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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꽤 재밌는 공부, 바밍타이거 단독공연 'Gongbu 工夫' [음악]

바밍타이거 단독공연에 다녀온 리뷰

by 김윤주 에디터
2026.06.13 13:42

 

 

살면서 공부가 이렇게 재밌었던 적이 있었나.

    

지난 6일, 2026 바밍타이거 단독공연 〈Gongbu 工夫〉를 보고 나오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물론 이날 내가 한 공부라고는 라이브 공연을 보고 듣고, 사람들과 소리를 지르고, 계속 뛰어다닌 것뿐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바밍타이거가 왜 스스로를 ‘얼터너티브 K팝 콜렉티브’라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이들은 단순히 여러 뮤지션이 모인 팀이 아니다. 노래하는 멤버들은 물론 그날 영상을 찍었던 이수호와 굿즈 및 비주얼을 담당한 홍찬희, 무대를 채운 코러스와 여러 악기 세션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바밍타이거를 만들고 있었다.

 

보통 무대에서는 중앙에 선 사람에게만 시선이 쏠리기 마련인데, 이날은 그곳에 있는 모두가 주인공처럼 보였다. 여러 명이 모여 활동한다고 다 콜렉티브는 아닌 것 같다. 어떤 팀은 함께하면서 각자의 색이 흐려지지만, 바밍타이거는 이상하게도 다 같이 있을수록 각자가 더 잘 보인다. 전부 다르게 생겼고, 다르게 움직이고, 하는 일도 다른데 함께 서 있으면 단번에 바밍타이거가 된다. 그저 멋있다.

 

다채로운 편곡 덕분에 노래가 시작할 때마다 아는 곡인데도 새롭게 들렸다. 무대 위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놀고 있었다. 관객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자기들이 먼저 너무 즐거워 보였다.

 

그래서 보는 사람도 덩달아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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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ingtiger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소금이 ‘기억의 열차’ 마지막 부분을 계속 이어 부를 때였다.

 

정확히 어떤 감정이었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냥 그 부분이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 같은 구절을 반복하는데도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복될수록 노래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소금의 목소리는 지문 같다. 단번에 알아챌 수 있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 어쩜 그렇게 목소리 하나만으로 마음을 울리는지. 공연장에서 들으니 훨씬 더 독특하고 좋았다.

 

‘Trust Yourself’를 방방 뛰며 다 같이 부를 때는 세상에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았다. 제목만 떼어놓고 보면 꽤 뻔한 말이다. 자신을 믿어라. 웬만한 자기계발서 첫 장에나 나올 듯한 지겨운 말. 그런데 수많은 사람이 같은 말을 소리치니까 갑자기 진짜 같아졌다. 나는 평소에 나 자신을 그렇게까지 믿는 편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믿으라고 하니 한번 믿어보기로 한다.

 

좋은 콘서트를 보고 나면 꼭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이것도 꽤 뻔한 표현이지만 다른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온몸을 다해 따라 불러도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큰 소리 속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고,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노래를 부르고, 다음 날 다리가 아플 걸 알면서도 계속 뛰는 것.

 

소리가 몸 안쪽까지 울리는 순간에는 적어도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해진다.

 

 
나는 공부가 진짜로 싫지만
오로지 너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
당신을 용서하기 위해서
공부
 

 

결국 인생에서 가장 오래 해야하는 공부는 사람과 사랑을 이해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 그대로 함께하는 무대를 보며 나도 그 공부를 조금은 배운 것 같다. 이날만큼은 공부가 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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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ing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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