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불행한 생각은 잠시 미뤄두고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 찾기 [문화 전반]

쉽게 우울에 잠식되는 이들에게 권하고픈 위로, 유튜브 채널 ‘티키틱’이 노래하는 인생 찬가.
글 입력 2022.11.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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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카페인 우울증이란 습관적으로 SNS에 접속해 타인이 올리는 사진과 영상 속의 행복한 일상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카페인은 가장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SNS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이러한 증상과 감정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 중 내가 가장 부족하고 불행한 일상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종종 불안해질 때가 있다. 남들이 갖고 있는 조건과 환경을 부러워할 때도 있고, 그들과 나를 비교하며 내가 과거에 한 선택을 후회하고 자책할 때도 있다.


필자도 가끔 이런 우울감에 잠식되곤 한다. 다들 본인의 SNS에 가장 좋았거나 행복했던 순간만을 올린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나 자신의 초라한 모습과 비교하게 된다.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 애써 박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SNS를 끄고 핸드폰을 엎어 놓은 채 책상에 앉아도, 거울 속 내 모습이 유난히 작아 보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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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두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잠시나마 타파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NS 서핑 대신 핸드폰으로 재밌는 예능이나 영화를 시청하거나, 혹은 핸드폰을 아예 끄고 책상에 앉아 뉴스나 소설을 볼 수도 있겠다. 여러 복잡한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릴 수도 있고, 친한 친구들과 만나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도 앞의 방법들을 애용하곤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즐겨 찾는 방법이 하나 있다. 깊은 우울감에 빠질 때마다 한 유튜브 채널을 항상 찾게 된다. 바로 ‘티키틱’이다. 티키틱은 2022년 11월 기준으로 구독자 65.4만 명을 달성한 음악 웹드라마 제작 크루이다. 직접 작곡하고 가창한 노래를 통해 스토리가 있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을 주로 제작한다.


티키틱은 ‘늘 그랬듯, 오늘이 무대!’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일상의 사소한 사건들과 감정을 다루며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는 뮤지컬 형식의 영상들을 선보인다. 티키틱의 수많은 영상들 중, 타인의 모습과 불행한 나 자신을 비교하며 비관하게 되는 순간들에 여러분이 꼭 봤으면 하는 두 개의 영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행복은 불행보다 강하다, <불행 면접>


 


 

‘어째서 나쁜 생각은 한꺼번에 찾아올까. 왜 막기는커녕 맞이하고 있나. 어째서 날이 갈수록 작은 것에도 무너질까.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나.’


<불행 면접>의 하이라이트 가사다. 그러게, 참 이상한 일이다. 왜 항상 나쁜 일과 나쁜 생각은 연속적으로 찾아올까. 여느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을 보면 비가 오는데 우산을 놓고 나온 날은 꼭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중요한 시험을 망치고 나온 날에는 꼭 애인과 헤어진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고 최악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날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찾아오는 듯하다.


영상 속 주인공인 세진도 불행하고 부정적인 생각 속에 자신을 가둔다. 사소하지만 나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좁은 자취방에서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지고, 곧이어 발가락을 책상에 찧는다. 발이 아파서 매트리스에 누워 핸드폰을 보니 회사 팀장님에게 카톡이 와있다. 추가 근무가 생겨 주말에도 출근해야 할 판이다.


티키틱은 이렇게 불행한 생각으로 가득 찬 우리네의 머릿속을 특이하게 표현하고 있다. 세진이 면접관, 그리고 세진의 여러 생각들이 면접자가 된다. 면접자들은 경쟁하듯 너도 나도 내가 제일 불행하다고 말하며 세진에게 일어났던 나쁜 일들을 상기시킨다. 면접자 1은 지난주에 밤새 놀 동안 열려 있던 냉장고 문을 언급하며 다음 달 전기세가 기대된다고 자조하고, 면접자 2는 지갑을 잃어버린 날을 기억하냐며 애써 잊어버린 나쁜 기억을 굳이 떠오르게 만든다.

 



 

그때, 다른 면접자들과는 조금 다른 이가 조심스레 손을 든다. 세진에게 너무 비관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사실은 즐거운 일도 많았다고 말을 건넨다. 구매한 새 매트리스가 배송 온 날 푹신푹신하다며 좋아하던 세진 자신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그는 수많은 불행들 사이의 정말 사소하고 일상적인 작은 행복이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찾아오는 나쁜 생각들에 지친 세진은 잠이 든다. 세진이 꽤 긴 시간 동안 숙면에 빠지고, 기다림에 지친 면접자들은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불행한 생각들이 모두 떠나고, 세진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린 유일한 면접자는 바로 행복이었다. 푹 자고 오니 불행은 사라져 있었지만, 행복은 그대로 남아있던 것이다. 그래, 행복은 불행보다 강하다.


인생에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항상 좋은 일만 겪는 사람은 없고, 반대로 항상 나쁜 일만 겪는 사람도 없다. 대신 행복보다 불행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을 좀먹고 잠식하기 더 쉬울 뿐이다. 그렇기에 불행한 일이 행복한 일보다 많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 면접>이 보여주듯이 우리 마음속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건 결국 행복한 생각이었다. 불행한 생각은 잠시뿐이지만, 행복은 견고하고 굳건하다. 자신을 자꾸만 남과 비교하며 깎아내리게 될 때, 불행한 일들 대신 행복했던 순간을 상기시켜보는 건 어떨까. 불행과 우울 때문에 온몸에 힘이 쭉 빠질 때, 티키틱의 <불행 면접>을 보고 좋았던 기억을 끄집어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게 주어진 삶에 만족할 수 있기를, <이수현이 가수가 아닌 평행우주>


 


 

‘끝없이 펼쳐진 평행우주에는 다른 삶을 살고픈 내가 있죠. 나보다 새로운 내가 있을까, 어딘가엔.’


이 영상에서는 우리 모두가 아는 가수인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 주인공이 되어 노래한다. 수많은 평행우주가 있고 그곳에는 수많은 다른 나 자신이 존재한다는 세계관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수현이 다른 평행우주의 수현들과 한 명씩 대화를 나눈 후, 그중에서 원하는 삶을 선택하게 되는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맛집의 한가운데 자리에서 밥 먹어보고 싶어요.” 유명 가수라는 직업 특성상 편하게 맛집을 방문할 수 없던 수현은 다른 우주에 있는 다른 수현의 삶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나타난 첫 번째 수현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CC도 자유롭게 해보고, 맛집 한가운데 자리에서 자주 밥을 먹기도 했지만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다. 바로 음치였던 것.


두 번째 수현은 박사학위 4개를 가지고 있고 8개 국어를 할 수 있지만 낯을 많이 가려서 맛집에는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 번째 수현은 대기업을 다니지만 게임을 너무 못하고, 네 번째 수현은 맛집 사장이지만 화가 많아서 사람들과 대화를 잘 이어나가지 못한다. 1년 중 반은 컨디션이 별로인 수현도 있고, 못하는 게 없지만 편식이 심한 수현도 있다.

 


 

 

다른 세계에 사는 자신의 모습들에 모두 만족하지 못하던 수현. 호스트는 그녀에게 ‘원래 모두의 스탯 총량은 다 비슷하다’고 말하며 갑자기 또 다른 수현을 자리로 불러온다. 다른 수현과 대화를 나누게 된 수현, 이제는 반대로 본인이 질문을 받는다. 다른 세계의 수현은 그녀에게 “노래도 잘하시겠네요?”라고 묻고 나서 긍정의 대답을 듣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사실 계속 다른 우주의 더 나은 삶을 찾던 수현의 인생이 다른 세계의 수현에게는 그토록 원하는 삶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맛집의 한가운데 자리에서 밥을 먹는 남들의 모습을 부러워했지만, 결국은 자신이 갖고 있는 모습을 버릴 수 없었다. 모두가 갖고 있는 스탯, 즉 능력치의 총량은 비슷하고, 지금 내게 주어진 스탯도 다른 누군가가 원할만큼 빛나고 충분한 정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 자신의 삶은 속속들이 다 알고 있지만, 타인의 삶에 대해서는 전부를 알 수 없고 편집된 일부만을 보게 된다. 내가 아니라 남이기에 그러하다. 그들의 겉모습에 드러나거나 SNS에 올라오는 인생의 편집본을 보고 나서, 내 삶의 원본을 보게 되면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부러워하는 그들도 숨겨진 자신만의 고충과 결점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두의 스탯 총량은 비슷하다.


티키틱은 이 영상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총량이 같다면 무엇을 선택할래요?” 모두가 지닌 능력치의 총량은 같기에, 남들에게 없는 것은 내가 이미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우리를 격려한다. 그러니까,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내가 갖고 있는 장점과 능력을 인정하고 그를 어떻게 가꿔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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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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