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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가장 찬란한 하모니가 되는 순간 - 뮤지컬 '오페라' [공연]

엇갈린 세 사람의 목소리, 빚어낸 하나의 선율.

by 정예진 에디터
2026.10.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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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기억하고 싶은 찬란한 순간이 있을까. 그 순간을 몇 번이고 추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기억. 고난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켜켜이 쌓인 내면의 힘이 윤활유가 되어가기 때문인 듯하다. 잊고 싶지 않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버린, 빛바래져 간 아주 오래된 그 시절의 기억으로 앞으로를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완전히 다른 생각, 명확히 다른 목표를 향하고 있음에도 누군가를 마음속에 녹여 삶을 함께한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일이다. 밑거름으로 오래오래 남아, 찬란한 마음으로 전진하게 할 수 있으니까.


      목표가 완전히 다른 세 사람이 있다. 죽음을 앞둔 작곡가 ‘륄리’, 누구도 승낙하지 않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었던 극작가 ‘몰리에르‘, 그리고 예술을 무척이나 사랑하였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아름다움 마저 자신만의 왕국 내에 독점하고 싶었던 프랑스 절대왕정의 상징 ‘루이 14세’, 부조화처럼 느껴졌던 세 사람이 전율이 흐르는 광휘로운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뮤지컬 <오페라>가 오는 10월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초연된다. 음악 그리고 연극, 춤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예술을 탄생하게 하며 가장 찬란한 시대를 이끄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녹인, 뮤지컬 <오페라>. 그들의 예술을 향한 끝없는 애정이 담긴 오페라는 마침내 완성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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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과 권력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예술과 권력 두 영역이 미세하게 충돌하면 서로 간의 균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어져 있는 두 실체는 분류하기에는 궤를 같이하며, 그렇다고 명확히 맞물리기에는 극도로 다르다. 륄리와 몰리에르, 그리고 루이 14세, 세 사람의 균열과 융화가 예술과 권력의 대립 속에서 발생한다. 균형을 이루기에는 너무 다른 세 사람과 서로 간의 목표, 이곳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창조와 하모니.


      음악가 장 바티스트 륄리, 그는 누구보다 음악에 끝없는 애정을 쏟았다. 그에게 음악이란 루이 14세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의 내면 속 진심을 끌어내 궁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언어였다. 륄리는 음악과 춤이라는 방대한 재능의 영역에서 타고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건너오게 되어,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으며 륄리의 음악은 전부 왕을 향하게 된다. 뮤지컬 <오페라>에서 릴리의 음악에 대한 갈망과 관계에 녹여 담긴 심리적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극작가 몰리에르, 그에게 있어 무대의 본질이란 웃음 너머를 향하고 있었다. 몰리에르는 연극을 통해 사회 그리고 권력이 필사적으로 감추어내고 있는 모순과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의 예술은 극 속 연극 즉, 작품에서 다시금 연극이 등장하는 장치를 통하여 현실과 극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고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보고자 하는 그의 시선을 한층 더 또렷하게 만든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몰리에르의 연극은 작품 속 현실과 맞물려 그가 직시하고, 파헤치려 했던 부조리의 현실을 담아내는 거울이 되며 몰리에르가 행하고자 했던 풍자에 깊은 풍미를 더한다. 뮤지컬 <오페라>에서 희극은 재미를 선보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권력만을 비추고 있는 현실에 의문을 던지고 사유할 수 있도록 하는, 감추어진 진실을 드러내는 강력한 표현 수단이었다.


      음악을 향유하고 춤을 추는 왕의 모습은 당대의 막강한 권력을 시각화하는 장면이 된다. 루이 14세는 어린 시절부터 춤을 백성들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통치와 밀접하게 연결 지으며 신에게 선택받은 ‘태양왕’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해 왔으며, 그 정체성을 통해 태양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왕권의 중심에서 스스로를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무대 위의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제공하는 유희가 아니다. 루이 14세라는 왕이 권력의 상징과 질서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는 점을 정치적으로 표현한다.


      루이 14세의 상징성은 궁정의 장면과 만나 더욱 강렬해진 모습을 드러낸다. 막강한 권력을 지닌 왕을 중심으로 한 현란한 공간은 프랑스 궁정의 질서 있는 위계를 자연스레 드러내며, 당대 왕실이 지녔던 장엄한 분위기와 압도적인 권위를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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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오페라>는 17세기 프랑스 궁정을 무대로, 음악과 연극, 춤을 조화롭게 엮어냈다.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공연 요소를 하나의 언어처럼 활용하며, 인물의 내면, 시대상을 무대 위에서 되살린다. 음악과 연극은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서사를 함께 풀어내며, 춤은 궁정의 질서와 전체적인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음악, 연극, 춤 세 가지의 종합 예술이 그저 독립적인 장식에만 자리하지 않고 인물의 서사를 함께 이끌어간다.


      여기에 오페라의 음악적 색채까지 더해지며 음악의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진다. 성악과 출신의 박진주 배우는 극 중 오페라 가수로 출연해 무대 위에서 정통 아리아를 선보인다. 뮤지컬 넘버와 오페라 아리아가 한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오페라>는 음악과 연극, 춤에 오페라까지 아우르는 종합 예술로서의 무대를 재현한다.


      음악과 연극, 춤은 작품 내에서 독립된 요소로만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루이 14세를 둘러싼 화려한 궁정의 모습은 당시 프랑스 절대왕정의 강대한 권위를 드러내고, 륄리의 음악은 궁정의 장엄함을 표현하며, 몰리에르의 극중극은 숨겨져 있던 진실과 내면의 끝없는 갈등을 무대 위로 끌어낸다.


      루이 14세, 륄리, 몰리에르 세 인물이 함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갈 때는 서로 다른 개성이 모여 조화를 이루지만, 세 사람의 관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부터는 각자의 예술이 갈등의 면모가 더욱 뚜렷해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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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작곡가는 이러한 구조를 무대 위에 섬세하게 녹여낸다. 추정화 연출은 실존 인물들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권력과 예술이 격돌하는 모습을 유기적으로 풀어냈다. 허수현 작곡가는 서로 다른 욕망과 가치관을 특유의 음악적 특징으로 나타냈다. 루이 14세에게는 어린 나이에 왕위의 오른 탓에 절실히 느껴지는 권력의 무게감. 륄리에게는 자신의 음악을 향한 지독한 열망, 몰리에르에게는 어두운 이면을 좇는 의지를 부여하여 음악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조화롭게 아우르도록 했다.


      또한 뮤지컬 넘버와 오페라 아리아를 함께 더하여,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층적인 무대 구성을 완성했다.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작곡가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옮겨 담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를 통하여 음악과 연극, 춤 세 가지의 종합예술이 상호작용을 하는 무대로 발전시켰다.


      결국 <오페라>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프랑스 궁정의 화려한 미학만이 아니다. 절대왕정이 드러내는 권위 속에서 피어난 다채로운 예술, 각각의 개성을 담아낸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세 사람의 관계가 음악과 춤 그리고 연극을 통해서 드러난다. 현실 역사 속 인물들의 배경을 따라가면서도 예술 자체를 우선적으로 좇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페라>만의 정체성이 강조된다.


      루이 14세 역에는 문태유와 조병규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문태유는 뮤지컬 <광염소나타>, <팬레터>를 비롯해 연극 <벙커 트릴로지> 등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고,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눈물의 여왕>,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려 영화와 OTT 작품을 오가며 활동해 왔으며, 뮤지컬 무대에 처음 도전한다.


      륄리 역은 백인태와 조환지가 이름을 올려 음악을 향한 갈망을 표현한다. JTBC <팬텀싱어> 시즌1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테너 겸 뮤지컬 배우 백인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 <조커>, <에비타>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히 경험을 쌓아왔으며, 이번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조환지 또한 <매드해터>, <시지프스>, <차미> 등 여러 뮤지컬에서 탄탄한 가창력과 연기력을 선보였다.


      진심과 언어를 상징하는 몰리에르 역에는 임강성과 강정우가 캐스팅됐다. 임강성은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시지프스>와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 영화 <소리도 없이> 등 가수 겸 배우로 다양하게 활약해 왔다. 강정우는 뮤지컬 <긴긴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붉은 정원>을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 <허수아비>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아르망드 역에 정아인과 백서진, 안 역 박진주, 콜베르 역에 김세진, 캉베르 역에 김준오, 마자랭 역에 좌승훈, 데젤 역에 권성찬이 합류해 작품을 이끈다.


      뮤지컬 <오페라>의 연출 추정화는 실존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시지프스>, <프리다>, <인터뷰>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인물의 내면 속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낸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관계를 통한 감정의 변화를 밀도 있게 엮어낸다.


      음악 감독이자 작곡가 허수현은 루이 14세, 륄리, 몰리에르 세 인물의 상반된 가치관을 뮤지컬 넘버에 담았다. 서로 간의 관계에 따른 감정의 변화 역시 음악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서사의 흐름으로 만들어낸다.   <시지프스>, <은밀하게 위대하게>, <프리다> 등에서 쌓아온 그만의 음악적 색채가 이번 작품에서 어떠한 음악적 시도로 구현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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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정화 연출은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루이 14세와 륄리, 그리고 몰리에르 세 사람이 동시대에 살았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으며 세 실존 인물이 함께 예술을 만들어가던 과정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관계를 들여다보며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상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는 점이다. 특히 세 사람이 함께했던 시간과 남겨진 흔적을 토대로 작품을 풀어내고자 했다.


      추정화 연출이 실존 인물을 무대 위에 옮기는 과정에서 중요시 여긴 것은 ‘인물을 들여다보는 각도’였다. 작가의 상상만으로 인물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보다, 세 사람의 극적인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무대를 구성했다. 특히 세 사람의 관계와 각자의 길을 걷게 된 이후 남긴 흔적에 주목하는 것을 작품을 표현하는 중요한 축으로 생각했다.


      작품의 제목인 <오페라> 역시 세 실존 인물을 하나로 묶는 상징으로 제시된다. 추 연출은 오페라를 세 인물이 추구했던 예술적 지향으로 여겼고, 폭넓은 음악적 구성을 통해 뮤지컬의 언어로 재해석했음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이다. 추정화 연출은 세 사람이 함께했던 시간이 서로에게 가장 찬란한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결국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관객 역시 뮤지컬 <오페라>를 관람한 뒤 자신의 삶이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떠올려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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