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국립극장에서 즐긴 예술 속 피크닉 [공간]

2026 국립극장 계절시장 '아트 인 피크닉'

by 박선주 에디터
2026.04.18 14:58

 

 

따뜻해진 날씨와 떨어지는 꽃잎들. 자연스레 피크닉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공간과 사람들이 주는 분위기에 취해 소소하게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만끽하는 순간은, 바쁜 일상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지금에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된다.

      

장소 선정은 날씨만큼이나 중요하다. 너무 북적이지는 않으면서도 피크닉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 중간고사를 앞두고 마지막 여유를 즐기기 위해 친구와 장소를 물색하던 중, 마침 그날 국립극장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하는 야외 문화축제, '아트 인 피크닉'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연을 좋아하는 우리 둘에게 국립극장 광장이라는 장소는, 굳이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의미가 있는 공간이었다. 남산을 조망할 수 있어 자연을 느끼기에도 충분해 피크닉 장소로 더없이 잘 어울렸다.

 

 

아트인시리즈 포스터.jpg

 

 

'아트 인 피크닉'은 국립극장에서 매년 진행하는 ‘아트 인 시리즈’의 네 가지 주제 중 하나로, 4월부터 5월까지 매주 토요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앞 문화광장에서 진행하는 야외 문화축제이다. '일상 속 예술 장터'를 표방하며, 올해에는 창작, 계절, 농부, 미식이라는 4가지 주제를 매주 바꿔가며 개최된다.

 

 

‘지금 우리의 계절을 만나는 소풍 같은 계절시장’

 

 

그 중 우리가 방문한 ‘아트 인 피크닉’은 각 달의 둘째 주(4월 11일, 5월 9일)마다 열리며, ‘소풍’을 컨셉으로 ‘숲과 지구(Nature)’, ‘봄의 하루(Lifestyle)’, ‘계절 식탁(Food)’을 테마로 꾸며진다.

 

약 50여 개의 팀(브랜드)이 참가하여 각자의 개성 넘치는 소품과 먹거리를 소개하고 판매한다. 그 외에도 사전 예약제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백일장, 벼룩 시장 등 즐길 거리가 많아 아이들, 혹은 반려동물과 함께 소풍 나오듯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곳이었다. 광장에 울려 퍼지는 무료 라이브 음악 공연은 축제 정취를 더했다.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뱁새 기획’과 함께 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축제 곳곳에서 친환경 제품과 다회용기를 볼 수 있었고, 식기 대여 및 반납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었다. 개인 식기나 텀블러를 가져오면 할인을 해주는 등 혜택을 주는 부스도 있어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동행한 친구와 각자 다회용기를 챙겨오기로 한 덕분에 여러 종류의 음식을 담아 양껏 즐길 수 있었다.

   

 

KakaoTalk_20260418_002531975.jpg

 

 

문화 광장에 도착하니 이미 라이브 밴드 공연이 한창이었고, 그 앞에는 공연을 관람하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먹거리를 사기 위해 가장 먼저 '계절 식탁' 부스를 구경했다. 바게트, 페스토, 잼 등 여러 가지 상품을 시식 및 구매할 수 있었다. 두부 스프레드, 달래 페스토, 장미 잼 등 평소에는 보기 힘든 제품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주먹밥과 샌드위치 같은 용기에 담아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여럿 준비되어 있어서 음식을 사서 준비되어 있는 의자 혹은 돗자리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KakaoTalk_20260416_205906366_06.jpg


    

고심 끝에 봄나물로 만든 주먹밥과 두부 플레이트, 바질 소시지와 콜드 파스타를 샀다. 이날은 구름이 많아 쌀쌀한 기운이 없지 않아서 따뜻한 감자 스프도 곁들였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여러 종류의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특히 한 부스의 제철 재료로 만든 미나리 잠봉 콜드 파스타는 봄 내음을 물씬 풍겨 계절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계절 시장'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축제였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동네숲탐조클럽’, ‘작은산프로젝트’와 같이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실천하는 팀, 공예 작품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 제품들, 그리고 독립 출판사 부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거대한 손길이 깃든 작품들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친구는 마음에 드는 목걸이를 발견했다며 골라 담았다.

 

이런 페어에 더욱 애정을 갖게 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제품을 하나하나 맛보여 주고 설명해 주시는 그 눈빛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시선은 언제나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마치 하나의 예술 시장에 온 듯, 광장은 저마다의 서사와 감각으로 북적였다.

 


KakaoTalk_20260416_205906366_09.jpg

 

 

결과적으로 아주 성공적인 피크닉이었다. 좋은 사람, 좋은 공간. 그리고 맛있는 음식. 구름 덮인 날씨는 가끔 비치는 햇살에 감사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사이로 흘러나오던 한 밴드의 음악은 유독 마음에 남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음악이 자꾸 떠올라 다시 찾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좋은 뜻에 동참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예쁘게 담긴 음식을 친구와 나누어 먹으며 이런저런 감상을 나눌 수 있었던, 문화예술 속에 머문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참 부스를 둘러보다 친구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봤다. 해오름극장을 배경으로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건물의 외관과 떨어지는 분홍빛 잎들이 어우러진 그 장면이 내게 조용한 행복을 남겨주었다.

 

아트 인 피크닉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경관이 바뀌었을 5월 9일에,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만나 볼 수 있다. 푸릇한 남산의 풍경 속에서 색다르게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가족, 또는 친구와 방문해 여유를 즐겨보면 좋을 것 같다.


 

 

박선주.jpg.jpg

 

 

박선주이 에디터의 다른 글 보기
행복이란 현재를 살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