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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거제 야호 뒤에는 이들이 있었다 [문화 전반]

제작사 '솔파스튜디오'의 숨은 연출

by 정민경 에디터
2026.05.31 14:28

 

 

아이돌 유튜브 중 최고 화제성,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최근 아이돌 유튜브 콘텐츠 중 가장 높은 화제성을 만들어낸 채널은 리센느 원이의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다. 거창한 세계관이나 컨셉도, 자극적인 설정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 자체의 순수 매력으로 계속 보게 된다. 그야말로 ‘순수 체급’으로 올라온 사례에 가깝다.

 

특히 미나미가 갸루 메이크업을 하고 '거제 야호' 라고 말한 장면은 밈이 됐을 뿐만 아니라, 리센느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적인 순간이 되었다. 하지만 이 인기는 우연처럼 보이면서도 꽤 치밀한 연출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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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솔파스튜디오가 숨어 있었다


 

이 콘텐츠의 중심에는 솔파스튜디오가 있다. 솔파스튜디오는 그동안 유튜브 채널 ‘ODG’, ‘존이냐박이냐’, ‘Film94’, ‘양홍원의 육아일기’ 등의 제작을 맡으며 특유의 결을 보여줬다. 공통으로 화려한 기획이나 편집이 있기보다,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는 연출이 돋보인다.

 

어른이 못 된 어른들 이야기를 하는 채널 ‘Film94’부터, 어린아이 시선을 집중적으로 연출하는 ‘ODG'까지, 전부터 솔파스튜디오는 사람 본연을 생각하게 되는 연출이 인상 깊었다. 자극적인 장치 대신, 우리들의 생각과 감정, 관계의 본질 등을 꿰뚫는 연출이 대부분이라 공감되는 요소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 'Film94'의 콘텐츠 중 하나인, '옥수수밭 소개팅'이 기억에 남는다. '옥수수밭 소개팅'은 이성과 1:1로 대화를 한 뒤, 현재 상대를 고르거나 다음으로 넘길 수 있다. 다만 몇 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고, 한 명을 선택하면 다음 사람들은 만날 수 없다. '옥수수밭 소개팅' 콘텐츠의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어느 인디언들은 옥수수밭에서 자녀들의 성인식을 치른다고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좋은 옥수수라고 생각하는 것을 한 개만 골라 따면 되는데, 조건이 붙는다.

 

옥수수는 단 한 번 고를 수 있으며, 더 좋은 옥수수가 나타나도 바꿀 수 없다.

 

결국 이들이 관심을 두는 건 자극적인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사람의 감정과 선택이다. 이번 원이의 유튜브 역시 마찬가지다. 제작진은 원이를 억지로 캐릭터화하지 않는다. 대신 원이라는 사람이 원래 갖고 있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대표적인 예가 이들을 널리 알리게 된 거제 콘텐츠다. 솔파스튜디오 및 담당 PD의 개인 인스타그램(@solfa__studio / @yoonsyung)을 통해 밝힌 비하인드에 따르면, 원이가 입은 트레이닝복 세트 역시 제작진의 의도가 담긴 연출이었다고 한다. 우연인 줄 알았지만, 이런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거제에 시집온 갸루 아가씨 같다’라는 반응을 얻으며 두 사람의 캐릭터 대비가 훨씬 선명하게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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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solfa__studio / @yoonsyung)

 

 

갸루 감성의 미나미와 거제 출신 원이. 갸루의 화려하고 통통 튀는 텐션과 투박한 사투리 감성이 어우러져 묘한 케미를 만든다. 사실 ‘사투리’나 ‘갸루 캐릭터’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소재인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콘텐츠는 익숙한 주제에서 참신함을 끌어낸다.

 

요즘 시청자들은 설정된 캐릭터나 억지스러운 컨셉에 쉽게 피로를 느낀다. 반면 이 콘텐츠는 컨셉이 실제 사람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연출된 자연스러움'의 균형을 굉장히 잘 잡는다. 덕분에 시청자는 콘텐츠를 소비한다기보다, 주변 친구를 응원하는 느낌으로 부담 없이 영상을 소비하게 된다.

 

 

 

 

 

'순수 체급'이라는 수식어가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


 

원이의 유튜브가 특히 반응을 얻는 이유는, 아이돌 본인의 태도와도 연결된다. 사실 요즘 대중은 완벽한 아이돌보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임하는 사람에게 더 크게 반응한다. 원이는 콘텐츠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래서 이 채널은 '재밌는 콘텐츠'만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원이라는 사람 자체와 리센느라는 팀 전체를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제작진 역시 그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다. 매 순간 진심을 다하는 아이돌과 사람 본연의 매력을 포착하는 제작진이 만나 좋은 시너지를 이뤄냈다.


결국 솔파스튜디오가 꾸준히 보여준 감각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누군가를 하나의 캐릭터로 압축하기보다, 한 사람 안에 있는 분위기와 결을 오래 바라보는 시선. 이제 시청자들은 거대한 설정이나 과장된 텐션보다, 진짜 사람 같은 순간에 더 크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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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건 '사람'


 

아직 보여줄 카드가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의 개인기와 캐릭터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멤버가 솔파스튜디오 특유의 연출과 만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지도 기대 요소 중 하나다.

 

더 자극적인 소재와 더 강한 편집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시대다. 그럼에도 솔파스튜디오는 계속해서 사람 자체를 선택한다. 그리고 지금의 흥행은,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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