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마스터피스를 무대 위로 소환하며 대학로 흥행 신화를 써 내려온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약 3년의 기다림 끝에 오는 5월 12일, 더욱 서늘하고도 강렬한 파국을 예고하며 돌아온다.
제작사 오차드뮤지컬컴퍼니는 이번 시즌 개막 소식과 함께,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구원을 향한 갈망을 처절하게 증명해낼 22인의 전체 캐스트 라인업을 공개했다.
원작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네 형제의 서사로 압축해 재구성한 이 작품은, 아버지의 살인 사건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각 인물이 겪는 심리적 붕괴와 실존적 선택을 날카로운 필체로 그려낸다.
욕망과 신념, 그 끝에서 마주한 인간의 본질
이번 시즌의 핵심은 단연 ‘에너지의 응축과 폭발’이다. 제작진은 각기 다른 결을 지닌 22인의 배우를 배치해, 원작이 설계한 인간 모순의 전형을 무대 위에 체현하는 데 주력했다.
탐욕의 화신이자 모든 비극의 발단인 아버지 ‘표도르’ 역에는 압도적인 무게감과 카리스마를 지닌 도창선, 김주호, 심재현이 캐스팅되어 극의 중심을 지탱한다.
거칠고 원초적인 욕망에 충실한 첫째 아들 ‘드미트리’ 역에는 서승원, 조풍래, 이형훈, 백인태, 양승리가 참여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며, 지적인 냉철함 속에 내면의 균열을 숨긴 둘째 ‘이반’ 역에는 김재범, 임강성, 강정우, 유승현, 안재영이 맡아 지성적 고뇌의 끝을 보여줄 예정이다.
신의 사랑과 인간적인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셋째 ‘알료샤’ 역에는 김대현, 김지철, 황민수, 이선우, 임태현이 구원을 향한 절박한 목소리를 담아낸다. 사건의 결정적 열쇠를 쥔 채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사생아 ‘스메르쟈코프’ 역에는 최석진, 강하경, 박두호, 이준우가 출연해 극의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서로 다른 농도의 심리적 압박을 목격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1차(5/12~7/12)와 2차(7/14~9/6) 캐스트를 나누어 운영하는 파격적인 시스템을 선보인다. 이는 단순히 배우를 교체하는 관습적 방식을 넘어, 인물 간의 관계성과 철학적 해석이 배우 고유의 에너지에 따라 어떻게 변주되는지 관객들에게 증명해 보이려는 의도다.
제작사는 “같은 텍스트 안에서도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인물들 사이의 균형과 심리적 압박감이 확연히 달라지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은 두 캐스트가 각기 다른 밀도와 색채로 완성하는 무대를 통해 매번 새로운 인간의 심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작의 묵직한 서사를 공유하면서도 배우의 호흡에 따라 결을 달리하는 이번 시즌은 다회차 관람객들에게도 매번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육체와 정신의 충격,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감각적 카타르시스’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서사의 힘만큼이나 시각적 언어와 신체의 움직임이 강렬한 작품이다.
인물 간의 보이지 않는 심리적 거리감과 억눌린 본능을 신체의 방향성, 그리고 압도적인 군무로 형상화했다. 드라마와 음악, 그리고 역동적인 동선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발생하는 에너지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선 ‘감각적 폭격’을 선사한다.
가장 추악한 욕망이 폭발하는 순간에 역설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가장 서늘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제작진은 “인물 간의 충돌을 정교하게 설계된 움직임으로 표현해 무대 위 서사를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2026년 상반기, 다시 시작되는 구원과 실존의 질문
'누가 아버지를 죽였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라는 거대한 물음표로 수렴된다. 욕망과 신념, 죄와 벌이 복잡하게 얽힌 채 전개되는 이 치명적인 무대는 오는 9월 6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그 화려한 기록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