞지 않는 종류도 있고, 처음 듣는 낯선 음악도 있다. 그중 불현듯 마음에 들어 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게 된 것들도 몇 있다. 이번 캘리는 그런 노래들 중 하나이다.
2년 반. 그렇게 길지 않아 보여도, 사실 절대 짧지는 않은 시간. 이제 막 스물이었던 내가 스물둘의 내가 되기까지. 돌아본 시간들 중 편린처럼 남은 어느 밤의 꿈에 대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