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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 인스타그램 @hanr0r0

 

 

한로로가 돌아왔다. 2025년 EP 『자몽살구클럽』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녀. 2025년 가장 크게 도약한 아티스트라고 하면 역시 한로로겠다.

 

어제 발매된 새로운 EP 『애증』은 그 도약 이후의 이야기다. 그 어떤 때보다 ‘나’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랑과 미움에서부터 비롯된 나의 이야기. 한로로의 이야기다.


그 시작점에 놓인 〈게임오버〉는 생각보다 거칠다. 한로로는 여기서 이미 한 번 던져진 사람처럼 보인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 숲 한가운데에 떨어진 플레이어처럼. 주변은 전부 적대적인데, 그렇다고 싸울 생각도 없다. 모두가 나를 미워하고 그 감정이 얼마나 쉬운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감정을 삼켜가면서 그 안에서 살아야 한다.

 

한로로에게 중요한 건 이기느냐 지느냐가 아니다. 이미 룰 자체가 나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걸 알고 시작하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상한 선택을 한다. 미움 속에서 사랑을 찾겠다고 말이다. 보통은 다치면 피하고 미움과는 멀어지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그 안으로 들어간다. 굳이.


그래서 이건 시작이 아니라, 이미 끝난 게임이다. 게임오버.

 

다정함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이미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방식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 번뿐인 목숨을 사냥에 투자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사랑을 외치는 내가 쉽게 사냥을 당하려나요? 그냥 우리 내일도 무사히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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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 인스타그램 @hanr0r0

 

 

이어지는 〈1111〉은 방향이 다르다. 바깥에서 안으로. 이미 던져진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애초에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제목은 그녀의 생일을 떠올리게 하고, 탄생으로부터 쌓여온 시간들을 꺼내 놓는다.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난 한 발짝 멀어지고

미워하는 것들 속에서 난 한없이 작아지고

 

 

한로로는 사랑과 증오를 따로 떼어 놓지 않는다. 어느 쪽이 더 크다거나, 무엇이 더 진짜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이 노래는 변화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여기 또다시 태어난대도, 변함없으리라는 것.


사랑 앞에서는 여전히 한 발 물러나 있을 것이고, 미움 속에서는 여전히 스스로를 작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 그 상태가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1111〉은 거의 순리에 가깝다. 벗어나려 하기보다, 그 반복을 이미 알고 있고 그 안에서 계속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걸 받아들인다.


사랑과 미움이 계속해서 자리를 바꾸는 이 세계에서 한로로는 외친다.

 

아마도 또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거라고.


 
"탄생 이후 받아온 모든 사랑과 증오의 반복을 담아냅니다. 기억하세요. 숲은 언제든 늪이 될 수 있고, 늪은 언제든 숲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의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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