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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들의 인생 영화관 [도서]

지미 리아오의 <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을 읽고

by 변선민 에디터
2025.12.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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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모여 지미 리아오의 그림책 <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을 읽었다.

   

나에게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빛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였다. "빛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더니 어둠이 더는 그렇게 두렵지 않았다"는 말과, 반대로 "빛에서 점점 멀어져 어둠에 잠기고 있었다"는 장면.

 

인생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어떤 날은 빛을 향해 달려갈 것처럼 힘이 넘치다가도, 어떤 날은 한없이 작아져서 이불 속으로 숨고 싶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빛을 향해 갈 때도 있고 어둠이 덮칠 때도 있는 게 인생의 모순을 설명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가 인상 깊다고 생각한 장면은 모두 달랐다. 누군가는 인생이 힘들 때 도망칠 수 있는 자기만의 영화관이 있다는 게 부럽다고 했고, 누군가는 아빠 손 잡고 영화 보러 가는 장면이 찡했다고 했다. 아빠는 엄마가 그리워서 영화를 봤겠지만, 딸은 나중에 그 아빠를 그리워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엄마를 다시 만나는 장면을 두고는 꽤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주인공이 만난 엄마가 "진짜 엄마다 vs 환상이다"로 의견이 갈렸는데, 그림 속에 숨겨진 힌트를 찾아낸 친구는 엄마가 늘 곁에 있었다고 했고, 나는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좋은 영화를 만난 거라고 생각했다. 그림책을 읽다보니 이런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글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그림을 읽고, 그 그림에서 힌트를 얻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다.

 

이 책을 고른 호스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질문은 "인생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만한 무언가가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아무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나는 문득 최근 읽었던 성경 속 모세의 '떨기나무'가 생각났다. 모세가 처음 소명을 받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 유언을 남길 때 등장해서 그의 인생을 처음과 끝까지 꽉 잡아주던 그 나무. 나에게도 그런 '인생 나무'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나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고 있는, 나의 인생을 관통하는 무언가라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 인생을 논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다. 한 친구 말마따나 우리는 이제 막 '아침'을 맞이한 느낌이다. 10년을 봐온 친구들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불확실하고 도전하는 건 무섭다. 그래도 한편으론 서로가 학생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커왔는지, 얼마나 애쓰며 살고 있는지 아니까 왠지 모르게 기특하고 짠했다.

 

지금 우리 인생이 영화라면, 아마 이제 주인공은 잠에서 깨어 밖을 나서고 있는 것만 같다. 장르는 아직 미정, 결말은 알 수 없지만, 빛이 들든 어둠이 오든, 팝콘이나 먹으며 씩씩하게 걸어갈 날들을 두려움이 아닌 설렘으로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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