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무더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굴 ‘메가필드뮤직페스티벌 2025’가 막을 올렸다. 1일차 헤드라이너는 god, 서브 헤드라이너는 이창섭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공원, 지수연밴드, 김뮤지엄X도유카, 윤산하, 홍이삭, 하성운, 정은지, 이승기가 무대를 꾸렸다.
10년의 여정, 무대 위에서 빛난 윤산하
윤산하는 솔로로서의 첫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 ‘Dive’를 시작으로, 두 번째 미니앨범의 팬송 ‘Love you like fools’, 타이틀곡 ‘EXTRA VIRGIN’ 등 다양한 장르의 곡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팬송 ‘Love you like fools’가 가장 인상 깊었다. 윤산하는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노래를 불러, 곡이 지닌 메시지를 더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 또한 아스트로 팬덤인 아로하와 소통하는 모습은 팬덤에 대한 애정이 돋보였다.
무대를 감상하며 아스트로를 처음 알게 된 시절이 떠올랐다.
필자는 ‘숨가빠’라는 노래를 통해 ‘아스트로’라는 그룹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가 2016년이었는데, 벌써 데뷔 10년 차를 맞이했다는 점이 놀랍기도 했다. 학창 시절 들었던 음악이 이제는 마음 한 켠에 추억으로 남았고, 나 또한 그만큼 시간이 흘렀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늘 아스트로의 영원한 막내일 것 같던 윤산하도 솔로 활동과 드라마 출연까지 다방면으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니, 완전히 솔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대, 정은지
정은지의 무대는 늦여름 저녁의 바람처럼 편안하면서도 따수운 감성이 느껴졌다.
특히 첫사랑의 설렘을 꺼내 보여주었던 ‘소녀의 소년’이라는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실제 이 곡은, 첫사랑인 볼 빨간 소년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 이 곡의 가사 속에는 첫사랑을 향한 서툴면서 순수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지막 가사가 "그 언젠가 꿈꿔왔던 갖고 싶던 첫사랑을 추억으로 둔 채 떠나왔네"인데, 첫사랑의 설렘과 그 시절에 대한 아쉬움 등이 함께 담겨 있어 더욱 와닿았다. 특히 무대에서 이 곡의 아련함을 잘 살려냈다.
리메이크곡이자 듀엣곡인 ‘All For You’, ‘커플 (Couple)’ 무대는 관객에게 즐거움과 공감을 전했다. 특히 ‘All For You’를 다같이 부를 때 < 응답하라 1997 >의 장면도 함께 떠올랐다. 정은지의 무대를 보며 음악이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유의 안정적인 보컬 실력과 무대 매너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으며, 정은지가 왜 오랜 시간 사랑받는 아티스트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창섭, 장르를 아우르는 실력파 아티스트
차분한 감성의 발라드 곡부터 뜨거운 에너지를 전하는 댄스 곡까지, 서브 헤드라이너 이창섭의 무대는 그가 가진 폭넓은 스펙트럼을 전부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특히 ‘천상연’은 애절하고 호소력 있는 그의 보컬이 기억에 남는 무대였다. 무대에서 곡이 울려 퍼진 순간, 늘 높은 차트에 있었던 곡답게 관객 모두가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곡이 끝난 뒤에도 공연장에 여운이 오래 남는 기분이었다.
이어진 ‘부릉부릉(Vroom Vroom)’ 무대는 앞선 무대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며 공연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 곡에서는 댄서들과의 합이 눈에 띄었다. 무대 위 모든 이들이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은 멀리 있는 나까지 행복하게 만들었고, 그 에너지가 두 배로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창섭의 무대를 감상하며,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비투비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룹 활동으로 청춘을 함께했던 시절에서 나아가, 이제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음악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무대가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이처럼 이창섭의 무대는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아티스트로서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던 시간이었다. 추억을 불러내면서도 무대를 장악하며 관객석에 뜨거운 에너지를 전달하는 진정성이 있었기에, 더욱 특별한 무대로 기억되었다.
떼창으로 시작된 울림, god의 힘
1일차 헤드라이너, god의 무대는 시작부터 특별했다. 멤버들이 등장하기도 전 공연장은 순식간에 관객들의 떼창으로 가득 찼고, 노래가 울려 퍼지는 장면은 그 자체로 뭉클함을 안겨주었다. 이를 통해 god가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그룹임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촛불하나’ 무대가 가장 와닿았다. 이 곡을 관객 모두가 따라 부를 때, “작은 불빛 하나가 또 다른 불빛을 찾아내 어둠이 달아난다”는 가사 속 내용처럼 무대와 관객이 하나의 빛으로 이어진 듯했다. ‘하늘색 풍선’이라는 곡도 집에 가는 내내 생각이 났는데, 이 곡은 단순히 신나고 즐거운 노래에 그치지 않는다.
파란하늘 하늘색 풍선은 우리 맘속에 영원할꺼야
너희들의 그 예쁜 마음을 우리가 항상 지켜줄꺼야
이 가사는 팬들과 함께해 온 시간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는 약속처럼 들렸다. 특히 하늘색 풍선이 곧 god의 상징이므로, 팬덤과의 유대감과 애정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곡이었다.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멤버들끼리 장난스럽게 호흡을 맞추면서도 서로 아끼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
god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오랜 시간 우리 곁을 지켜온 음악이 여전히 희망과 위로를 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무대와 관객을 하나로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god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대를 넘어, 음악으로 이어지다
메가필드뮤직페스티벌 2025의 1일차는 과거와 현재의 추억을 잇는 무대들의 연속이었다. 무대 속 음악을 처음 들었던 과거의 나와 이 음악을 지금 듣고 있는 현재의 나를 이어주었고, 아마 관객석의 모든 이들도 각자의 여정을 함께 떠올리며 무대를 마주했을 것이다. 음악이 가진 진정한 힘과, 그동안 그 음악을 한결같이 지켜온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울림이었다.
이날 무대를 통해 얻었던 감동과 진심은 오래도록 내 마음 한켠에 머물 것이다. 일상 속에서 문득 오늘의 기억을 다시 떠올릴 때, 이 기억은 앞으로 한 칸 전진할 나에게 또 다른 힘과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