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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자존심을 지키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됐어 [드라마/예능]

수식어를 지우고 나를 마주할 용기

by 김정현 에디터
2025.12.0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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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Opinion은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내용 및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 긴 드라마 제목을 접했을 때 느낀 건 드라마에 대한 궁금함이 아닌 현실적인 부러움이 밀려 들어왔다.

 

“서울에 자가가 있다”, “대기업을 다닌다”, “그리고 대기업의 부장이다.”

 

제목에 포함된 위의 세 가지 내용 중 하나라도 본인의 수식어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 모든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 김 부장은 주위에서 뭐라 할 수 없는 ‘꼰대’이다. 위의 수식어를 통해 아내와 아들을 좋은 환경에서 부양하고, 코 앞에 대기업 임원까지 앞두었기 때문에 쉽게 그의 ‘성공’을 반박할 수 없다.


하지만 김 부장은 이제까지 얻은 ‘성공’을 고수하다 모든 타이틀을 잃게 된다. 임원을 따는 결과에만 사로잡혀 막상 본업을 소홀히 해 인사 조정 중 지방 발령을 받게 된다. 이후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지만 기존에 받던 급여나 대우에 비해 맘에 들지 않아 퇴직금으로 산 상가를 사기 당해 서울의 자가를 팔게 되었다.

 

만약 내가 어른이 아니었다면, 꼰대인 김 부장이 결국 자신이 맞다는 고집을 버리지 못해 잃어버린 수식어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통해 어렵게 가진 나의 ‘성공’과 고집으로 둘러싼 ‘자존심’을 못 버렸다고 비난할 수도 비웃을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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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꼰대'가 되기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성공에 도달했으며, 진정 '나'의 모습을 잃은 채 사회적 구성원이 되기 위해, 나의 가정 속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타이틀로 꾸며진 '자존심'은 그들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어 수단이다.

 

11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존심을 놓지 못하는 ‘김 부장’이 모든 걸 잃은 ‘김 낙수’에게 말한다. 자존심을 지키는 게 뭘 그렇게 잘못한 거냐고. 이러한 자존심이 가족들을 지킬 수 있는 버팀목을 만들어주고, 남들에게 보이면 안 되는 약하고 작은 나를 지켜주는 명목이. 유치한 변명이지만 현대인이 할 수 있는 이유 있는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 낙수’는 본인을 옭아맸던 자존심 그 자체, ‘김 부장’을 놓는 위대한 선택을 한다. 자존심으로 본인을 채우기보다 이전보다 초라해지더라도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고, 나를 믿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일상을 꾸리기로 한다.

 

이 드라마는 알량한 자존심을 부리는 ‘김 부장’과 남들에게 말할 거창한 수식어가 없는 ‘김 낙수’ 중 누구의 인생이 옳았는지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권선징악, 인생 역전과 같은 이야기의 완성을 전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이러한 낙수로 투영되는 각자의 삶을 응원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는 김낙수와 같이 대한민국의 가정을 부양하고 있는 아버지 세대가 가장 공감하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공감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모두의 이야기 속에서, 자존심으로 버텨온 시간에도, 나로서 살아가려는 노력에도,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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